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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13 (금)


[전문가칼럼]③‘답정너’ 회의는 그만! 이젠 P-A-R-T 회의법이 대세!

기업문화 패러다임의 변화(3) : 강요에서 존중으로

<전편에 이어>

 

(조세금융신문=김철영 사람과 사람 사이 대표) 우리들의 전형적인 회의 모습

고 대리는 하루하루가 괴롭기만 했다. 김 부장이 매주 소집하는 회의 때문이다. 회의의 주제는 새로운 영업 아이템 개발과 판로 개척에 대한 아이디어를 마련하는 것.

 

하지만 고 대리는 회의를 거듭할수록 회의에 대한 회의감이 들었다. 참신한 아이디어를 낼 때마다 김 부장의 반대에 부딪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김 부장은 아이디어를 내지 않는다고 팀원들에게 불같이 화를 낸다.

 

김 부장의 성화에도 불구하고 회의실엔 침묵만 흐른다. 팀원들은 아이디어를 제시해봐야 면박만 당할 걸 알기에 입을 다문다. 결국 회의의 결론은 이미 몇 년 전에 우려먹었던 아이디어를 채택하는 뻔한 결론으로 마무리되었다.

 

고 대리는 회의 중간에 문득 회의실 벽에 걸린 “소통하는 우리 조직”이라는 액자를 봤다. 순간 그의 얼굴에 쓴웃음이 지나갔다.

 

답은 이미 정해졌어. 너는 대답만 해!

우리의 회의 문화를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위와 같은 뜻의 ‘답정너’가 아닐까? 2017년 대한상공회의소는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우리의 회의 문화에 대한 실태를 조사했다1).

 

1) 대한상공회의소, 국내기업의 회의문화 실태와 개선해법(2017.2)

 

이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회의 문화에 대한 직장인들의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고작 45점. 이런 점수를 받게 된 일등공신은 김 부장과 같은 ‘답정너 상사’였다.

 

회의의 여러 가지 문제점 중에서 ‘답정너 상사’를 뽑은 비율이 74%에 달해 영광의(?) 1위를 차지한 것이다. 상사들은 과거의 성공 경험에서 비롯된 자기 확신에 빠져 부하직원들도 여기에 동조해 주기를 원한다. 부하 직원들은 어떤 결론이 날지 뻔히 알기에 자기 생각의 30%도 말하지 않는다. 이것이 우리 회의 문화의 현실이다.

 

이번 칼럼에서는 이런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간단하면서도 강력한 회의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바로 ‘P-A-R-T 회의법’이다. 이는 빠른 시간 안에 핵심 결론을 도출할 수 있는 심플하면서도 강력한 회의기법이다.

 

P-A-R-T는 회의의 ‘참석자’를 뜻하는 Participant, 회의의 ‘의제’ 또는 ‘회의가 소집된 목적’을 의미하는 Agenda, 회의에서 나온 모든 아이디어를 ‘존중’한다는 의미의 Respect, 그리고 ‘정해진 시간’을 의미하는 Time의 앞 글자들을 따온 말이다. 아래에서 각 요소들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살펴보기로 한다.

 

1. Participant(회의 참석자)

: 핵심적인 관련자만 참석시킨다.

회의의 성과가 회의 참석자의 수와 비례하는 건 결코 아니다. 오히려 참석자의 숫자가 적을수록 밀도 높은 회의를 진행할 수 있다. 대부분의 조직에서는 회의 의제와 조금이라도 관련 있는 사람은 무조건 불러모으는 “일단 모여”식의 회의를 진행한다.

 

이런 방식은 전적으로 회의를 주관하는 부서의 편의를 위한 것이거나 추후에 발생하게 될지 모를 책임에서 벗어나기 위한 사전 포석,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일단 모여” 방식의 회의는 밀도 높은 논의를 불가능하게 만들 뿐 아니라 자칫하면 서로 일을 떠넘기려는 핑퐁 회의로 변질되기 쉽다.

 

그러므로 핵심 관련자만 회의에 참석시켜야 한다. 회의에서 다루려고 하는 문제와 직접적인 관련을 가지는 핵심 인력만 모으는 것이다. 그렇다면 몇 명 정도가 적당한 걸까?

