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최일혁 기자)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최근 현대증권 임원들과 가진 첫 미팅에서 현대증권과 현대그룹 간의 거래 내용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며 “불공정한 거래는 모두 정리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그룹 내 알짜 계열사인 현대증권은 그동안 유동성 위기에 빠진 현대그룹 타 계열사들을 측면 지원해왔다. 윤종규 회장의 주문은 현대그룹과의 종속관계를 하루속히 청산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이에 따라 KB금융지주 품에 안긴 현대증권이 현대그룹과의 선긋기에 본격 착수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현대증권 남광주영업소에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남광주영업소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이 영업소가 입주한 5층 건물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모친 김문희 용문학원 이사장 소유이기 때문이다. 등기부등본을 살펴보면 김문희 이사장은 1995년에 이 빌딩을 사들였다. 건물관리도 용문학원이 맡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남광주영업소는 1999년부터 햇수로는 18년째 이 건물 1층(약 396㎡)에 입주해있는데,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이 영업소의 존재 가치다. 남광주영업소는 2014년 9월 영업점 통폐합이 단행됐을 당시 6개 영업소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영업소다. 언뜻 보면 그만큼 중요한 영업소인 것처럼 생각된다.
그러나 남광주영업소를 드나드는 고객은 하루 평균 수십 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일단 위치부터가 광주 도심에서 많이 벗어나있다. 도보로 3분 거리에 광주지하철 1호선 학동·증심사입구 역이 있지만 무등산 인근 주거지역이어서 유동인구가 많은 편이라고 할 수 없는 곳이다.
내부시설도 열악하다. 시세 전광판도 없으며 주식거래용 컴퓨터 몇 대만 비치돼 있다는 전언이다. 온라인·모바일 주식거래가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대부분 증권사들이 적자를 감수하면서 보여주기 식으로 지점들을 운영하고 있다곤 하지만 남광주영업소는 그야말로 존재 이유를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남광주영업소는 5년여 전쯤 지점에서 영업소로 격하됐다. 그만큼 중요도가 떨어진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현대증권은 홈페이지에서는 남광주영업소를 지점으로 소개하며 명맥을 유지시키고 있다.
이런 까닭으로 일각에서는 현대증권 남광주영업소가 오랜 기간 사무실을 임차함으로써 공실을 방지하고 빌딩주인 김문희 이사장에게 꼬박꼬박 임대료를 챙겨주기 위한 목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 어린 눈초리를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의혹은 조만간 해소될 전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 오너일가와 관련된 사안인 만큼 현대증권에서 확실하게 문제 정리에 나설 것”이라며 “KB투자증권과의 지점 통폐합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폐쇄 쪽으로 가닥이 잡힐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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