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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전문가칼럼] 좋아하는 것만 선택하는 것이 진로 설계인가

운동선수가 꿈인 자녀, 어떻게 할까요?

민수는 축구를 너무나도 좋아합니다. 초등학교 때 반 대항 시합에 우연히 참가했다가 축구의 매력에 푹 빠졌습니다. 그날 저녁 민수는 부모님께 축구선수가 되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하지만 민수의 아버지 김정현 씨는 걱정이 앞섭니다. 본인이 축구선수 출신이어서 축구선수의 길이 얼마나 험난하고 어려운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예전에는 축구에만 집중하면 되었지만 2017년부터 최저학력제(C제로 룰)를 대학교마다 적용하고 있어서 이제는 운동과 학업을 병행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입니다. 이 힘든 상황을 민수가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도 되고, 뒷바라지를 위해 많은 돈과 부모의 헌신이 필요하기에 먹먹한 심정입니다.


프로축구선수(K리그 클래식)가 될 확률 0.3%
부모의 입장에서 당연히 아이가 하고 싶은 것을 밀어주고 싶지만 고려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가능성입니다. 대한축구협회 2016년 11월 통계 자료에 따르면 K리그 남자 프로 축구선수는 총 418명입니다.

 

현재 1부 클래식에 12팀이 있고각 팀별 주전 선수로 분류되는 선수가 각 20여명인 약 240명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프로축구선수들입니다. 과연 우리 아이가 이 안에 포함되어 자신의 삶을 살아 갈 수 있을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축구를 하는 아이들 중 K리그 클래식 선수가 될 확률은 0.3%, 내셔널리그와 K3리그를 합해도 3%입니다.


축구선수 이후의 진로
또 생각해야 할 것은 축구선수로서 은퇴한 뒤 진로입니다.
30대 중반까지 선수로 뛰고 은퇴한다면 어느 정도 안정적이겠지만 프로입단 후 주전 자리에 들어가지 못한다면 동남아시아 등 열악한 환경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가거나 은퇴하고 쉽지 않겠지만) 학교 축구부의 코치로 들어가 150만원 이하의 월급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많은 코치들이 비정규직인 계약직에 대한 걱정으로 중장비 자격증을 따려고 하거나 자영 업을 고민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렇듯 사회에 진출할 준비를 10년 이상 하지 않았다면 사회 구성원으로 안정된 삶을 살기가 쉽지 않습니다.


운동선수의 진로 코칭 포인트
오로지 축구 하나만 바라보고 축구선수로서의 삶을 목표로 하다가 다른 라이프 스타일을 갖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먼저 다양한 인간관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선수와 선수 사이의 관계, 코칭스태프와 선수와의 경직된 관계에서 벗어나 폭넓은 인간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합니다. 축구 이외의 다른 친구들이 생각하는 것에 대한 공감과 이해를 통해 다른 사람들과의 유대 관계를 형성하는 방법을 배워야 합니다.


또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배워야 합니다. 요즘 아이들 말로 ‘아 몰랑’하면서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또는 내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을 찾아야 하는지 등 사고의 폭을 넓혀야 합니다. 그 동안 축구 경기가 팀 플레이였다면 이제는 혼자만의 힘으로 해결하는 방법도 익혀야하기에 평소에 다양한 책을 접하게 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글로벌화에 따른 언어와 외국 환경에 대한 지식의 폭을 넓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외국어를 혼자 짧은 시간에 배우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하지만 언어가 힘들다면 외국 문화에 대해 배우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축구선수로서의 성공과 해외 리그 진출에 대한 동기부여도 함께 제시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월스트리트 금융인 중 약 70%가 운동선수 출신
운동선수가 사회생활에 적응한 성공적인 사례는 많습니다.


실제로 미국의 월스트리트 금융인의 약 70%는 운동선수 출신입니다. 운동과 금융은 연관성이 낮은데 이런 결과가 나온 이유는 학업과 운동을 병행했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지식 습득과 커뮤니케이션 기술, 문제해결 능력을 배우며 운동을 했기 때문에 사회에 적응이 어렵지 않다고 합니다. 또한 운동선수 특유의 적극적인 추진력과 높은 목표 지향성은 오히려 면접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우리 주변에도 이러한 사례는 많습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때 사람들이 축구에 열광하는 모습을 보고 축구선수가 되기로 결심한 임윤택 선수는 2015년 4월 벨기에 프로축구 팀에 입단했다가 다시 자신의 길을 찾기 위해 선수의 길을 포기하고 서울대 체육교육과에 입학했습니다.

 

또한 신재용 선수는 5살 때 유도에 입문하여 중학교 때 ‘전국대회 6관왕’이 되었지만 유도선수로서의 삶보다 국내 체육 정책을 개선해더 좋은 환경을 만들고자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운동 후 새벽 2시까지 공부에 집중해 서울대 체육과에 합격했습니다.

 

이 둘의 공통점은 본인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하고 싶은 일을 찾아 그 목표를 향해 노력을 한 점입니다.


결국 민수의 아버지 김정현 씨는 민수가 축구를 하도록 허락하는 대신 다양한 책을 읽도록 했습니다. 또 스스로 용돈을 관리하면서 저녁식사 때마다 신문의 주요 기사에 대한 대화를 나눴습니다. 중학교 2학년인 민수는 펀드 매니저에 대해 흥미를 느껴 증권 소식과 다양한 투자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축구를 하면서 또 다른 목표가 생겼습니다.

 

이제는 축구선수 생활을 바탕으로 국내 축구선수들의 매니지먼트를 하고, 선수들이 받는 계약금과 연봉을 관리해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 합니다. 만약 김정현 씨가 아들에게 ‘축구선수는 무조건 안된다’고 말을 했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요?

 

[프로필] 연 승 준
• 현) 호크마컨설팅 대표

• 전) 한국중소기업교육센터 센터장

• 전) 대웅경영개발원 교육기획팀장

• 전) Asset Master 제휴영업본부장

• 연세대학교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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