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방영석 기자) 불분명한 기준으로 금융당국의 관리 사각지대에 있었던 보험업계의 ‘자기대리점’ 문제 근절이 의원입법에 힘입어 속도를 내고 있다.
자기대리점은 친인척 및 퇴직인사 등 기업과 이해관계가 있는 인사로 대리점을 설립한 이후 기업체의 보험물건을 독점적으로 중개하는 대리점을 의미한다.
현 법률의 허점을 파고든 대기업의 자기대리점을 통한 보험일감 몰아주기 문제 개선에 대한 금융당국과 업계의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법안 통과시 보헝업계의 고질병으로 꼽혔던 자기대리점의 폐해가 상당부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했던 ‘보험업법 일부개정안’이 최근 소관위에 상정됐다.
개정안은 개인이나 법인 보험대리점 혹은 보험중개사 임원이 공시대상기업집단(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속하는 회사의 특수관계인이거나 전·현직 임직원 등인 경우 해당 기업의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로 하는 보험모집을 할 수 없도록 하는 '보험업법 제101조의 2'를 신설하는 내용이 담겼다.
자기대리점 임원 등이 해당 기업의 전직 임원인 경우 최근 3년 이내 근무경력이 없어야 하며 해당 기업이나 계열사 주식 30% 이상을 소유하고 있는 경우에도 보험모집 체결이 불가능하다.
이는 ‘자기계약 금지’에 대한 규정을 명확히 개선하기 위해 법률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던 보험중개사 업계의 의견과 일치한다.
현 보험업법 제 101조는 ‘자기계약 금지’ 조항을 통해 대리점과 중계사가 자신을 고용하고 있는 자의 보험료 누계액의 50%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으나, 세부 기준을 마련하지 않았기에 편법성 자기대리점 설립을 막을 수 없었다.
이를 악용해 상당수 기업체가 친인척과 지인들을 통해 자사 기업성보험 물건을 특정 업체에 몰아주면서 공정한 시장 질서가 왜곡되는 문제가 장기간 근절되지 못했던 것.
특히 해당 기업들이 다수의 자기대리점을 설립해 보험료 누계액의 50% 초과 규정을 회피하면서 사실상 모든 물건을 독점하더라도 금융당국이 이를 규제할 근거가 없었다.
중개사업계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보험업법에 명시된 ‘자기계약 금지’ 조항과 관련된 구체적인 시행세칙과 감독규정을 제정하는 것을 숙원사업으로 추진했었다.
당초 작년 금융위원회 건의를 통해 기관 입법을 추진했으나 설계사 수수료 개편안 등 굵직한 업무가 산적되면서 의원입법으로 방향을 튼 것.
보험업계 및 중개업계는 물론 금융당국도 자기대리점 개선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만큼 법안 통과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태다.
다만 전·현직 임원이 아닌 지인을 동원한 자기대리점 설립을 근본적으로 막기는 어렵다는 점은 개정안의 한계로 꼽히고 있다.
자기계약을 하지 못하는 당사자의 범위가 배우자와 6촌 이내의 혈족, 10년 이내 퇴직자 등으로 세분화 되어 있었던 과거 법안에 비해 규제 적용 범위가 상대적으로 좁았던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보험업계는 올해 국정감사가 자기대리점 문제 해결의 분수령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재작년 국정감사에서 자기대리점 문제가 정면으로 부각돼 사회적 물의를 빚었던 만큼 올해 국정감사에서 동일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가 이뤄질 것이란 지적이다.
실제로 당시 국정감사에서 드러난 사실에 따르면 CJ그룹 손경식 회장의 친인척인 설립했던 안국대리점과 위드올대리점은 CJ그룹 보험 총개의 94.5%를 전담해 처리했던 바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기대리점 문제는 감독당국과 보험중개사는 물론 자기대리점 유지를 통해 상대적으로 비싼 보험료를 납부하게 되는 보험사와 기업체에게도 그 폐해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며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사회적 공분이 높고 의원법안이 실제로 발의된 만큼 업법 개정과 문제 해결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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