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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이슈체크] 은행권 빗장풀자 ‘패닉대출’...제2금융 풍선효과 터질라

예·적금→주식‧부동산 ‘머니 무브’
올해 서민 대출 여건 더 나빠질듯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은행권 가계대출 총량관리 기조가 여전하다.

 

새해 들어 신용대출 빗장이 풀리자 수요가 급증했고, 금융당국의 연이은 경고에 시중은행들은 잔뜩 긴장하고 있는 모양새다.

 

금융당국이 다시 ‘대출 조이기’에 돌입할 가능성도 나온다. 만약 대출 절벽이 재연될 경우 서민들이 제2금융권으로 몰리는 ‘풍선효과’도 간과할 수 없다.

 

가계대출 총량관리를 주문한 금융당국과 대출 한도 및 기준 완화를 요구하는 고객들 눈치에 시중은행들의 시름이 깊다.

 

◇ 빗장 풀리자 급증세…빚투 광풍 한몫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 KB국민,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이 올해 들어 4거래일만에 4533억원 늘었다.

 

지난해 말 일시적으로 막혔던 신용대출이 풀린 첫날인 1월4일 신용대출 잔액은 2798억원이나 늘었고 5일 647억원, 6일 604억원, 7일 484억원으로 각각 증가했다.

 

통상적으로 1월은 연말 성과급이 나오는 시기여서 신용대출 수요가 줄고 예‧적금 잔액이 늘어나는 흐름을 보이는데 이번과 같은 증가세는 이례적인 현상이다.

 

지난해 말 막혔던 신용대출이 재개되자 억눌렸던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며 신용대출 증가속도가 가팔라졌다는 게 은행권 분석이다.

 

앞서 시중은행들은 지난해 말 신용대출 접수 자체를 중단하거나 한도를 줄이는 자율 규제를 시행했다. 시중은행들이 이처럼 직접적으로 신용대출을 막은 것은 그간의 자율규제와는 결이 다른 것이었다.

 

지난해 10월 시중은행들은 금융감독원에 월 평균 신용대출 증가 폭을 2조원 이내로 관리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대출 상품의 우대금리를 깎았다. 금리가 오르긴 했으나 대출을 아예 중단한 건 아니었다.

 

그러다 10월과 11월 대출이 급격히 늘어났고, 결국 시중은행들은 강도 높은 규제에 나섰다. 그만큼 신용대출 증가세가 빨랐고, 금융당국의 압박 또한 거셌던 것으로 해석된다.

 

 

◇ 서민 대출 여건 ‘먹구름’

 

하지만 이같은 규제에도 새해 들어 신용대출이 재개되면서 대출 절벽을 경험한 수요자들의 ‘일단 받고 보자’는 심리와 주식시장 랠리로 빚투 폭증이 더해지면서 대출 수요가 또다시 크게 늘었다.

 

실제 신용대출 증가세와 달리 지난달 5대 시중은행의 예·적금은 한 달 사이 7조5000억원이 쪼그라들었다. 초저금리가 이어지자 예·적금에서 주식‧부동산으로 갈아타는 ‘머니무브’가 대거 일어난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으로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자영업자들의 급전 수요가 늘어난 것도 신용대출 증가 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금융당국은 이같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신용대출 증가액은 일부 은행이 그간 축소했던 신용대출 한도를 완화한 수준으로, 당분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올해에도 서민들의 대출 여건은 나쁠 전망이다. 지난해 말 윤석헌 금감원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은행에 대한) 대출 총량 규제가 아직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 고신용자도 2금융권 기웃

 

이에 따라 고금리의 사금융으로 내몰리는 서민들이 증가할 것이란 우려도 확신되고 있다.

시중은행들의 가계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고신용자들까지 장기카드대출로 눈을 돌리고 있는 흐름이 감지됐다.

 

집값 상승 등에 따라 자금 수요는 늘어나는데 정부 대출 규제 강화로 은행에서 돈을 빌리지 못하면서 고신용자들도 제2금융권으로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2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이 금감원에서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등 7개 카드사가 신규 취급한 카드론 중 연 5% 이하 금리의 대출 규모가 310억원으로 전월에 비해 104% 늘었다. 전년 동기 대비 534.1% 급증한 수준이다.

 

카드사의 카드론 평균 금리가 연 11~14%대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연 5% 이하로 카드론이 가능한 고신용자 고객이 많이 유입된 것으로 분석된다. 같은 기간 연 10% 이하 금리로 신규 취급된 카드론 규모 역시 전월에 비해 20.7% 늘어난 7977억원으로 집계됐다.

 

풍선효과는 카드사뿐 아니라 2금융권에서도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저축은행·보험·카드·캐피탈 등 2금융권의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4조7000억원 증가하면서 2016년 12월 이후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시중은행들이 지난해 말 대출 금리를 높이고 대출 한도를 줄이는 등 가계 대출 조이기에 나서면서 2금융권에 대출 수요가 몰리기 시작했다.

 

특히 고신용자까지 2금융권의 문을 두드리면서 중·저신용자의 대출 역시 향후 더 까다로워 질거란 전망이 나온다.

 

올해 1분기 소득에 따라 전체 대출 규모가 정해지는 규제방안이 나올 예정인 만큼 앞으로 고금리의 사금융으로 몰리는 서민들이 더욱 증가할 것이란 지적도 제기된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올해 1분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강화를 중심으로 하는 ‘가계부채 관리 선진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DSR 관리주체를 현재 금융기관별에서 차주 단위로 전환하고, 주택담보대출 상환능력 심사 때 총부채상환비율(DTI) 대신에 DSR로 단계적으로 대체하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DSR은 대출자의 연간 소득 대비 전체 가계대출의 원리금 상환 비율로 DTI보다 강력한 대출 규제로, 벌어들이는 소득에 따라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자동차할부 등 전체 대출금액이 정해지게 된다.

 

즉 그동안은 금융기관별 DSR을 규제해 왔으나 앞으로 개인에 대해서도 DSR 규제를 확대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DSR이 적용될 경우 모든 종류의 대출을 합산해 소득대비 대출의 규모를 제한하기 때문에 주택담보대출 대신 신용대출을 추가로 받는 등의 방법이 통하지 않는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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