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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전문가 칼럼] 나는 과연 현명한 펀드투자자인가?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얼마나 알고 펀드에 투자 하고 있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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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금융신문=편집부 기자) 약 29조원에 해당하는 돈이 빠져나갔다. 어디에서 이 ‘어마무시한’ 자금이 빠져나갔을까?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공모펀드 시장(2014년 11월말 기준)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투자자들의 펀드투자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이제 많은 대중들은 더 이상 펀드에 대해 별 관심이 없는 것이 현실인 듯하다. 1999년 ‘바이코리아(BUY KOREA)’ 와 2005년 ‘적립식 펀드’ 의 열풍으로 ‘국민적 금융상품’으로 각광을 받았던 펀드가 어느 덧 찬밥 신세가 되어버렸다. 국내 대표 포털사이트인 네이버에서 1달 동안 ‘펀드’라는 단어로 검색되는 횟수는 약 3.6만 회(2014년 월평균, PC+모바일)에 불과하다. ‘주식’이라는 단어가 1달 동안 약 15.7만 회 수준의 검색횟수를 보이는 것과 비교하면 굉장히 대조적이다.

이렇게 펀드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것은 글로벌 경제 위기가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예상치 못했던 위기로 주식시장이 폭락하면서 펀드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은 오랜기간 동안 인내와 고통의 시간을 겪어야 했다. 단순하고 막연하게 높은 수익을 줄 것으로 기대했던 펀드가 반토막이 나버리니 투자자들은 실망이 클 수밖에 없었다.

또한 많은 금융회사들이 펀드를 팔 때는 ‘높은 성과’를 내세우다 예상과 달리 주가가 떨어지자 기다리라 말만 되풀이 하며 투자자와의 소통에 소홀한 부분도 있다고 생각된다. 높은 수익률을 앞세워 펀드를 팔았지만 막상 수익률이 떨어지니 별다른 말이 할 수 없었을 것이다 수익률은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는 일이지만 투자자들의 실망은 시장상황에 따라 달라진 금융회사의 태도에 있을지도 모른다.

주식시장이 회복세를 보일 때마다 투자자들은 펀드를 환매하며 그 동안의 인내와 고통의 시간을 지우려고 노력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이제 펀드에 관심을 가지지 말고 다른 금융상품만 가지고 자산을 관리해야 하는 것일까? 적합한 속담이 생각난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랴?’

국내에서 펀드 투자가 본격화된 것은 불과 10여 년밖에 되지 않았다. 150년 가까운 역사를 가진 선진국의 펀드 시장과 비교해보면 매우 짧은 기간이다. 그리고 여전히 선진국에서 펀드는 중요한 투자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펀드는 단기적으로 높은 성과를 거두는 데 적합한 상품이 아니다. 꾸준하고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성과를 높여 나가는 장기 투자에 적합한 금융상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순하게 글로벌 경제 위기에서 겪었던 짧은 경험 때문에 펀드에 대해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왜 그런 결과가 나타났는지 알고 다시 반복하지 않는 것이라 생각된다. 만약 투자에 필요한 것들을 확인하고 살펴보면서 펀드에 투자했다면 인내와 고통의 시간은 행복과 기다림의 시간으로 바뀌어 있을지도 모른다.

과거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얼마나 알고 펀드에 투자했는지, 혹은 하고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준비한 체크리스트와 함께 나는 현명한 투자자인지 알아보자.

CHECK 1. 펀드의 이름을 정확하게 ‘알고 있다 or 모른다’
펀드는 이름을 통해서 해당 펀드의 기본정보를 요약하여 나타내도록 한다. 펀드의 이름만 정확하게 알고 있어도 투자하고 있는 펀드가 어떤 펀드인지 알 수 있다. 하지만 한국소비자원 조사자료(2013년 8월)에 따르면 본인이 가입한 펀드명칭을 알고 있는 사람은 9.6%에 불과했다. 이는 펀드 투자자들의 90%이상, 대부분이 투자하고 있는 펀드의 이름조차 알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사실 본인의 소중한 자산을 맡겨 펀드에 투자하고 있다면 펀드의 이름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펀드 투자자라면 자신이 투자하고 있는 펀드의 이름을 아는 것은 기본 중에 기본이다.

