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달 20일 건설협회장을 비롯 현대·대우·대림·SK·삼성·GS건설 등 상위 6개 건설회사 대표들과 간담회 자리에서 담합 적발 업체들이 최대 2년 동안 ‘입찰 자격’이 제한하는 국가계약법은 바람직하지 않고 관계부처에 제도개선을 건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면죄부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특히 간담회에 참석했던 6개 건설사는 최근 2년 6개월 동안 담합 ‘최다 적발’ 건설사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노 공정위원장의 부적절한 발언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또 정의당 박원석 의원은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이 부당한 공동행위를 규제해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촉진함으로써 창의적인 기업 활동을 조장하고 소비자를 보호함과 아울러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을 도모해야 하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수장으로서 자신의 책무를 방기하는 발언이고, 사실상 부정당업자에 대해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며 노 공정위원장 해임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1일 발의하는 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번 결의안에는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 서기호 의원, 김제남 의원, 정진후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김현미 의원, 김기준 의원, 이미경 의원, 장하나 의원, 진선미 의원 등 9명의 의원이 찬성 의사를 밝혔다.
또 새정치민주연합 정무위원회 소속 민병두 의원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현대‧대우‧대림‧SK‧삼성‧GS건설 등 6개 회사는 최근 2년 6개월 동안 무려 30회 적발된 것으로 드러났다.
‘담합, 관련 매출액’은 무려 6조2,588억원에 달한다. 이들 6개사가 담합으로 인해 공정위로부터 부과받은 과징금의 합계는 2,814억원에 달했다.
현대건설, 대우건설, 대림산업은 2년 6개월 동안 모두 ‘6회’의 담합 적발율을 보였다. 담합 관련 매출액은 현대건설이 1조3800억원, 대우건설은 1조2300억원이고, 대림산업은 1조1200억원 규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민 의원은 “업체당 평균 5회이며, 업체당 연간 평균 2회 담합에 적발되고 있다”며 “‘담합의 왕’ 혹은 ‘담합 마피아’”라고 비난했다.
특히 이들 6개 건설사는 ‘4대강 담합’의 주역이지만 공정위는 2013년 감사원으로부터 4대강 관련 건설사들의 담합을 적발하고도 ‘은폐’하려 했고, 검찰고발은 하지 않고 과징금만 부과했으며, 과징금조차도 깍아줬다는 감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공정위는 2012년 6월 5일 ‘4대강 담합’ 건설사들 22개 조치 결과를 발표한다. 공정위 발표에 의하면, 4대강 담합 건설사들은 모두 19개였다. 이들은 <19개 건설사, 담합 협의체>를 구성했다. 그런데 이중에서 6월 20일 노대래 위원장과 만났던 6개 회사는 19개 담합 회사를 대표해 ‘4대강 담합, 운영위원회’를 맡았다.
4대강은 22조원이 넘는 국민세금이 들어간 국내 최대 토목사업으로. 19개 건설사는 ‘담합’을 통해 큰 이익을 누렸다.
그러나 공정위는 담합에 가담한 19개 건설사 중에서, 8개 업체에 한해서는 총합 1,115억원에 불과한 과징금을 부과했다. 나머지 업체에게는 시정명령과 경고가 전부였고, 검찰고발은 한 건도 없었다.
한편 공공입찰 참가자격 제한제도를 운용하는 조달청은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의 관련 제도 완화 의견에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의당 박원석 의원이 조달청에 노대래 공정위원장의 발언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담합은 국가계약법상 부정당업자에 대한 제재 사유 중에서 가장 무거운 위반행위 중 하나이다. 담합 관련 업자에 대한 제재를 완화 또는 면제하는 방안은 관계 부처간 심도있는 논의를 거쳐 신중히 결정할 사안”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국가계약법의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는 같은 질문에 대해 “공정위로부터 제도개선 요청을 아직 구제적으로 받은 바 없다. 공정위의 요청이 있으면 충분한 논의과정을 거쳐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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