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29 (목)

  • 맑음동두천 -7.9℃
  • 맑음강릉 -2.8℃
  • 맑음서울 -5.4℃
  • 맑음대전 -4.8℃
  • 맑음대구 -2.0℃
  • 맑음울산 -2.2℃
  • 맑음광주 -3.6℃
  • 맑음부산 -0.9℃
  • 맑음고창 -5.7℃
  • 맑음제주 2.4℃
  • 맑음강화 -6.7℃
  • 맑음보은 -7.2℃
  • 맑음금산 -7.6℃
  • 맑음강진군 -2.8℃
  • 맑음경주시 -2.3℃
  • 맑음거제 0.5℃
기상청 제공

사회

[데스크 칼럼]‘김영란법’ 정답은 없는가? 유권해석 놓고 의견 분분

(조세금융신문=양학섭 편집인) 공직기강을 바로잡고 우리사회에 뿌리 깊게 박혀있는 부정·부패를 없애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일명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시행 된지 한 달이 조금 지났다. 그러나 법령해석에 대한 유권해석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여 곳곳에 혼란스러운 모습이 역력하다.


이 법은 그동안 우리사회에 ‘관행’으로 용인되어 왔던 수많은 부정청탁을 바로잡자는 취지에서 2012년 김영란 국민권익위원장이 입법 발의했다. 결정적 계기가 된 것은 2011년 ‘벤츠검사’사건이다. 대법원은 지난해 내연의 관계였던 여검사와 변호사간의 벤츠 등 거액의 금품수수가 ‘선물’일 뿐 ‘대가성’은 없어 보인다고 최종 무죄 판결했다. 권익위에서는 이 사건을 김영란법에 적용한다면 3년 이하의 징역에 해당한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결국 김영란법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지난 9월 28일 0시를 기해 발효됐다. 이 법이 시행되면 사람들 간의 ‘정’이 메말라 삭막한 세상이 될 거라며 많은 사람들이 우려했다. 그러나 지난 우리의 과거는 어땠는가. 일명 ‘금수저’ 그룹들이 쌓은 부(富)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그들이 쌓은 부(富) 대부분은 각종 편법과 청탁을 통해 자기 잇속을 챙겼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그래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온갖 편법과 부패가 난무한 후진국 일수록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법률이 발효되는 첫날, 관련업계에는 정적이 흘렀다. 자칫 섣불리 움직였다가 재수 없이 시범케이스로 걸려들 수 있다는 시각이 팽배했기 때문이다. 결국 곳곳의 지뢰밭을 남들이 지나간 길로만 따라가겠다는 심산인 것으로 해석된다.


기업이나 공공기관 대관업무 담당자들의 행동반경도 많이 좁아졌다. 요즘은 법인카드로 흐드러지게 접대 술을 마시는 일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또 골프회원권도 쓸 수가 없어 관련부서에 반납하는 추세라고 한다. 식당의 계산대에도 자기 밥값을 계산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서는 웃지 못 할 진풍경도 연출됐다. 특히 장례식장 입구까지 즐비하게 내걸렸던 조화들이 확연히 줄어든 것만 봐도 분위를 감지할 수 있다.


법 시행 한 달이 지났지만 당사자들은 권익위의 답변 분석과 법률 시행령 해석에 분주한 모습이다. 그러나 뚜렷한 정답이 없어 당분간은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정부에서도 혼란을 인정한 상황에서 권익위는 TF팀을 구성해 분야별로 Q&A를 내놓고 있으나 역부족이다. 또한 권익위에 유권해석을 받으려는 질의가 폭주, 감당하기가 힘들 정도로 쌓여있다고 한다.


