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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관세와 법인세 관점을 동시에 고려한 이전가격 정책 수립의 필요성 (Ⅱ)

다국적 기업은 양쪽 관점을 모두 고려하는 정책을 수립하여 미래 과세 행정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절실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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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금융신문=편집부 기자) 지난 글에 이어서 ‘이전가격’이라는 하나의 주제에 대한 관세와 법인세의 관점 차이, 이에 대한 실무적인 해결 방안에 대해서 말씀 드리고자 한다. 이러한 양 제도간의 상충 문제는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발생하는 공통적인 이슈로서 세계관세기구(World Customs Organization, “WCO”)를 비롯한 국제기구에서도 양자간의 차이를 해소하려는 노력을 약 10여년전부터 꾸준히 경주해오고 있다.

실제로, 관세 과세가격의 판단 기준을 제정하는 WCO와 법인세 이전가격의 과세지침을 제정하는 OECD는 지난 2006년부터 합동회의 개최를 통하여양자간의 차이점을 좁히기 위해 노력했으나, 그 일치 가능성 여부에 추상적인 결론만 도출하였을 뿐 구체적인 실행 지침 등은 도출하지 못하였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국제기구의 움직임에 동참하고자 지난 2008년 기획재정부, 국세청, 관세청간에 관세 과세가격과 법인세 이전가격의 조화를 위한 업무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조화방안에 대한 여러 협력 안들을 제시하였다. 그에 따라 지난 2011년 관세법과 국제 조세조정에 관한 법률(이하 ‘국조법’)에 각 과세관청이 과세표준 및 세액을 결정 및 경정함에 따라 타 과세관청의 거래가격과 차이가 발생한 경우에는 (일정 요건을 충족시키는 경우)타 과세관청에해당 차액에 대해 경정청구가 가능한 근거 조항이 신설되기도 하였다.

예를 들어, 최초 수입신고가격(=이전가격)이 100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관세청의 경정처분에 따라 관세 과세가격이 150원으로 증액된 경우, 증액된 금액인 150원과 최초 이전가격인 100원과의 차액에 대해서 국세청에 경정청구를 할 수 있는 법적인 근거가 마련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제기구간 회의가 그러했듯 구체적인 실행 방안 등이 이후 논의된 적은 없고, 경정청구가 실제로 성공적으로 이루어진 사례도 아직까지는 없다.

