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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10, 70, 20 비밀법칙Ⅱ

"처음 보는 날보고 윙크하네 이것 참 야단났네 오호 이것 참 라랄랄라!” 박상민의 ‘청바지 아가씨’에 나오는 가사 중 일부입니다. 좋으면서, 야단났다며 호들갑을 떠는 모습이네요. 제가 요즘 그렇습니다.

안녕하세요! 한 달 전에 예측한 대로 그동안 많은 만남이 있었고 고마운 인연들이 있었습니다. 정말 좋습니다. 어쩌면 이렇게도 좋을 수 있을까 싶습니다.

짧은 만남 동안 당장에 어떤 이익 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냥 좋은 사람들을 만나 그냥 좋은 거죠. 야단났다며 걱정되는 부분은, 오래 전부터 친하게 지낸 이들과 소홀해지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친한 사람들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그런 염려는 안 해도 된다는 겁니다.

친한 사람들은 친한 것까지가 전부라는 사실입니다. 친하다 고 해서 자주 연락을 하고 자주 만나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죠. 우리 모두 바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서로 바쁘다는 것을 알고 있죠. 바쁜 사람들끼리 바쁘게 사는 것을 인정하고 인정받으며 살다 보니 행여 연락이 뜸해도 무소식이 희소식이 되는 겁니다.

가족을 생각해보면 쉽습니다. 부모님과 형제, 자매, 자녀들, 친척들에게 날마다 전화하고 만나면서 살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러면 가족들이 서운해 하던가요? 만나게 될 때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면 그것이 전부이고 자기 역할을 다하는 겁니다.

제가 자주 다니는 단골식당이 있습니다. 근무하는 건물 1층 에 있는 ‘부대찌개전문점’입니다. 손님이 상당히 많은 데도 50대 후반의 부부 둘이서만 운영을 하는 집입니다. 식사시간 때는 정 말 바쁘게 움직이면서도 얼굴에 미소가 가득한 부부입니다.

제 가 그 식당에 세 번째 쯤 방문할 때는 야근하느라 밤 열시가 넘어 퇴근하는 길이었습니다. 저녁도 먹지 못하고 바쁘게 일하다 집에 가서 라면 먹을 생각을 했는데 식당에 불이 켜져 있더군요. 순간 부대찌개가 확 먹고 싶어졌고 배는 더욱 고파졌습니다. 그런데 부대찌개는 최소 2인분을 먹는 걸로 생각되어 2인분을 먹을 계획으로 들어갔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혹시 1 인분도 되나요?”라고 말했습니다. 어떻게 머릿속은 2인분이었는 데 입으로는 1인분이 되냐고 저도 모르게 물었습니다. 순간 얼굴이 빨개졌는지 그렇지 않았는지는 몰라도 멈칫했던 것은 확실히 기억납니다.

안 된다고 해도 태연하게 앉아서 “2인분 줘요!” 하려고 했거든요. “그럼요!” “……” 손님이라고는 아무도 없이 혼자서 1인분을 시켜먹으니 염치도 없었고 주인 내외가 나 때문에 퇴근까지 늦는 걸 생각하다 보니 미안하기까지 했습니다.
밥을 먹고 나서 친절함이 몸에 배여 있 는 주인 부부에게 물었습니다.

“이렇게 저처럼 혼자 와서 1인분을 시켜도 괜찮은가요?” “그럼요! 저희야 감사하죠!” ‘세상에나! 감사하기까지 씩이나…….’ “1인분만 먹어도 귀찮지 않고 괜찮다면 벽에다 써서 붙여 놓으세요. 몰라서 못 먹는 사람들 많이 있을 것 같아요. 써 놓으면 분명히 많이 올 겁니다.”

다음 날 출근하는 길에 식당 유리창에 <1인분 식사가능>이라고 써 있는 문구가 A4 종이 사이즈로 붙여져 있었습니다. 그날 저녁에는 직원과 둘이서 식사를 하러 갔는데 돈가스를 서비스로 주면서 점심 때 대박이 났다는 것입니다.
마침 건물에 교육이 있는 날인데 혼자씩 온 사람들이 합석까지 하면서 먹었고 줄까지 서서 먹었다는 것입니다.

