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13 (토)

  • 흐림동두천 0.5℃
  • 구름많음강릉 1.2℃
  • 흐림서울 3.7℃
  • 구름많음대전 4.0℃
  • 구름많음대구 1.3℃
  • 흐림울산 3.2℃
  • 맑음광주 4.5℃
  • 구름많음부산 5.8℃
  • 구름조금고창 2.7℃
  • 맑음제주 11.2℃
  • 구름많음강화 0.8℃
  • 흐림보은 3.3℃
  • 맑음금산 -1.1℃
  • 맑음강진군 6.0℃
  • 구름많음경주시 1.1℃
  • 구름많음거제 4.3℃
기상청 제공

정책

지방선거 공약, 포용적 금융 ‘올인’ …“금융의 도구화” 지적도

카드수수료 인하, 최고금리 인하 등…금융산업 자체 발전 방안은 '미비'

(조세금융신문=이기욱 기자) 6월 지방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각 당의 금융 관련 공약이 서민 금융부담 완화와 중소·혁신기업 성장을 위한 금융의 역할에 집중했지만 금융산업 자체의 발전을 위한 부분은 소홀하다는 지적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6.13 지방선거 10대공약’ 중 금융관련 공약이 포함된 부분은 크게 ▲일자리 중심 혁신 성장 ▲모두가 희망찬 민생경제 ▲상생하는 공정경제 ▲소비자 우선의 포용적 금융 실현 ▲혁신성장 8대 선도 산업 육성 등이 있다.

 

우선 더민주는 재정지원 확대와 인프라 조성을 통해 기술혁신형 창업 활성화를 이루겠다고 밝혔다. 1조8000억원의 벤처펀드를 조성하고 청년창업, 4차산업혁명 등 분야에 집중투자하기 위해 10조원 규모의 혁신모험펀드 단계적 조성할 방침이다.

 

또한 혁신기업에 대한 20조원 규모의연계대출 프로그램을 만들고 기술금융 등에 필요한 인프라를 마련할 예정이다. 동시에 중소기업을 위한 정책자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약속어음도 단계적으로 폐지할 것이라고 공약했다.

 

포용적금융과 관련해서는 온라인 영세소상공인의 카드수수료를 크게 낮추고 새로운 결제시스템을 도입해 결제수수료 제로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법정 최고금도 현 24%에서 20%로 단계적으로 인하하고 소멸시효 완성채권 추심·매각 금지도 법제화할 방침이다.

 

제 1야당인 자유한국당 역시 유사한 공약들을 내놨다. 자한당은 ‘6.13지방선거 10대 핵심공약’을 통해 ▲가계부담, 금융부담 줄이기 ▲자영업자·소상공인 기살리기 등의 정책을 소개했다.

 

우선 자한당은 기존 5000만원이었던 예금자 보호한도를 7000만원으로 확대하고 중도상환 수수료를 인하하겠다고 공약했다. 또한 골목상권 활력 회복을 위해 영세‧중소가맹점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도 추진할 방침이다. 연 매출 3억원 이하 영세가맹점의 경우 현행 0.8%에서 0.5%로 낮추고 3억원 이상 5억원 이하 중소가맹점은 1.3%에서 1%로 인하할 예정이다.

 

바른미래당 공약 역시 포용적금융 중심의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영세 소상공인 금융 지원 확대 및 재기 지원을 위해 금리와 보증료를 인하하는 상생대출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회생·파산 위기에 처한 영세 자영업자에 대한 법률구조사업을 활성화해 소상공인의 자활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서민·청년 친화적으로 대출심사와 신용등급 체계를 개편하고 서민과 청년·대학생 맞춤형 종합 금융지원 및 신용구제를 확대할 방침이다. 고액예금자에게만 제공되던 종합금융컨설팅서비스를 금융취약계층인 청년과 서민에게도 제공하는 ‘청년·서민 금융PB센터 구축’도 바른미래당의 주요공약 중 하나다.

 

이처럼 주요 정당들의 공약이 포용적 금융에 집중되는 모습을 보이자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아쉬움을 토로하는 목소리들이 새나오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사실 지난 대선 공약들과 크게 차이점이 느껴지지 않는다”며 “많은 규제로 인해 업계의 영업환경이 제한된 만큼 금융업계 자체의 성장을 위한 공약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다보니 서민지향적인 공약이 주를 이루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 카드업계 종사자 역시 “지난해 카드업계는 카드론 규제와 수수료 정책 등으로 인해 극심한 실적부진을 겪었다”며 “카드수수료 인하 조치가 추가로 시행된다면 더욱 힘들어 질 것”이라고 불만을 표했다.

 

그는 “서민들을 위한 정책도 중요하지만 카드업계를 위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해 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현재 주요 정당의 공약 중 금융업계 자체의 개혁, 발전을 위한 공약은 거의 전무한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이 핀테크 산업을 ‘혁신성장 8대 선도 산업 육성’ 공약에 포함시킨 정도가 전부다. 과거와 마찬가지로 금융권이 다른 정책이 도구로 전락하고 있다는 비판들이 나오는 배경이다.

 

윤창현 서울시립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금융발전에 대한 중요성은 모두가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그 것을 써먹으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며 “모험자본 형성 등으로 벤처·혁신 기업을 키우는 것도 금융권의 중요한 역할이지만 금융업계 자체의 수익성과 건전성을 개선하고 투자여력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수료 등의 서비스 이용료를 인하하는 것이 당장에는 좋아보일지 몰라도 이러한 흐름이 지속되다보면 금융사의 발전이 정체되고 양질의 서비스 공급이 끊기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결국 피해는 다시 고객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금융산업을 위한 공약들이 투표권자들의 눈에 잘 띠지 않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와 별개로 선거 공약을 포함, 정책을 운영할 때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낚시와 K-관세행정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어린 시절, 여름이면 시골 도랑은 나에게 최고의 놀이터였다. 맨발로 물살을 가르며 미꾸라지와 붕어를 잡던 기억은 지금도 선명하다. 허름한 양동이에 물고기를 담아 집에 가져가면 어머니는 늘 “고생했다”라며 따뜻한 잡탕을 끓여주셨다. 돌과 수초가 얽힌 물속을 들여다보며 ‘물고기가 머무는 자리’를 찾던 그 경험은 훗날 관세행정을 바라보는 나의 태도에 자연스레 스며들었다. 성인이 되어서도 물가에서는 마음이 늘 편안했다. 장인어른께서 선물해 주신 낚싯대를 들고 개천을 찾으며 업무의 무게를 내려놓곤 했다. 그러나 아이가 태어나면서 낚시와는 자연스레 멀어졌고, 다시 낚싯대를 잡기까지 20년이 흘렀다. 놀랍게도 다시 시작하자 시간의 공백은 금세 사라졌다. 물가의 고요함은 여전히 나를 비워내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되었다. 낚시는 계절을 타지 않는다. 영하의 겨울에도 두툼한 외투를 챙겨 입고 손난로를 넣은 채 저수지로 향한다. 찬바람이 스쳐도 찌가 흔들리는 순간 마음은 고요해진다. 몇 해 전에는 붕어 낚시에서 나아가 워킹 배스 낚시를 시작했다. 장비도 간편하고 운동 효과도 좋아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걸어 다니며 포인트를 찾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