 

사안에 따라서 다르긴 하겠지만, 일본의 회의 전문이자 ‘회의의 기술’을 쓴 나가타 도요시는 2~3명으로 구성된 핵심 인원이 모였을 때 가장 생산적인 회의가 이뤄진다고 한다. 그가 말하는 이상적인 회의의 모습은 2~3명의 핵심인원이 화이트보드 앞에 서서 15분 정도 짧게 하는 ‘작은회의’이다. 화이트보드에다 다이어그램 등으로 회의 결과를 간략하게 정리하고 이를 스마트폰으로 찍어서 공유한다.

 

말 그대로 간결하면서도 핵심적인 논의를 할 수 있는 회의의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이렇게 간략하게 회의를 하고 난 이후에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거나 아이디어가 더 필요한 경우에만 참석자를 확대하는 회의를 소집하도록 한다.

 

2. Agenda(회의의 의제 또는 안건)

: 최대한 구체적으로 정한다.

앞서 소개한 ‘작은 회의’는 최소 인원이 최소의 시간을 들여 밀도 있는 논의를 하기 위한 회의 방법이다. 이런 회의를 하기 위해서는 안건 역시 핵심적이고 구체적이어야 한다.

 

회의 진행에 앞서 리더의 가장 큰 역할은 의제를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정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리더는 단순히 담당자에게 의견을 물어보기만 하면 될 문제와 회의로 결정해야 할 문제를 구별할 줄 알아야 하며, 회의로 결정해야 할 경우 핵심이 무엇인지 정확히 짚을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불필요한 논의를 줄일 수 있으며 구체적인 해결방안이나 액션플랜을 도출해낼 수 있다.

 

 

3. Respect(의견에 대한 존중) : 아이디어는 평등하다.

회의를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가 명확해졌다면 이제는 각자의 아이디어를 모아야 한다. 아이디어를 모아야 하는 회의에서 리더가 반드시 명심해야 할 건 ‘아이디어는 평등하다’는 사실이다. 직급이 높은 사람의 아이디어일수록 더욱 가치가 있는 게 아니라 회의석상에서 나오는 모든 아이디어가 동등한 가치를 가진다는 말이다.

 

회의실에서는 누가 말했느냐 보다는 무엇을 말했느냐가 더욱 중요하다. 인턴이 제시한 아이디어도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으며, 20년차 선배가 제시한 아이디어도 가차 없이 비판받을 수 있는 회의. 그런 회의를 거듭해야 참신한 아이디어가 도출될 수 있다.

 

4. Time(회의 시간) : 짧을수록 밀도는 높아진다.

축구 경기를 보면 선수들이 경기 후반부로 갈수록 움직임이 둔해지는 걸 느낄 수 있다. 특히 연장전으로 돌입한 경우에는 더욱더 지친 모습이 역력해진다. 회의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의욕적으로 시작했다고 해도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디어는 고갈되고 서로 간에 짜증만 늘어간다. 거기다 리더는 회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해결책을 내놓으라고 윽박지르게 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회의 시작 전 미리 시간을 정해놓아야 한다. 참석자들에게 회의 통보를 하면서 미리 시간을 정해주는 것이다. 앞서 설명한 2~3명이 참석하는 ‘작은 회의’의 경우 15분 정도면 충분하다. 좀더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30분 정도로 잡고, 아무리 길어도 1시간을 넘기지 않도록 한다. 1시간을 넘기면 무조건 회의를 끝내야 한다. 1시간을 넘기면 지친 선수들을 데리고 연장전을 뛰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이제 기존의 ‘답정너’ 회의로는 더 이상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할 수 없다. 반면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P-A-R-T 회의법은 업무에 부담감이 없으면서도 밀도 있고 효율적인 회의를 진행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다.

 

앞으로 모든 회의는 핵심적인 담당자만 모여, 명확한 의제를 놓고, 서로 대등한 지위에서, 한정된 시간에 밀도 있게 논의할 수 있는 P-A-R-T 회의로 진행해보는 건 어떨까?

자료 : 김철영 저자의 「직원존중 주식회사」

 

<다음 편에 계속>

 

[프로필] 김 철 영

• 콘텐츠 연구소 ‘사람과 사람 사이’ 대표

• 외국계 자동차 회사에서 인사와 노사관계 담당

• 저서 ‘관계를 마시다’ ‘살며 사랑하며 글쓰며(공저)’

• LG그룹, 예금보험공사 등에서 조직문화와 팀워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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