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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전문가 칼럼] 우산장수와 짚신장수, 그리고 자산배분

 

옛날에 우산장수와 짚신장수 아들을 둔 어머니가 있었다. 이 어머니는 날이면 날마다 걱정이 끊이질 않았다.

 

해가 떠서 맑은 날에는 우산장수인 큰아들의 장사가 안 될까봐 걱정했고, 비가 와서 흐린 날에는 짚신장수인 작은아들의 장사가 안 될까봐 걱정했다. 해가 뜨나 비가 오나 늘 아들들 걱정에 한숨이 절로 나왔다. 하지만 지나가던 사람이 전혀 걱정할 것 없다며 한마디 했다.


“맑은 날에는 짚신이 잘 팔려 작은아들이 좋고 흐린 날에는 우산이 잘 팔려 큰아들이 좋으니, 맑은 날도 흐린 날도 모두 좋은 것이다.”

 

이후 어머니의 걱정은 말끔히 사라졌다. 사실 긍정적인 사고방식과 다양한 사고훈련을 강조한 우리의 전래동화지만, 자산배분의 개념과 효과를 이해하는 데도 더없이 좋은 이야기다. 어머니의 입장에서 보면 결과적으로 매우 훌륭한 자산배분을 통해 꽤 효과적인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셈이 된다.

 

만약 어머니가 두 아들에게서 용돈을 받는다 치면 흐린 날에는 우산장수인 큰아들에게서 용돈을 받을 수 있고, 맑은 날에는 짚신장수인 작은아들에게서 용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흐린 날이든 맑은 날이든 1년 365일 언제나 용돈을 받을 수 있는 셈이 된다.

 

하지만 며느리, 즉 두 아들의 부인 입장에서 보면 상황이 달라진다. 우산장수의 부인은 흐린 날에는 좋지만 맑은 날에는 생활비 걱정을 해야 하고, 반대로 짚신장수의 부인은 맑은 날은 좋지만 흐린 날에는 역시 생활비 걱정을 해야 할 것이다. 어머니는 효과적인 자산배분을 통해 더욱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반면, 두 며느리는 자산배분이 이루어지지 않음으로써 매우 불안정한 수익을 거두고 있는 셈이다.

 

우산장수와 짚신장수라는 매우 상반된 개별자산을 잘 혼합해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어머니의 자산배분이 빛을 발하는 전래동화다. 자산배분은 자산관리의 시작이자 마지막이다. 그만큼 중요하고 장점도 많다. 몇 가지 장점을 알아보자.

 

① 가장 큰 장점은 위험을 적절히 분산함으로써 안정적인 수익창출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앞서 살폈던 전래동화에서 우산장수와 짚신장수는 매우 위험한 개별 자산이다. 흐린 날에는 우산장수라는 자산에서는 수익이 발생하지만, 짚신장수라는 자산에서는 손실이 발생한다. 맑은 날에는 반대다. 하지만 두 자산을 적절히 섞어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면 손실위험을 줄이면서도 날씨와 상관없이 수익을 낼 수 있다. 여러 자산이 합쳐질 경우 개별자산이 서로의 위험을 상쇄하면서 전체적으로 손실위험이 감소하는 분산효과가 발생하는 것이다. 그래서 개별자산의 위험과는 별개로 포트폴리오 전체적으로는 보다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게 된다.

 

② 자산배분은 포트폴리오에 합리적인 수준의, 그리고 성장에 필요한 리스크를 제공한다.

리스크의 어원은 ‘감히 도전한다’라는 의미의 초기 이탈리아어 ‘risicare’에서 시작되었다 하기도 하고, 아랍어로 ‘생활비를 벌다’라는 뜻에서 왔다고도 한다. 그 어디에도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위험이란 의미는 없다.

 

어원이야 어떻든 둘을 잘 조합하면 ‘생활비를 벌기 위해서는 감히 도전해야 한다’라는 말을 얻을 수 있다. 결국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위험을 무릅쓰는 도전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 위험을 무릅쓰는데 있어 자산배분은 이를 조정하고 최소화시켜 준다. 생활비 벌려다 생활비 날리는 것을 막아주는 것이 자산배분이다. 굳이 위험을 무릅써야 하는 이유는 위험이 자산의 증식을 가능케 하기 때문이다.

 

위험 없이는 수익도 없다. 독일의 화학자 리비히(J.F. Liebig)는 식물의 성장에 있어 ‘최소량의 법칙’을 발견했다. 식물성장에 필요한 여러 영양분 중 다른 모든 것이 아무리 많이 공급돼도 최소량으로 주어지는 하나의 영양분에 의해서 그 성장이 제한된다는 것이다.

 

식물성장을 촉진하려면 최소량으로 주어진 영양분을 더 공급하면 된다. 이를 자산배분에 적용해 보면 자산은 주어진 위험만큼만 성장한다. 안전자산이라는 영양분은 충분한데 위험자산이라는 영양분이 빠지면 전체 자산의 성장은 더디게 이루어진다. 자산배분은 이 같은 구조에 합리적으로 위험을 공급해 자산의 성장을 빠르게 한다.

 

③ 우리는 평생 소비해야 한다.
노벨상을 수상한 미국의 경제학자 프리드먼(M. Friedman)은 개인의 소비는 생애 전 기간에 걸쳐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소득에 따라 결정된다고 주장했다. 이 가설에 따르면 소득이 줄어드는 노후에도 소비성향은 크게 줄지 않고 이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소비가 이루어진다고 한다.

 

현금유입이 없는 노후에도 현금유출은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으려면 결국 현재의 부 중 일부는 미래를 위해 남겨놓아야 가능한 일이다. 지금의 부가 현재를 살아가는 나와 미래를 살아갈 나와의 공동소유란 뜻이고 이를 위해서는 자산배분을 통해서 은퇴 이전의 부를 은퇴 이후로 이연시켜 놔야 한다는 뜻이다.

 

서동필
•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수석연구원
• CFA(국제공인재무분석사), 금융투자분석사
• 조선일보 금융주치의, YTN, SBS ESPN 패널 출연 등
• 저서 <서드에이지 생활설계하기>, <괜찮다 중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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