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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부동산 억제 vs 경기불황…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이낙연 총리 “고려 필요” 발언 파장…부총재 “금통위 자율적 결정” 진화

 

(조세금융신문=이기욱 기자) 한국은행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물가상승률 둔화와 고용시장 부진 등으로 금리 인상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정치권의 통화 정책 관련 발언이 연이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오전 이낙연 국무총리는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 참석해 “금리인상 여부를 좀 더 심각하게 생각할 때가 됐다는 것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또한 “박근혜정부 당시 금리 인하가 나름의 이유는 있었겠지만 결국 ‘빚내서 집 사자’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었고 가계부채 증가를 가져온 역작용을 낳은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정부 출범 이후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는 부동산 시장 과열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통화정책’을 꼽은 것이다.

 

대정부질문를 진행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박근혜 정부의 인위적 금리 인하 정책으로 인해 시중에 돈이 풀렸고 이 돈이 부동산으로 가면서 급등의 주범이 됐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 총리의 발언은 그 즉시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켰다. 시장에서는 이 총리가 한국은행에 금리 인상을 압박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같은 날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대책 역시 이러한 해석에 힘을 실어줬다.

 

채권시장이 크게 요동 쳤으며 주식시장도 반응을 보였다. 국고채(3년물) 금리는 0.04~0.05%p 오르는 등 올해 들어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고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우리은행, 하나금융지주 등 은행 관련주들이 일제히 상승장을 기록했다.

 

이 총리는 오후 대정부질문을 통해 “여러 고려사항이 있어 당연히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고 어느 쪽이라고는 말하지 않았다”고 수습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파장은 줄어들고 있지 않다.

 

한국은행 측은 중립적, 독립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14일 윤면식 한국은행 부총재는 취재진들에게 “통화정책을 부동산 가격 안정만을 겨냥해 운용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기준금리 결정은 금융통화위원회가 한은법에 의해 중립적, 자율적으로 해야 하고 그렇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객관적 지표만을 봤을 때 기준금리 인상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물가상승률과 경제성장률이 모두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4%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10월 이후 11개월 연속 1%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근원물가(농산물, 석유류 제외) 상승률은 0.9%로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0%대를 기록했다.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은 1분기 대비 0.6% 증가했다. 1분기 기록한 1%보다 0.4%p 낮아졌다. 한은이 제시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2.9%) 달성도 불투명하다. 한은에 따르면 전망치 달성을 위해서는 3분기와 4분기에 평균 0.91~1.03%의 성장률을 달성해야 한다. 지난 2016년 이후 8분기 중 0.91% 이상의 성장률을 달성한 적은 단 3번뿐이다.

 

고용시장 부진도 장기화되고 있어 민간소비 악화도 우려된다. 통계청의 ‘8월 고용동향’ 결과 지난달 취업자 수는 2690만7000명으로 지난해 동월 대비 3000명만이 늘어났다. 2달 연속 1만명 이하를 기록했다.

 

반면에 미국의 금리인상은 인상 압력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지난달 2일 정례회의를 열고 이달 말 기준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했다. 금리인상이 이뤄질 경우 한미 간 금리 역전 차는 0.75%p로 벌어지게 되고 그만큼 외국 자본 유출 가능성도 높아지게 된다.

 

이 총리의 발언이 금리인상 결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지는 미지수다. 이주열 한은 총재의 경우 지난 정부 경제정책에 맞춰 통화정책을 운용해왔다는 비판을 지속적으로 받아왔다. 이 문제는 연임 당시 이뤄졌던 인사청문회에서도 문제시된 바 있다.

 

한 시장 관계자는 “내달 열리는 금통위에서 금리인상 결정을 내릴 경우 정부 압박이 작용했다는 비판이 더욱 강해질 수 있다”며 “한국은행으로서는 동결과 인상 모두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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