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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포용성장 외치는데 금융과세는 역진적?

금융소득 실효세율 1분위 13.93%에서 9분위 6.17%로 오히려 감소
2000만원 이하 동일 세율, 비과세 상품 활용은 고소득자가…“기준액 인하 고려해야”

(조세금융신문=이기욱 기자) 금융과세의 역진성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과거에 비해 금융소득의 불균형은 심화되고 있는데 반해 금융세제는 소득재분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제도 개선에 대한 필요성이 요구되고 있다.

 

배당소득 상위 1%가 69% 차지…금융소득 2000만원까지는 14% 단일세율

 

서형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국세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를 분석, 초고소득자에 대한 금융소득 집중현상과 과세의 역진성을 비판한 바 있다.

 

서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배당소득 상위 1%가 전체 배당소득의 69%를 차지했으며 이자소득 상위 1%가 전체 이자소득의45.9%를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체의 3.4%에 불과한 5억원 초과 금융소득자가 전체 금융소득의 52.2%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러한 금융소득 불균형은 지난 2010년 이후 점차 심화되고 있다. 지난 2010년 기준 금융소득 0.1%가 차지하는 비중은 18.6였으나 2016년에는 26.4%로 크게 증가했다.

 

금융소득 불균형의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되는 것은 금융소득종합과세 제도다.

 

현행 조세정책은 누진과세를 기본 원칙으로 한다. 소득세의 경우 근로소득과 사업소득 등을 모두 종합해 그 구간에 따라 각기 다른 세율을 적용한다. 소득재분배를 위해 적은 소득에는 적은 세율, 높은 소득엔 높은 세율이 적용된다.

 

하지만 금융소득은 일부 예외를 두고 있다. 금융자산으로부터 발생하는 이자소득이나 배당소득은 2000만원까지 종합소득에 포함되지 않고 별도로 단일 세율 14%(지방세 포함 15.4%)가 적용된다. 백 원, 천 원 단위의 이자소득이나 배당 소득을 모두 종합소득에 신고하면 행정비용이 너무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제한적으로 예외를 둔 것이다. 2000만원 이상부터는 종합소득에 포함돼 누진세율의 적용을 받는다.

 

문제는 14%의 단일세율을 적용받는 이들 중에 고액자산가가 다수 존재한다는 점이다. 예금 금리 2.5% 기준 연 이자소득이 2000만원을 넘기 위해서는 총 8억원의 금융자산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특히 자산투자에 있어 금융시장보다는 부동산시장을 선호하는 특성상 이들의 총 자산은 8억원을 크게 상회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12월 발표된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국내 가구 자산 중 거주주택 부동산이 포함된 실물자산의 비중은 74.7%에 달했다. 하나금융그룹이 발표한 ‘2019 부자보고서’에서도 초고소득자의 자산 중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평균 53.1%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14% 단일세율 부과 불구 실효세율은 역진적…비과세 상품 활용 차이 있어

 

보다 심각한 점은 금융소득 단일 세율 적용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실효세율은 역진성을 띤다는 점이다. 지난 2016년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2013년 금융소득 종합과세 개편’의 영향을 분석한 결과 금융소득의 실효세율은 1분위부터 9분위로 올라갈수록 오히려 13.93%에서 6.17%로 낮아졌다.

 

해당 보고서에서 이상엽, 윤석만 연구위원은 그 원인을 금융소득이 많은 계층에서 비과세 또는 분리과세 금융상품을 많이 활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추정했다.

 

실제로 지난해 9월 조세재정연구원에서 공개한 ‘2018 조세특례 임의심층평가’ 자료에 따르면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가입률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ISA는 한 계좌에 예금·적금·펀드·파생결합증권 등 여러 금융상품을 같이 담을 수 있도록 설계된 대표적인 비과세 혜택 상품이다.

 

 

1분위에 2.7%에 불과한 ISA가입률은 5분위 11.1%, 6분위 13%까지 증가하다 7~8분위에 11.5%로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9분위부터는 다시 증가해 최고 소득분위인 10분위의 가입률은 18.5%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자산규모별로도 전체자산 10억원 이하인 구간에서는 평균가입액이 413~694만원으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10~15억원, 15~20억원, 20~30억원, 30억원 초과 구간에서는 958만원~4000만원까지 큰 차이를 보였다.

 

ISA뿐만 아니라 현행 다양한 비과세·감면 금융상품은 중복 가입이 가능해 추가적 저축 여력이 있는 고액자산가, 고소득자가 상대적으로 더 큰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세청 납세자료 표본(1만개) 분석 결과 15.2%가 중복가입하고 있으며 중복가입액 비중은 전체의 35.8%에 달한다.

 

이상엽 조세재정연구원 연구위원은 “금융과세의 수직적 형평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비과세·감면 금융상품을 통합하는 방식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민중당 정책위원회 관계자는 “부동산임대주택펀드, 10년이상 장기채권 이자 등 원천적으로 종합과세가 아니라 분리과세인 금융상품이 시장에 많이 있다”며 “분리과세 금융상품을 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융소득은 초고소득자 소득의 근원이기 때문에 누진적 종합과세에 예외가 돼서는 안 된다”며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을 하향하는 것이 우리나라 조세체계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  역시 “기본적으로 금융소득 분리과세는 고소득자들에게 세제 혜택을 주는 제도”라며 “완전 종합소득세로 전환해 이를 바로 잡는 것이 소득간 세제 형평에 맞다”고 주장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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