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방영석 기자) 보험업계 대면영업력의 핵심은 보험설계사다. 때문에 보험업계에서는 언제나 설계사 조직 규모를 확대하기 위한 ‘리쿠르팅 전쟁’이 치열했다.
보험사를 제치고 대면 조직 최대 판매 조직이 된 GA에게는 더 많은 설계사를 모집하는 것이 절실할 수 밖에 없었다.
보험업계의 피도 눈물도 없는 ‘리쿠르팅 전쟁’은 때론 영업 조직간 분쟁으로, 때론 금융당국의 골칫덩이로 오늘까지 이어져왔다. 그랬다. 과열 리쿠르팅은 어제 오늘의 문제는 아니였다. 다만 최근의 경쟁이 그 도를 지나치게 넘어섰을 뿐이다.
한 중소 GA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보도자료’ 형식으로 뿌린 광고가 이를 여실히 보여준다. 해당 GA의 광고글에서는 ‘다이렉트 인보험’이라는 개념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소비자가 해당 GA가 구축한 시스템에 등록, 스스로의 인보험에 가입할 경우 설계사에게 주어지는 수수료를 소비자에게 지급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20~50만원 상품 가입시 최대 1300%라는 구체적인 수치까지 강조하며 다이렉트 자동차보험에 이은 ‘합리적인 선택’을 부르짖는 해당 광고를 보고 의아함을 감추기 어려웠다.
보험업법상 보험 상품 모집‧판매를 할수 있는 개인은 자격을 갖춘 보험설계사 뿐이다. 해당 광고가 합법적인 영역에 머무르기 위해선 자신의 인보험 몇건 가입을 위해 회원 가입하는 일반인들 모두에게 설계사 자격 시험을 보게 만든다는 괴상한 논리가 성립되는 셈이다.
설사 ‘다이렉트’의 형식을 취한다 하더라도 애초에 지급할수 없는 수수료만큼 보험료를 저렴하게 책정하는 것이 정답이다. 엄밀히 말해 해당 광고는 다이렉트 광고로 판단할 여지조차 없었다.
실제 GA업계에 알아본 결과는 결국 ‘리쿠르팅’이었다. 해당 광고를 미끼로 문의하는 소비자들에게 ‘설계사 등록시험’ 및 자사 입사를 권유하는 변종 마케팅이었다는 것.
직책이 올라갈수록, 상품 판매로 인한 수수료 수익보다는 얼마나 많은 설계사를 모집했느냐에 따라 지급되는 ‘리쿠르팅 시책’에 목매이는 설계사 조직의 어두운 단면이 여실히 드러난 셈이다.
보험설계사들은 이미 떨어지는 전문성 대비 수수료 수익을 노리고 고객에게 ‘마구잡이’ 보험 상품 판매를 강요한다는 오명에 시달리고 있다.
해당 광고와 같이 마구잡이로 양산된 설계사들이 소명의식을 지닌 ‘전문가’로서의 설계사로 성장할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 기자가 회의적인 생각이 앞서는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
시장경제에서 이윤 창출을 목표로 하는 기업이 이를 수행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 그러나 그 방식이 법과 제도의 헛점을 노리고 소비자를 교묘하게 현혹, 최종적으로 시장 경쟁 질서 자체를 혼탁하게 하는 것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일부 GA를 중심으로한 모집질서 혼탁 문제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더 큰 소비자 피해로 번지기 이전 이를 도려내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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