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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수은 C등급 ‘뒷북’ 강등…'성과급 잔치' 제동

(조세금융신문=하지연 기자) 구조조정 기업인 대우조선해양의 부실을 키운 혐의를 받고 있는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금융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C등급을 받았다. 그러나 1년 전만해도 산업은행에 A등급을 준 평가단이 이제서야 국책은행의 역할을 제대로 못했다며 강등한 것을 두고 뒷북 행정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평가단은 산은에게 2011S등급, 2012~2014년에는 연속 A등급을 줬으며, 수은에도 2011~2012S등급, 2013년에 A등급을 줬다. 이 기간 동안 산은과 수은의 기관장들은 억대 성과급 잔치를 벌여왔으나, 이 기간에 산은과 수은은 부실기업에 대규모 자금 수혈만 했을 뿐 구조조정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평가단은 이번 평가에서야 비로소 산은과 수은에게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성과가 미흡하며 자회사 관리가 부실하다는 책임을 물려 뒤늦게 이들을 모두 C등급으로 강등했다. 감사원은 지난 15일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대우조선해양의 부실요인 중 하나로 산은의 경영관리 소홀을 꼽았다. 7조원대의 자금이 투입된 대우조선해양의 부채비율은 7300%에 이른다.

 

금융위원회는 5개 금융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를 통해 위와 같은 사실을 30일 밝혔다. 평가는 민간위원으로 구성된 경영예산심의회와 경영평가위원회가 맡았으며 실적보고실사서면질의 등을 통해 실시했다. 평가 결과 S에서 AE까지 6개 등급이 매겨지며, 평가에 따라 성과급을 차등 지급한다.

 

산업은행의 평가 등급은 1년 만에 A등급에서 C등급으로 두 단계 떨어졌다. 수출입은행은 B등급에서 C등급으로 내려왔다.

 

금융위는 산은과 수은이 일자리 창출기업 지원, 창조경제 지원 등 정책금융 지원 실적은 양호하지만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경영 정상화 지원과 조선·해운 등 취약산업지원 노력 등의 주요 정책 실적이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경영평가에서 S등급을 받은 기관장은 연봉의 120%, 직원은 월봉의 200%를 성과급으로 받는다. C등급을 받은 기관장은 연봉의 30%, 직원은 월봉의 110%를 성과급으로 받게된다.

 

C등급을 받은 산은·수은 임직원 성과급이 지난번에 비해 크게 줄지만, 국책은행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해 혈세 투입을 초래한 임직원이 성과급을 받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번 경영평가에 따라 홍기택 전 산은 회장과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은 전년도 기본급의 30%5,530만여원, 5,740만원 정도의 성과급을 받을 수 있다. 직원들도 평균 400만원 이상의 성과급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는 산은·수은이 전면적인 조직·인력 진단을 받아 근본적인 쇄신안을 마련해 이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평가단은 내년 경영평가 때 산은·수은 쇄신안에 대한 적절성과 이행 여부를 평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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