양 제도의 조화를 위한 큰 틀에서의 협력 움직임은 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실행 방안까지는 논의되지 않고 있는 점을 고려한다면, 양 제도의 조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은 상당 기간 동안은 기업의 몫이 됨을 인식하여야 하며, 이에 필자는 다음과 같이 그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관세 측면에서 이전가격이 특수관계에 영향을 받지 않은 ‘Arm’s Length’임을 입증하는 가장 기초적이지만 상당수의 기업이 놓치고 있는 수입가격 결정과정에 대한 ‘문서화된 증빙의 구비’이다. 실제 대부분의 다국적 기업은 법인세 관점의 이전가격 보고서인 ‘TP STUDY’를 구비하여 법인세 조사 목적상의 최소한의 문서화된 증빙을 구비하고자 하는 반면, 관세 목적상의 수입가격(이전가격)은한국법인 담당자가 본사 담당자와의 전화 회의 내지는 Global Pricing 회의 참석 등을 통해 구두 협의된 사실을 바탕으로 결정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여 그 결정 과정에 대한 상황적 증빙만 있을뿐 본의 아니게 이를 문서화된 증빙으로 구비하지 못하여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최근 조세심판원은 판결(조심 2013관 0285)을 통하여 (i) 당초 목표 이익률보다 훨씬 높은 수준으로 이전가격을 결정하고, (ii) 매 연도별 상이하게 결정된 목표이익률의 산정에 대한 문서화된 산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해당 수입가격이 특수관계의 영향을 받아 결정된 것이라 판시한 바 있다. 관세 목적상의 문서화된 증빙 구비의 중요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관세행정 분위기도 문서화된 증빙 구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관세청 국정감사에서 다국적 기업이 관세조사 단계에서는 입증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운 탓에 부실한 자료를 제출하고 이후 소송과정에서 유리한 자료를 적극 제출하여 입증에 나서고 있다는 지적 사항에 대해, 김낙회 관세청장은 납세자의 입증책임을 보다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와 같이 가격결정과정에 대한 문서화된 증빙의 구비 여부는관세 조사의 필수 검증 항목이 될 것으로 보이며, 앞서 언급한 조세심판원 판례와 관세 행정 분위기를 고려한다면, 향후 문서화된 증빙이 구비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납세의무자에게는 불이익이 예상되므로 이에 대한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하여도 지나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둘째, 관세 관점을 동시에 고려하는 이전가격 결정 및 조정 정책 수립의 필요성이다. 법인세관점에서는 일반적으로 적정 이익 실현 여부를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따라서, 다국적 기업이 목표 영업이익률의 달성을 위하여 기중 또는 기말에이전가격을 조정하는 경우에는특수관계자간에 실질적인 거래 내용의 변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본의 아니게 관세의 과세가격이 조정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관세 목적상의 적정 과세가격이 ‘100원’임에도 불구하고, 단지 법인세 목적상의 목표 영업이익률의 달성을 위하여 매년 이전가격을 조정한 결과가연도별로 80원 (2013년) → 120원(2014년)이라고 한다면, 관세 과세관청 입장에서는 이러한 조정을(관세 목적상 인정이 가능하다고 할 수 있는) 상업적인 요인(예:원재료 가격 변동 등)의 변동에 대한 합리적인 설명 없이 단지 법인세 목적상의 영업이익률 달성을 위한 특수관계자간의 인위적인 가격조정으로 간주하여, 동 기업의이전가격 Policy 전체를 관세 관점에서 불인정할 위험이 상당히 높을 수 있으므로, 이전가격을 결정 및 조정함에 있어 법인세 관점과 관세 관점을 동시에 고려하는 균형 잡힌 시각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셋째, 기업이 스스로 법인세 목적의 이전가격 결정과정과 관세 목적의 이전가격 결정과정이 각각의 규정을 준수하는 합리적인 수준이라는 판단이 들거나 또는 그러한 확인이 필요한 경우에는 각 과세관청에 해당 가격에 대한 적정성을 미리 확인받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다. 관세청에서는 특수관계자간 과세가격 사전심사(‘ACVA’, Advanced Customs Valuation Arrangement)제도를 통하여, 국세청에서는이전가격 사전합의(‘APA’, Advanced Pricing Agreement)제도를 통하여 다국적 기업의 이전가격의 적정성 여부를 납세의무자와 사전에 협의 및 확인하여 주고 있다. 특히, 관세법 제37조 및 국조법 제6조의 개정으로 인하여 2015년부터는 관세 과세가격과 국세 정상가격의 평가방법이 유사한 경우에 한하여 ACVA와 APA를 동시에 신청 및 진행이 가능한 근거 조항이 신설되어 양 제도의 조화 방안을 구체적으로 모색할 수 있는 틀이 마련되었다고 할 수 있다. 아울러, 두 제도의 동시 진행에 따른 납세의무자의 비용 절감도 기대 할 수 있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하나의 이전가격에 대한 양 과세관청의 근본적인 해석의 차이로 인하여 다국적 기업에게 혼란을 야기하고 납세 협력비용을 가중시키는 것은 현재 진행형인 사안이다. 물론, 국제 기구 수준에서의조화 노력이 여러 차례 있었으나 구체적인 방안의도출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다국적 기업은 이러한 현실을 충분히 인지하여 어느 한쪽의 관점에 편중하여 이전가격을 결정 및 조정하는 것을 지양하고, 스스로 양쪽 관점을 모두 고려하는 정책을 수립하여 미래 과세 행정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할 것이다.

김태주 세정관세법인 관세사 taejookim@kr.kpm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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