CHECK 2. 펀드가 어떤 자산에 투자하고 어떠한 방법으로 운용되는지 ‘알고 있다 or 모른다’
펀드는 주식이나 채권 같은 유가증권부터 기름이나 금과 같은 원자재까지 다양한 자산을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운용하는 금융상품이다. 예를 들어 ‘중국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라고 해서 ‘중국주식’만 가지고 운용되는 것이 아니다. 운용 전략상 국내외 채권 등의 다른 증권 및 현금에 투자할 수도 있으며, 파생상품이나 중국관련 다른 국가의 해외주식에도 투자할 수도 있다. 음식을 고를 때도 제조원산지가 어디인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확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하고 있는 펀드가 어떤 자산으로 어떻게 운용되는지 모른 채 좋은 성과가 나오기만을 바라는 건 굉장히 무책임할 수 있다. 펀드 투자자라면 내 펀드가 어떤 자산으로 구성되고 어떻게 투자되는지 아는 것이 필요하다.

CHECK 3. 운용사에서 보내주는 자산운용보고서를 ‘읽고 있다 or 읽지 않는다’
자산운용사는 해당 펀드의 운용 결과를 분기에 1번씩 투자자에게 보고한다. 이 보고서는 자산운용보고서로 펀드를 운용하며 정기적으로 나오는 ‘펀드 건강 검진표’라 할 수 있다. 건강검진을 통해 신체검사를 하고 검진결과표에 따라 치료를 받거나 운동을 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한다.
자산운용보고서는 투자하고 있는 펀드가 어떤 대상에 투자해 얼마만큼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지 이해하고 앞으로 어떻게 운용될 것인지를 가늠하게 해준다. 펀드 투자자에게 자산운용보고서는 펀드를 이해하고 공부하기에 좋은 교재가 될 수 있으며 챙겨 보는 것이 좋다. 자산운용보고서의 양식이 딱딱해 모든 내용을 확인하기 어렵다면 펀드의 운용성과, 투자전략, 자산의 변동과 같은 중요한 정보만이라도 챙겨봐야 한다.

CHECK 4. 펀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리밸런싱 ‘하고 있다 or 하지 않는다’
펀드의 운용결과를 챙겨보고 있다면 자연스럽게 결과에 따라 펀드를 유지하거나 투자 비중 조절에 대한 필요성을 느낄 수 있다. 펀드 투자시 영향을 미치는 국내외 경제상황이나 환경은 언제나 같지 않다. 모든 투자대상이 언제나 좋은 성과를 거두는 것도 아니다. 펀드도 마찬가지로 투자하는 대상의 종류와 시기에 따라 성과가 달라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투자 성과를 거둘 가능성이 높은 투자대상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여 투자를 해야 한다.
그리고 현명한 펀드 투자자라면 효율적 성과를 위해 각 투자대상별 성과에 따라 포트폴리오 비중을 리밸런싱(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앞서 크게 4가지 체크리스트를 통해 펀드 투자자로서 알고 있어야 할 내용에 대해 확인해 보았다. 미국 월가의 영웅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투자자 피터 린치는 ‘공부를 하지 않고 투자를 하는 것은 패를 보지 않고 포커를 치는 것과 같다’는 이야기를 했다. 펀드 투자도 마찬가지다.

펀드에 투자한다는 것은 단순하게 다른 많은 사람들을 쫒아 ‘묻지마 투자’를 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뚜렷한 투자 목표를 가지고 미래를 위한 준비를 펀드라는 금융상품 통해 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묻지마 투자’로는 글로벌 경제위기 때 겪었던 인내와 고통의 시간이 다시 반복될 수밖에 없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내가 투자하고 있는 펀드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고 미래를 준비하는 그런 펀드 투자자가 되자.


박형주 펀드온라인코리아 과장 hj.park@fundonl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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