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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13 (금)


[전문가 칼럼] 국세청 연락이 ‘공포’가 아닌 ‘기회’가 되는 법: 소명과 조사의 한 끗 차이

(조세금융신문=오봉신 함께세무법인 대표세무사) 사업을 운영하는 경영자에게 ‘국세청’이라는 세 글자는 언제나 묵직한 압박감으로 다가온다.

 

평소 성실히 납세의 의무를 다해온 베테랑 기업가조차 세무서 명의의 우편물을 받거나 조사관의 전화를 받게 되면 가슴이 덜컥 내려앉기 마련이다. "혹시 내가 무엇을 놓쳤나?", "우리 회사가 정식 타깃이 된 건가?"라는 막연한 불안감은 경영 판단을 흐리게 하고 사업의 동력을 저하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냉정하게 상황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국세청의 모든 연락이 곧장 가혹한 ‘세무조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많은 경우, 이는 기업의 건강상태를 점검하는 ‘정기검진’에 가깝다. 초기 단계에서 소명과 조사의 차이를 정확히 인지하고 대응한다면, 불필요한 행정력 낭비와 막대한 추징세액의 위험으로부터 사업체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

 

소명 안내문, ‘검문’인가 ‘수사’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국세청 공무원의 연락이 모두 정식 세무조사인 것은 아니다. 국세청의 검증 업무는 크게 특정 항목의 진위를 묻는 ‘자료 소명(해명 안내)’과 기업 회계 전반을 현장에서 정밀하게 들여다보는 ‘세무조사’로 나뉜다. 비유하자면 소명 안내는 길거리에서의 단순한 검문과 같고, 세무조사는 정식 수색 영장을 지참한 고강도 수사와 같다.

 

대다수 대표가 접하는 연락은 "특정 부분의 숫자가 맞지 않으니 설명해 달라"는 취지의 자료 소명 안내다. 이는 국세청이 과세권을 행사하기 전, 납세자에게 스스로 해명할 기회를 주는 행정 절차다. 이 단계에서 논리적인 근거와 객관적인 서류를 갖춰 대응한다면 상황은 조용히 종결된다.

 

그러나 당황한 나머지 횡설수설하거나 자료 제출을 거부하며 회피할 경우, 국세청은 이를 ‘잠재적 탈세 징후’로 판단하여 정식 세무조사로 전환하게 된다. 즉, 초기 대응의 성패가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에 이르는 리스크를 결정짓는 분수령이 되는 셈이다.

 

‘귀찮음’ 뒤에 숨겨진 기록의 함정

간혹 "귀찮으니 조사관이 요구하는 대로 세금을 더 내고 끝내겠다"는 경영자들이 있다. 이는 대단히 위험한 발상이다. 단순히 세금을 추가 납부하는 것으로 상황이 종료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납세자가 별다른 반박 없이 과세 관청의 지적을 수용하는 순간, 국세청 전산망에는 해당 사업자가 ‘부실 신고 사업자’로 분류되어 기록이 남는다.

 

이러한 이력은 향후 5년 내 정식 세무조사 대상으로 선정될 확률을 비약적으로 높이는 트리거가 된다. 억울하거나 소명 가능한 부분이 있다면 단돈 10만 원이라도 정확한 법적 근거를 대서 방어해야 한다. 세무 방어는 단순한 지출 감소를 넘어, 기업의 ‘세무 신용도’를 관리하는 장기적인 리스크 관리 전략임을 명심해야 한다.

 

진짜 ‘조사’ 앞에서는 전략적 침묵이 필요하다

만약 ‘세무조사 통지서’가 발부된 정식 조사 단계라면 대응의 수위는 완전히 달라져야 한다. 이때부터는 감정적인 호소나 즉흥적인 답변이 독이 된다. 조사관의 질문에 즉각적으로 답하기보다는 "내부 자료를 확인한 뒤 서면으로 정확히 답변하겠다"며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안전하다.

 

세무조사 현장에서는 법리에 근거한 치밀한 반박과 때로는 실수를 인정하며 협상하는 유연함이 동시에 요구된다. 이는 경영자 혼자 감당하기에는 법적 리스크가 매우 크기에, 세무 전문가와 함께 장부를 면밀히 분석하고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전략적 방어막을 구축해야 한다.

 

마치며: 경영의 완성은 ‘지키는 것’에 있다

사업의 성장은 매출을 올리는 ‘공격’에서 시작되지만, 사업의 완성은 일궈놓은 자산을 지키는 ‘방어’에서 결정된다. 국세청의 연락은 무서운 위협이 아니라, 우리 회사의 회계 시스템이 얼마나 견고한지 점검할 수 있는 계기다.

 

효율적인 세무 대응 노하우는 결국 평소의 ‘준비성’에서 나온다. 원칙에 맞는 비용 처리와 투명한 증빙 관리가 뒷받침된다면, 어떤 국세청의 연락도 단순한 행정 절차에 불과할 것이다. 완벽한 대응이란 단순히 세금을 회피하는 기술이 아니다.

 

그것은 대표자가 땀 흘려 일군 소중한 사업체가 억울한 세금 폭탄으로 인해 흔들리지 않도록 든든한 방패를 세우는 과정이다. 오늘 당신의 책상에 놓인 안내문을 두려움이 아닌, 더 단단한 경영으로 나아가는 체크리스트로 삼길 바란다.

 

[프로필] 오봉신 함께세무법인 대표세무사

•(현)한국세무사회 윤리위원회 상임위원

•(현)한국디지털거래소 세무자문위원

•(현)한국 생활체육골프협회 중앙세무위원

•(전) 세무대학 3회 졸업, 국세청 경력 33년 

•(전) 서울청 조사2국, 조사4국 등 조사분야 18년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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