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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입찰 유통대기업, 사회공헌 부각 ‘호들갑’ 왜?

사회환원·상생협력 기여도 변수…선정 앞두고 ‘꼼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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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금융신문=김태효 기자) 지난 1일 시내면세점 황금 티켓 2장을 거머쥐기 위해 7곳의 유통공룡들이 입찰 전쟁에 돌입한 가운데, 해당 기업들은 사회환원 및 공헌 활동으로 차별성을 높이기 위해 힘쓰고 있는 모양새다. 

이는 면세점 선정 평가기준 중 가장 높은 배점이 할당된 경영능력이나 관리역량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 대신 사회공헌 및 환원 분야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으려는 전략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사회환원 분야에서는 최근 5년간의 기부금 실적, 사회환원 관련 사내제도, 임직원 사회봉사 실적,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율 등을 판단하는 만큼 이 부분에서 통큰 기부를 약속하는 기업도 등장했다. 

이는 서울지역 면세점 선정과 관련 '황금알'로 불릴 정도로 안정적 이익이 확보되는 사업인 만큼 기업이익의 사회 환원과 상생협력 노력에 가산점을 줘야한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면세점 입찰 선정을 앞두고 앞다퉈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발표하고 있는 것에 대해 '꼼수'라며 진정성에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일부 유통기업의 경우 기업 이익의 사회 환원 정도를 측정하는 기준의 하나인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중이 매우 낮기 때문이다.


현재 화끈한(?) ‘기부’로 승부에 나선 기업은 현대백화점그룹과 이랜드그룹 2곳.

현대백화점그룹은 면세점 운영으로 얻은 영업이익의 20% 이상을 매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룹 측은 기부금 비율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면세점 특허기간인 향후 5년간 약 300억원 가량을 환원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과거 현대백화점의 기부 행보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지난해 현대백화점의 기부액은 31억원 수준으로 영업이익의 1.2% 정도였던 반면, 올해는 1분기에만 6억 5800만원 수준을 기부하면서 전년 동기대비 405% 증가했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면세사업은 일반 유통과 달리 국가로부터 특허를 받은 만큼 사회환원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신규 사업자로서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했다"고 강조했다.

이랜드그룹도 면세점 순이익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기부금으로 사회에 환원한다는 방침이다.

이랜드 측은 “이미 2002년부터 10년이상 순이익의 10%를 사회에 돌려주고 있는 만큼, 이러한 원칙을 면세점 운영에서도 이어가겠다”며 “예상대로라면 5년간 약 493억원 정도를 기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기업들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현재 진행하는 수준의 기부를 이어가면서 사회공헌 활동을 대폭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SK네트웍스와 한화갤러리아의 경우  현재 수준의 ‘기부’ 활동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SK그룹 관계자는 “SK그룹이 영업이익의 2~4%에 달하는 1000~1500억 원 규모의 금액을 사회공헌 활동에 쓰고 있으며, SK네트웍스 또한 영업이익의 2~4% 수준인 연간 50~100억원 규모의 금액을 사회에 환원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SK는 이 외에도 지역사회 복지 및 환경 조성을 위한 지역사회 공헌 활동, 불우한 아동 및 장애인 봉사 활동, 동반 성장을 지원하는 사회공헌 활동을 꾸준히 진행할 예정이다.

한화갤러리아도 지난해 집행한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수준인 5% 대를 유지할 계획이다.

지난해 한화갤러리아의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중이 5.54%(27억1700만원)를 기록한 가운데, 한화 측은 기부금을 지난해 수준인 5%를 유지하는 한편, ‘갤러리아63플랜’을 통해 시내면세점 사업성과를 여의도, 영등포 등 시내 면세점 사업장 입지 지역 사회에 환원하고, 지역 상권과 주민 생활의 질적 향상을 위한 실질적인 사회공헌 활동에 집중할 방침이다. 

HDC신라면세점(현대산업개발과 호텔신라의 합작법인)은 200억 원을 초기 자본금으로 시작해 1차년도에 총 3,500억 원을 투자하고, 다양한 지자체별로 관광 패키지를 만들어 중국인 관광객을 용산으로 끌어모으는 등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주력하기로 했다. 

기부와 관련해서는 금액적으로 정책을 내세우기 보단 기본에 충실하겠다는 방침이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까지 총 331억을 마련해 희망장난감 도서관 설립, 환아 치료비 지원, 저소득 아동의 생활비 후원 등에 사용해 지역사회와의 상생활동을 추진해온 점을 강조하면서, 기업경영의 패러다임으로 사회적 책임경영을 선언하며 지속적인 사회공헌활동과 협력회사와의 동반성장에 주력할 전망이다.

롯데면세점은 한국면세산업 선도사업자로서 사회적 책임 이행을 통한 이미지 제고와 유통·관광·문화 투자를 통해 공유가치와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올해 180억원 규모의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현하고, 더불어 주변지역 및 소외계층 지원을 통해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도모할 사회공헌활동을 적극 펼칠 계획이다.

이러한 대기업의 기부금 및 사회공헌 활동 확대 방침에 대해서는 시내면세점을 따내기 위한 보여주기 식 전략이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들린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금껏 사회공헌에 인색했던 기업들이 이제와서 평가 기준에 맞춰 기부금을 늘리는 것은 ‘꼼수’로 비춰질 수도 있다”며 “기부가 늘어나는 것은 긍적적이지만, 심사만 받고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등 일시적인 이벤트로 끝나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부 차원에서도 평가항목에 관련 사항을 제시한 만큼, 기업의 자율에 맡기기보다는 꾸준히 관리하는 제도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관세청의 면세점 선정 평가기준은 ▲경영능력(300점) ▲관리역량(250점) ▲관광 인프라 등 주변 환경요소(150점) ▲중소기업 제품 판매실적 등 경제 ▲사회 발전 공헌도(150점) ▲사회환원 및 상생협력 노력(150점) 등 총점 1000점으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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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형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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