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 “담뱃값이 올랐지만 금연계획은 없고 담배를 조금 줄여 볼 생각이다.”
10년 넘게 담배를 피운 어느 한 직장인 A(34)씨의 말이다. 담뱃값 인상으로 어느 때보다 요란한 새해를 맞은지 2주가 되어간다. 지난주 던힐과 메비우스 등을 파는 BAT코리아와 JTI코리아도 가격 인상안을 기획재정부에 신고하면서 이번주 내로 시중의 모든 담배가 인상된 가격으로 판매될 예정이다.
지난해 정부는 담배가격 인상에 대한 명분으로 우리나라의 높은 성인남자(15세 이상)의 흡연율(OECD 34개국 중 2위)을 내세웠다. 그리고 담배값 인상을 통해 “흡연율을 낮추겠다”고 공언했다. 연구용역을 수행한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담뱃값이 2000원 오를 경우 담배 소비량은 34.0%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런 예측에도 불구하고 현재 금연을 실천한 흡연자들을 쉽게 찾을 수 없었다.
회사원 B(55)씨는 “담뱃값이 오르고 한 보루를 사놨다”며 “집에 두고 천천히 피울 생각이다. 금연생각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세무사 시험을 공부하고 있는 C(33)씨는 “그렇지 않아도 주머니 사정이 안 좋은데 이번 담뱃값 인상으로 타격이 크다”면서도 “금연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 이전보다 줄일 생각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2000원 인상으로는 담배를 끊을 생각이 없다”며 “만원 정도는 올라야 생각해 볼 거 같다”고 덧붙였다.
중견 여행사에 재직 중인 D(31)씨는 “메비우스를 피우는데 아직 가격이 오르지 않아서 그런지 시중에 담배가 동났다”며 “현재 4700원을 주고 다른 수입담배를 피우고 있다”고 말했다.
흡연자들이 대체재로 찾는 전자담배로의 이동도 보였다.
E(31)씨는 “비싼 담뱃값 때문에 니코틴이 들어있는 전자담배로 갈아탔다”며 “장기적으로 봤을땐 가격 측면에서 더 저렴하다”고 말했다.
반면 금연계획이 있다는 F(42)씨는 “미리 사놓은 담배를 다 피면 끊어 볼 생각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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