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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6급이하 승진 사태] 예견된 11월 6일, 삶은 개구리 증후군에 빠진 국세청 <上>

국세청 6급 이하 승진자 폭락에 직원들 '망연자실'

 

(조세금융신문=고승주 기자) 지난 11월 6일 국세청 인사기획과는 올해 국세청 6급 이하 승진자 수를 850명이라고 발표했다.

 

전년 대비 감소율 53.1%, 목표 정원 대비 승진율은 고작 4.3%(1만9558명, 6급 이하 기준).

 

국세청 6급 이하 승진자 폭락은 예견 못 할 일이 아니었다.

 

국세청은 늦여름 예산안 제출 때마다 상부에 목표 정원수를 같이 올렸다.

 

2022년 국세청은 2022년 말까지 157명이 감축하겠다고 올렸고, 2023년에는 340명을 감축하겠다고 보고했다.

 

그런데 국세청 상부는 올해 6월까지 정원에 하나도 손을 대지 않았다.

 

행정안전부 직급별 정원표에 따르면 2023년 6월말 기준 국세청 총원은 2만1585명.

 

이 시점에서 국세청은 충격을 완화할 시간적 여유를 상당수 상실했다.

 

이제 남은 일은 연말까지 340명을 계획대로 일괄 감축하는 것뿐이었다.

 

국세청 승진은 5급 자리 하나가 승진 자리 4개를 보장한다.

 

6급에서 5급 승진자 하나, 빈 6급을 채우기 위한 6급 승진, 7급 승진, 8급 승진으로 연결된다. 마찬가지로 6급 자리 하나는 3개, 7급 자리는 2개의 승진 자리를 만든다.

 

국세청의 2023년 직급별 정원 감축 목표는 5급 –43명, 6급 –111명, 7급 –61명, 8급 –77명, 9급 –45명이었다.

 

정원은 340명이 줄지만, 날아가는 승진 자리는 702개다.

 

국세청 인사기획과는 여기에는 운도 따르지 않았다고 이유를 달았다.

 

승진 자리는 전체 파이인 총원에서 현원을 뺀 빈 공간으로 구한다. 그런데 현원을 늘리는 퇴직자 감소, 복직자 증가가 동시에 발생했다는 것이다.

 

◇ 뭘 했길래 승진율 6%도 사수 못했나

 

“본부 차순위도 간당간당합니다. 뭐 하러 본청, 지방국세청 있겠습니까. 나가야죠.”

 

“승진하려면 이제 2년, 3년 더 걸리는 거에요.”

 

“세무서 가서 자격증이나 따게요. 진작에 나갔어야 했는데….”

(국세청 비고시 직원들의 말들)

 

국세청 직원들은 승진자 수 폭락에 분개하고 있다.

 

보통 승진은 어느 한 해가 이례적으로 많이 승진하면 다음 몇 년간은 줄어드는 게 보통이다.

 

작년에 워낙 승진이 많아서 올해 줄어들기는 하겠지만, 지난 6년간에 비하면 내려가도 너무 내려갔다는 게 중론이다.

 

2017년 1422명. 7.7%(승진율)

2018년 1506명. 8.0%

2019년 2120명. 10.8%

2020년 1460명. 7.5%

2021년 1632명. 8.1%

2022년 1811명. 9.1%

총원 2만1000명도 안 되던 시기보다 승진자 수는 더 줄었다.

 

2006년 총원 1만8049명‧승진자 1007명.

2010년 총원 2만4명‧승진자 1199명.

2014년 총원 2만72명‧승진자 1509명.

2023년 총원 2만1244명‧승진자 850명.

 

‘불가항력이었느냐’, ‘이게 100% 맞을 충격이었느냐’를 두고 전직 국세청 인사 담당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일각에선 불가항력이라고 말한다.

 

최근 경제가 어렵고 이자 부담이 늘면서 복직자가 늘어날 형편이고, 1월 복직이 아니라 10월, 11월 복직자가 늘면서 불가피하게 됐다. 특히 정원 감축은 현 정부 기조라서 손 쓸 도리가 없다고 주장한다.

 

다른 한편에서는 전혀 손 쓸 수 없는 건 아니라고 반박한다.

 

현 국세청 총원은 2만1000명이 넘는 데 승진자는 왜 1000명도 안 된다. 정원 감축이 불가항력인 건 맞지만, 현원에서 끓어오른 김을 빼려는 노력 자체는 충분히 가능하다. 만일 그것이 불가능했다면 과거 2만명, 1만9000명, 1만8000명일 때는 어떻게 1000~1500명 승진이 가능했겠느냐며 따져 묻는다.

 

어떤 의견이라도 한 가지 동의하는 말은 있다.

 

‘과거에 없던 일이 발생했다.’ 그만큼 이번 인사의 충격이 컸다는 뜻이다.

 

◇ 여기 들어오는 자, 희망을 버릴지어다

(단테의 신곡 지옥편)

 

국세청 본부는 그래도 괜찮지 않겠느냐는 말이 있는데 본부 직원들 상황도 절박하다.

 

본부 ‘하위직’의 경우는 3년 재직자 의무 퇴출비율이란 게 있다.

 

발령받은 지 3년 동안 승진을 못 하면 고생만 하고 퇴출될 수 있다.

 

세무서 상황은 말로 표현하기도 어렵다.

 

1년 임기 세무서장이 던질 당근이 몇 개 없다.

 

본부나 지방국세청은 격무부서인 탓에 승진자를 확보할 명분이 있긴 하다.

 

그러나 어떤 세무서 어느 부서는 승진자가 한 명도 안 나올 수 있다.

 

세무서장들은 어떻게 조직을 운영해야 할지를 두고 고심 중이다.

 

이 마당에 이들에게 1, 2년 정도 못 기다리냐고 설득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

 

“승진에 맞춰 결혼도 하고, 아이를 갖고, 이사 계획을 짜는 데 승진이 막히면 이게 다 막힌다고요.” (모 국세청 직원의 말)

 

과거에도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현재의 위기는 과거와 다르다.

 

벼락 감축 시절에는 벼락 이후 곧 인원을 회복했고 저조하지만 5~6%대 승진율을 보장했다.

 

찔끔 감축 시절에는 첫해만 움찔했을 뿐 그 후 승진율이 7~9%로 꽤 준수했다.

 

지금은 천천히, 그리고 확실하게 하나하나 성큼성큼 밟아가고 있다.

 

승진율 4.3%의 시대.

 

그 시작점이 11.6 사태가 될 수 있다.

 

 

<국세청 6급이하 11.6인사 사태와 관련 분석기사는 上, 中, 下편으로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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