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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방민주 변호사의 부동산 금융] PFV의 설립

 

(조세금융신문) PFV란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roject Finance Vehicle)를 뜻하는 것으로, 실무상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부동산 금융 Vehicle 이다. 단군 이래 최대의 사업이라고 불렸던 용산국제업무지구의 드림허브를 비롯하여 대부분의 개발 사업에서 활용되고 있다.
  
그 설립과 관련하여, 국토해양부의 인가가 필요한 리츠와 달리 PFV는 특별한 인가절차가 필요하지 않다. 단지 일반적인 상법상 회사를 설립한 이후 일정한 요건을 갖추어 세무서에 신고하기만 하면 세제상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PFV 설립에 있어 몇가지 중요한 사항들을 살펴보자(지면상 모든 설립요건을 나열한 것이 아님에 주의하자). 

첫째, PFV는 법인을 신설하여야만 하고, 기존 법인을 이용할 수 없다. 그리고 특정한 사업 운영만을 목적으로 하여야 하는데, 복수의 사업이 허용되는 경우는 사업들 간의 연관성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한다. 이는 PFV 가 특정한 목적을 위한 도관체로 작용함에 따른 요건이다. 

둘째, PFV는 모집설립이 아닌 발기설립으로만 가능하고, 50억원 이상의 최저자본금이 필요하다. PFV의 난립으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함이다.

셋째, 주주의 제한이 있다. 금융기관이나 국민연금관리공단이 최소 5% 이상의 지분을 소유하여야 하고, 관리업무를 수탁할 자산관리회사(AMC) 역시 PFV에 출자하여야 한다. 

넷째, 자산관리회사와 PFV의 절연이 필요하다. PFV는 필수적으로 자산관리회사에 업무를 위탁하여야 하는데, PFV와 자산관리회사가 절연되지 않는다면 이해상충이 발생하여 굳이 업무를 위탁하게 한 의미가 퇴색된다. 구체적으로, PFV의 이사는 AMC로부터 계속적인 보수를 지급받을 수 없고, AMC의 이사를 겸할 수 없으며, AMC의 주요주주나 그 특수관계인이 될 수 없다.

다섯째, 업무를 필수적으로 위탁하여야 하는데, AMC에 자산관리를, 자금관리사무수탁회사(자본시장법에 따라 신탁업을 영위하는 금융회사 등)에 자금관리를 위탁하여야 한다. 또한, AMC와 자금관리사무수탁회사는 별개의 법인이어야 한다.

여섯째, 법인설립등기일로부터 2개월 이내에 명목회사설립신고서를 작성하여 납세지 관할세무서장에게 신고하여야 한다. 명목회사설립신고서 서식은 법인세법 시행규칙 서식64의2에서 구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배당가능이익의 90% 이상을 배당하여야 한다. 
  
이러한 요건들이 충족된 이후 과세표준신고서와 함께 소득공제신청서를 세무서에 제출하면 배당금액이 해당 사연연도의 소득금액에서 공제되는 세제혜택을 얻게 된다. 이는 PFV가 실질회사가 아닌 명목회사로서 부동산 개발을 위한 도관체(Conduit)라는 점에서 인정되는 혜택이다. 
  
위와 같은 요건들이 미충족될 경우 세제 혜택을 얻지 못할 뿐 개발사업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것은 아니다(물론 이중과세가 이루어질 경우 실질적으로 개발사업이 불가능해지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또한 리츠처럼 본격적인 사업시행 적에 정부기관이 인가여부를 결정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설립의 난이도는 낮다고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사업을 진행한 후 세무서가 소득공제신청을 받아들이기 전까지는 PFV가 적법하게 설립되었는지 여부를 알 수 없기 때문에 그때까지는 법적인 risk가 존속한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그렇기에 설립요건에 대한 철저한 법률검토의 중요성은 PFV라고 하여 다를 바가 없다고 하겠다.
  
한편, PFV의 설립요건과 관련하여서는 아직까지 법원의 판례가 없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최소한 필자가 알고 있는 한도에서는). 현재까지는 판결이 아닌 국세청의 법률해석에 의존하고 있다는 의미인데, 국세청의 판단이 사법부에 의해 번복될 수 있다는 점에 비추어 보면 PFV의 설립요건은 더욱 완화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PFV의 사업 규모가 방대하다는 이유로 인해 아직까지 국세청의 법률해석에 도전하는 risk를 감수하는 경우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추후 판례의 발전 방향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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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낚시와 K-관세행정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어린 시절, 여름이면 시골 도랑은 나에게 최고의 놀이터였다. 맨발로 물살을 가르며 미꾸라지와 붕어를 잡던 기억은 지금도 선명하다. 허름한 양동이에 물고기를 담아 집에 가져가면 어머니는 늘 “고생했다”라며 따뜻한 잡탕을 끓여주셨다. 돌과 수초가 얽힌 물속을 들여다보며 ‘물고기가 머무는 자리’를 찾던 그 경험은 훗날 관세행정을 바라보는 나의 태도에 자연스레 스며들었다. 성인이 되어서도 물가에서는 마음이 늘 편안했다. 장인어른께서 선물해 주신 낚싯대를 들고 개천을 찾으며 업무의 무게를 내려놓곤 했다. 그러나 아이가 태어나면서 낚시와는 자연스레 멀어졌고, 다시 낚싯대를 잡기까지 20년이 흘렀다. 놀랍게도 다시 시작하자 시간의 공백은 금세 사라졌다. 물가의 고요함은 여전히 나를 비워내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되었다. 낚시는 계절을 타지 않는다. 영하의 겨울에도 두툼한 외투를 챙겨 입고 손난로를 넣은 채 저수지로 향한다. 찬바람이 스쳐도 찌가 흔들리는 순간 마음은 고요해진다. 몇 해 전에는 붕어 낚시에서 나아가 워킹 배스 낚시를 시작했다. 장비도 간편하고 운동 효과도 좋아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걸어 다니며 포인트를 찾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