사장님 내외는 연신 고맙다고 말했고 웃음꽃이 떠날 줄을 몰 랐습니다. 저는 곧바로 A4 두 배 사이즈에 <부대찌개 1인분부터 됩니다!>라고 써서 6장을 구석구석 붙여 드렸습니다. 그 후로는 갈 때마다 부부는 돈가스를 서비스로 주었는데 그러지 말라고 해도 좋아서 주는 거라고 말리지 말라고 합니다.

착하게 열심히 살고 있는 이웃들이 잘 살면 그들 뿐만이 아니 라 모두가 기분이 좋아집니다. 저도 특별히 주는 것 없이 좋은 정보를 얻게 되고 도움 주는 분들을 자주 만나게 되는데 그 분 들께는 특별히 드릴만한 게 없습니다.
제가 받은 것처럼 저도 누 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기쁨이 되는 일이라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아집니다.

이런 마음이 드는 것이 저에게만 해당되는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책을 출간하고 난 후 강의 요청이 부쩍 들어오는데 강의 때마다 하는 말이 있습니다. 4관에 주목하라고 말입니다.

한자는 서로 다르지만 관으로 시작하는 4가지를 말하는 겁니다. 관심, 관찰, 관철, 관계인데 앞에 다 “좋은”을 넣어야 합니다.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좋은 관심을 두고 좋은 관찰을 합니다.

다음에 좋은 관철이 있는데 내 입장만을 말하는 게 아니라 상호 간에 의견을 교환한 후 설득과 협상을 통해 정확히 알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관계를 맺는 것인데 정확하게는 마지막이 아니라 처음부터 반드시 꼭 함께 해야 할 중요한 일이 좋은 관계입니다.

수만 번의 거절을 극복하고 도전한 이야기로 책을 펴낸 내용도 좋은 관계의 이야기입니다. 결국 사람 사는 세상의 가장 궁극적이고 아름다운 이야기는 나로부터 시작되는 좋은 관계가 아닐까 싶습니다.

오늘은 식당 사장님 부부이야기만 하게 되었는데 대부분의 자영업을 하는 대표님들의 마음은 같습니다. 매출이 오르고 수입이 늘어나길 희망합니다. 직장인들은 승진을 희망하겠지요. 결국 각자가 잘되길 희망하는 것에 관심을 두고 그 사람을 위해 관심을 가져보세요. 분명히 작은 도움으로 크게 힘이 될 수 있습니다.

안내 문구를 제안한 것으로 관철시키고도 좋은 관계를 맺으니 갈 때마다 크고 맛있는 돈가스를 정말로 기쁘게 제공하는 착한 이웃이 많습니다. 다음 달에도 새롭게 알게 되어 도움주고 도움 받은 이야기들을 자랑하겠습니다.
읽어보시고 먼저 도움주려는 마음부터 앞세우신다면 독자님의 사업과 좋은 관계는 저절로 생겨날 것입니다. 

 
유준원_거절극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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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어린 시절, 여름이면 시골 도랑은 나에게 최고의 놀이터였다. 맨발로 물살을 가르며 미꾸라지와 붕어를 잡던 기억은 지금도 선명하다. 허름한 양동이에 물고기를 담아 집에 가져가면 어머니는 늘 “고생했다”라며 따뜻한 잡탕을 끓여주셨다. 돌과 수초가 얽힌 물속을 들여다보며 ‘물고기가 머무는 자리’를 찾던 그 경험은 훗날 관세행정을 바라보는 나의 태도에 자연스레 스며들었다. 성인이 되어서도 물가에서는 마음이 늘 편안했다. 장인어른께서 선물해 주신 낚싯대를 들고 개천을 찾으며 업무의 무게를 내려놓곤 했다. 그러나 아이가 태어나면서 낚시와는 자연스레 멀어졌고, 다시 낚싯대를 잡기까지 20년이 흘렀다. 놀랍게도 다시 시작하자 시간의 공백은 금세 사라졌다. 물가의 고요함은 여전히 나를 비워내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되었다. 낚시는 계절을 타지 않는다. 영하의 겨울에도 두툼한 외투를 챙겨 입고 손난로를 넣은 채 저수지로 향한다. 찬바람이 스쳐도 찌가 흔들리는 순간 마음은 고요해진다. 몇 해 전에는 붕어 낚시에서 나아가 워킹 배스 낚시를 시작했다. 장비도 간편하고 운동 효과도 좋아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걸어 다니며 포인트를 찾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