반면 일반 국민들은 ‘공정한 나라’를 만드는 법이라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실제 김영란법을 정확히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겨우 ‘3·5·10만원’ 정도만 알고 있는 정도다. 앞으로 이 법이 정착되기 위해서는 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후속 시행령과 법원의 다양한 판례가 나와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권익위와 법원의 판단이 다를 수 있어 상당한 혼란도 예상된다. 그러나 이 길이 선진국(청렴사회)으로 가는 길 임에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일명 ‘속성료’라는 것이 있었다. 뒤로 금품이 건내지면 밀렸던 행정업무가 일사천리로 처리되는 참으로 편리한 나라였다. 원래 김영란 교수는 “공무원들이 거절하기 곤란한 것을 해결해주기 위해 ‘거절할 수 있는 법’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동안 우리는 학연, 지연, 혈연 등의 어떤 연결고리가 없으면 결코 성공할 수 없는 사회였다. 오죽했으면 요즘은 ‘개천에서는 용이 나올 수 없다’고들 하겠는가. 그만큼 우리나라가 혼탁해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아무리 정직한 사람도 금품(돈)의 유혹에는 장사가 없다. 한번 빠지면 빠져나올 수 없는 마약과도 같은 것이 바로 돈이다. 김영란법을 통해 우리사회에 뿌리 깊게 박힌 부정청탁과 금품수수를 한꺼번에 뿌리 뽑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청렴사회로 나아가는 시발점의 역할은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다. 최소한 돈과 인맥이 없다고 사회에서 따돌림 당하는 세상을 후손들에게 남겨줘서야 되겠는가.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문가 코너

더보기



[데스크 칼럼] 국세청 개혁, 이제는 ‘행정 과제’가 아니라 ‘국정 과제’다
(조세금융신문=양학섭 편집국장) 국세청이 개청 60주년을 맞아 26일 대대적인 세정 개혁을 선언했다. 체납관리 혁신, 반사회적 탈세 근절, AI 대전환, 국세외수입 통합징수. 하나같이 국세청 내부 차원의 개선을 넘어, 정무·정책 판단 없이는 실행될 수 없는 과제들이다. 이번 선언을 더 이상 국세청의 ‘업무계획’으로만 볼 수 없는 이유다. 이번 회의에서 임광현 국세청장이 반복해서 강조한 키워드는 분명했다. “현장에서 시작해야 한다”, “국세청은 징수기관이 아니라 동반자여야 한다”, “적극행정으로 국민 목소리에 바로 답해야 한다”, “성실납세자가 손해 보지 않는 세정이 조세정의의 출발점이다”, “AI 전환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국세행정을 만들겠다.” 이는 수사가 아니라, 국세청의 정체성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문제는 이 선언이 국세청 내부 결의로 끝나느냐, 국정 운영 원칙으로 격상되느냐다. 지금 국세행정은 단순한 징수 행정의 문제가 아니다. 자본시장 신뢰, 부동산 안정, 조세 형평, 국가 재정 건전성, 민생 회복까지 모두 관통한다. 국세청이 아무리 강한 의지를 가져도, 정치·정책 라인이 뒷받침하지 않으면 번번이 중간에서 멈춰왔던 영역이다. 역외탈
[초대석] 정재열 관세사회장 "마약· 특송·외화 밀반출 등 국경관리...관세사가 앞장"
(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1976년 관세사 제도가 처음 생길 때 우리나라 수출액이 80억 달러였습니다. 지금은 1조 3,000억 달러를 넘보는 세계 10위권 무역 강국이 됐죠. 지난 50년이 우리 존재를 증명한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50년은 국가 무역 안전망의 ‘재설계’ 기간이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 경제의 심장부, 강남. 빌딩 숲 사이로 겨울바람이 매섭게 몰아치던 날, 기자는 한국관세사회 회장실을 찾았다. 문을 여는 순간, 바깥의 냉기와는 대조적으로 따뜻한 온기가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지독한 독감으로 고생했다는 소식이 무색할 만큼, 정재열 회장은 밝은 미소로 기자를 맞이했다. 그 미소 뒤에는 창립 50주년이라는 거대한 역사의 변곡점을 지나온 수장으로서의 고뇌와 확신이 함께 담겨 있었다. 마주 앉은 그는 차 한 잔을 건네며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 경제와 궤를 같이해 온 한국관세사회의 발자취를 차분히 되짚었다. 그의 시선은 과거의 성과에 머물지 않았다. ‘새로운 100년’을 향한 다짐 속에서, 혁신을 향한 굳건한 의지는 또렷이 전해졌고, 그 울림은 강남의 차가운 겨울 공기마저 녹이기에 충분했다. 80억 달러 수출국에서 1.3조 달러 무역 강국으로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