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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너머 반대편까지 이르는 길은 크게 두 개다. 산을 빙 둘러 우회해서 가는 길과 산을 넘어 질러가는 지름길이다. 우회 해서 가는 길은 시간은 비록 오래 걸리지만 비교적 평탄하고 위험하지 않다.

 

반면 지름길은 말 그대로 질러서 가는 길이기 때문에 통상 목적지까지 더 빨리 도착하지만 대부분의 길은 험난하고 위험하다. 목적지까지 최대한 빨리 가려고 하는 길이다 보니 계곡을 가로지르기도 하고 절벽을 아슬아슬하게 비켜가기도 한다.

 

옛날 같으면 호랑이, 늑대 같은 무서운 산짐승을 상대해야만 하는 길이 지름길이다. 이처럼 무섭고 험난함에도 불구하고 굳이 지름길을 이용하는 이유는 딱 하나 다. 늦게 출발했기 때문이다. 이유야 어떻든 간에 지체된 시간을 만회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위험과 힘겨움을 무릅쓰고 서라도 지름길을 이용하게 된다. 그렇지 않다면 굳이 목숨까지 담보하며 험난한 지름길을 이용할 이유는 없다.

 

100세 시대 멀고 먼 노후준비
100세 시대라고 해서 여기저기서 노후준비를 강조한다. 노후를 준비하는 방법도 크게 보면 두 가지다. 조금 시간은 걸리겠지만 정석대로 가는 길과 부족한 시간을 메우기 위해 지름길과 같은 다소 변칙적인 길, 두 가지다.

 

정석의 길은 은퇴 준비라는 목적지를 향해 미리부터 출발해 한 걸음 한 걸음씩 차근차근 전진해 가는 길이다.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확실하고 안전하게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다. 반면 지름길은 말이 좋아 지름길이지 사실은 시간에 쫓겨 어쩔 수 없이 그 길에 들어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용케 지름길을 이용해 산 너머, 노후준비라는 목적지에 도착하면 다행이지만, 지름길의 특성상 중간에 불의의 사고를 당할 수도 있고 산을 넘기 전에 해가 져 미처 산 너머에 도착하지 못할 수도 있다.


사실 노후준비와 현재 노인들의 삶과 관련한 이런저런 통계치를 보면 다소 변칙적인 지름길을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많다. 통계치마다 다르긴 하지만, 현재 노후준비를 하고 있지 않다는 사람의 비율이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70%까지도 나온다.

 

그렇게 젊은 시절 노후준비는 생각도 못하다가 은퇴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부랴부랴 준비하는 경우가 지름길을 이용하려는 경우다.

 

그러다 보니 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노후를 맞게 되는 경우가 많다. 혹은 고수익을 노리고 위험이 높은 상품에 투자해 손실을 보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나라 노인 2명 중 1명은 빈곤층일 정도로 노인 빈곤율이 그렇게 높고, 부족한 노후준비를 만회하기 위해 70세가 넘어서 까지도 일을 놓지 못한다. 경제활동을 완전히 그만두는 실질 적인 은퇴연령이 70세가 넘는 나라는 멕시코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노후대비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도착하는 데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일찍 출발’하는 것이다. 일찍 출발해서 좋은 길만 골라 가면 그만이다. ‘산 너머 노후준비’라는 목적지에 도달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역시 일찍 출발, 즉 일찍 시작하는 것이다. 각종 연금을 봇짐에 든든하게 챙겨 넣고 한 걸음 한 걸음씩 우직하게 걸어가는 것이 결국 노후준비의 첩경이다.

 

노후자금 1억원을 모은다고 했을 때 경제활동을 시작하자마자 30 년 동안 모으려면 연 이율 2%로 가정할 때 매년 242만원이면 1억원을 모을 수 있다. 매월 20만원 가량 저축하면 된다.


그렇지 않고 은퇴를 앞두고 10년 안에 모으려면 얼마가 필요할까? 기간이 1/3로 줄었으니까, 저축은 242만원의 3배 정도를 하면 가능할까? 그렇지 않다. 매년 896만원을 저축해야 모을 수 있다. 시간이 쌓이면서 발생하는 복리효과 때문이 다. 1억원 가운데 원금만 따지면 30년 동안 투자한 원금은 7260만원이지만, 10년 동안 투자한 원금은 8960만원에 달한 다. 1억원이라는 똑같은 금액을 모으는 것이지만 시간차이 때문에 투자해야 하는 원금의 규모가 달라지는 것이다.

 

은퇴 직전이라고 해서 없던 돈이 새로 생기는 것도 아니고 상황은 젊은 시절보다 오히려 더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런데 막상 투자해야 하는 원금은 오히려 더 많다. 결국 어려울수록 일찍 시작하는 것이 보다 쉽게 노후를 준비할 수 있는 방법이다.


노후준비 연금이 유리해
그리고 이왕이면 목돈 형태로 노후준비를 하는 것보다 연금을 통해 준비하는 것이 보다 유리할 수 있다. 연금준비를 시작하면서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이라는 보따리를 챙기고 가면서 조금씩 조금씩 보따리를 채워나가는 것이 노후준비의 정석이다. 목돈으로 노후자금을 준비할 경우 노후가 되면 이를 조금씩 허물어 써야 하는데, 본인이 언제까지 살 지 모르는 상황에서 여간 불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노후자금이 계속 줄어드는 것을 마음 편히 보고 있을 사람은 별로 없다. 하지만 연금은 다르다. 원금이란 개념 자체가 없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일정한 금액을 내어 줄 뿐 원금이 깨지는 것은 아니다. 특히나 국민연금은 평생 보장이 되는 것이어서 연금이 끊길 걱정도 없다. 일부 개인연금도 평생토록 받을 수 있어서 일반 목돈에 비해 노후자금이 바닥날 일이 없다.

 

노후준비는 가능한 일찍 연금을 중심으로 시작하고, 의료비 같은 긴급 상황에 대비한 비상금을 조금만 더 모은다면 완벽한 노후준비가 될 수 있다. 늦게 출발해서 지름 길을 찾아 가려다 중도에 해가 져서 길을 잃을 수 있다. 노후준비의 가장 확실한 지름길은 딱 하나다.

 

해 뜰 때부터 일찍 시작해서 저녁 해질 녘까지 쉼 없이 꾸준히 걸어야 하는 길이다. 30년 동안 길을 가는 것은 조금 지루할 수 있지만 은퇴를 앞두고 10년 만에 가는 길보다는 훨씬 안전할뿐더러 힘도 훨씬 안 든다.

 

[프로필] 서 동 필
•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수석연구원

• CFA(국제공인재무분석사), 금융투자분석사

• 조선일보 금융주치의, YTN, SBS ESPN 패널 출연 등

• 저서 「서드에이지 생활설계하기」, 「괜찮다 중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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