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2.06 (금)

  • 흐림동두천 -5.3℃
  • 구름많음강릉 4.9℃
  • 흐림서울 -4.3℃
  • 구름많음대전 -1.0℃
  • 흐림대구 5.9℃
  • 구름많음울산 7.7℃
  • 구름많음광주 2.3℃
  • 구름많음부산 7.9℃
  • 흐림고창 0.6℃
  • 구름많음제주 7.2℃
  • 흐림강화 -5.9℃
  • 맑음보은 -1.0℃
  • 흐림금산 0.9℃
  • 맑음강진군 2.7℃
  • 흐림경주시 2.4℃
  • 맑음거제 7.1℃
기상청 제공

EU, 대미 협상 불발대비 최대 150조 보복준비 들어갔다

218쪽 '보복가능 상품' 의견수렴 개시…車·항공기·위스키 포함
'귀한 몸' 고철 대미 수출통제도 검토…협상 국면서 '공개 경고'

 

(조세금융신문=김종태 기자) 유럽연합(EU)이 대미 관세 협상 불발에 대비해 최대 950억 유로(약 150조원) 상당의 미국산 상품에 대한 보복 준비에 착수했다.

 

8일(현지시간) 연합뉴스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이날 'EU 상업정책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미국산 제품'이라는 제목으로 218쪽 분량 문서를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내달 10일까지 의견을 공개 수렴한다고 밝혔다.

 

의견수렴은 미국과 관세 협상에서 상호 이익이 되는 결과가 도출되지 않고, 미국의 관세가 끝내 철폐되지 않을 때 내놓을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한 첫 절차다. 또 미국의 보편(기본)관세 10%, 자동차 관세 25% 부과로 발생하는 무역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한 조치를 설계하기 위해서라고 집행위는 설명했다.

 

지난달 집행위는 미국 철강관세 발효에 총 210억 유로(약 33조원) 상당 제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하려다가 대미 협상을 이유로 보류했다. 따라서 협상 불발 시 더 광범위한 보복을 하겠다고 예고한 셈이다.

 

목록에는 농수산물에서 항공기·자동차 및 관련 부품, 화학제품이 광범위하게 나열됐다. 항공기는 유럽에 대한 미국의 주력 수출 분야로 꼽힌다.

 

버번위스키를 비롯한 미국산 주류도 포함됐다. 위스키는 철강관세 보복계획에 애초 포함됐다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재반격 경고'와 프랑스 등 회원국 반대로 최종적으로 빠졌던 품목이다.

 

집행위 고위 당국자는 "미국의 10% 보편관세로 EU산 주류도 영향받고 있기에 잠재적 조치 대상 목록에 버번위스키를 비롯한 미국산 주류를 다시 넣은 것"이라며 "의견수렴을 거치기에 최종 목록에서는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집행위는 미국산 상품에 대한 보복관세와 별개로 EU산 철스크랩(고철)과 일부 화학제품 등의 대미 수출 통제 조치도 검토하고 있다.

 

고위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철스크랩은 미국의 철강관세 적용 대상이 아니어서 EU산 철스크랩이 미국으로 쏠리는 유출 현상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이해관계자들에게 수출 물량을 통제하거나 세금을 부과하는 잠재적 조치에 포함하는 것이 좋을지 의견을 묻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산업폐기물로 여겨졌던 철스크랩은 저탄소 생산 전기로의 핵심 원료로 부각되면서 '귀한 몸'이 됐다.

 

집행위의 이날 발표된 구상은 어디까지나 '협상 불발'을 전제로 한 만큼 추가 관세율 등 모든 세부적인 계획은 미정이다. 의견수렴 절차가 끝난 뒤 세부 조치가 확정되기 위해서는 별도 이행법을 마련, EU 회원국 투표를 거쳐야 한다.

 

이에 집행위가 의도적으로 미국이 민감하게 여기는 항공기, 위스키 등에 대한 보복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 대미 협상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각국과 무역협상 과정에서 10% 보편관세를 타협할 수 없는 '하한선'으로 그은 반면, EU는 보편관세도 협상 대상으로 본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실제로 집행위는 이날 미국의 보편관세와 자동차 관세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겠다는 방침도 발표했다.

 

집행위 당국자는 '진행 중인 협상과 무관하게 WTO 제소 절차를 밟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무관하게'라는 단어를 썩 좋아하지는 않지만, 우리는 미국의 조치들(보편관세 및 자동차 관세)은 WTO 규정상 명백히 불법이라고 본다"고 답했다.

 

이어 "그렇기에 이것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놔둘 수 없다고 결정했다"고 말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공정의 사닥다리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며칠 전, 새로 전입한 사무관들과 조용한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어떤 말을 전해야 할지 잠시 생각하다가, 결국 두 가지만을 강조했다. 인사를 잘하라는 것, 그리고 돈을 멀리하라는 것이었다. 이 말은 새로 만든 조언이 아니다. 지금으로부터 30여 년 전, 내가 사무관이던 시절 같은 과에서 근무하셨던 한 선배 사무관께서 해주신 말씀이었다. 그때는 그 의미를 다 헤아리지 못했지만, 공직의 시간을 오래 지날수록 그 말은 점점 더 분명한 울림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그날, 나는 그 말씀을 그대로 후배들에게 전했다. 인사는 결국 사람을 남기는 일이고, 돈을 멀리하라는 말은 공직자의 판단을 흐리는 유혹과 거리를 두라는 경고였다. 공직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긴 항해이기에, 처음부터 방향을 잘 잡지 않으면 어느 순간 되돌아오기 어려운 곳으로 흘러가게 된다. 덧붙여 이런 이야기도 했다. 너무 경쟁하듯이 하나의 사다리만 오르려 하지 말고, 각자의 사닥다리를 각자의 속도로 차분히 오르기를 바란다고. 레드오션처럼 한 방향으로 몰려 달리다 보면, 사닥다리가 무너질 수도 있고 병목현상 속에서 누군가는 추락할 수도 있다. 성과와 평가
[인터뷰] 뮤지컬 '4번출구' 제작 김소정 대표...청소년 ‘삶의 선택지’ 제시
(조세금융신문=김영기 기자) “무대 위에서 가장 조용한 숨으로 깊은 소리를 만드는 오보에처럼, 이제는 소외된 아이들의 숨소리를 담아내는 무대를 만들고 싶습니다” 오보이스트에서 공연 제작자로 변신한 주식회사 스토리움의 김소정 대표가 뮤지컬 〈4번 출구〉를 통해 청소년 생명존중 메시지를 전한다. 2026년 청소년 생명존중 문화 확산 사업 작품으로 선정된 이번 뮤지컬은 김 대표가 연주자의 길을 잠시 멈추고 제작자로서 내딛는 첫 번째 공공 프로젝트다. 공연 제작자 김소정 스토리움 대표 인터뷰 내용을 통해 '4번출구'에 대해 들어봤다. ■ 완벽을 추구하던 연주자, ‘사람의 삶’에 질문을 던지다 김소정 대표는 오랫동안 클래식 무대에서 활동해온 오보이스트다. 예민한 악기인 오보에를 다루며 늘 완벽한 소리를 향해 자신을 조율해왔던 그는 어느 날 스스로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다. 김 대표는 “어느 순간 ‘나는 무엇을 위해 이 숨을 쏟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남았다”면서 “완벽한 소리를 위해 버텨온 시간이 누군가의 삶과 어떻게 닿아 있는지 생각하게 되면서 개인의 완성을 넘어 더 많은 사람과 만나는 무대를 꿈꾸게 됐다”고 제작사 ‘스토리움’의 설립 배경을 밝혔다. ■ 〈4(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