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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손보업계 핫이슈] 급물살 탄 언택트 시대…실손보험 4번째 대수술

실손보험‧자동차보험료 손해율 악화 등 악재에 신음

4세대 실손보험 출시 임박. [이미지=연합뉴스]
▲ 4세대 실손보험 출시 임박. [이미지=연합뉴스]

 

(조세금융신문=방영석 기자) 손해보험업계는 올해 계속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언택트 채널 성장이 급물살을 탄 반면 여전히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면서 녹록치 않은 시간을 보냈다.

 

해외금리 연계 파생상품(DLF‧DLS) 사태의 불똥이 튀면서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과 시행령이 제정, 높은 과징금과 과태료 내용을 두고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이와 동시에 악화된 시장상황을 반영하듯 소형사인 더케이손보가 매각되고 악사손보가 매물로 나오는 등 M&A시장의 움직임도 활발했던 시기였다.

 

끝나지 않는 코로나19 확산…언텍트 시대 ‘빨라졌다’

 

손보업계는 올해 초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은 전통적인 영업방식인 대면영업 분야에서 적지 않은 피해를 입었다. 

 

바이러스 감염을 우려한 소비자들이 보험설계사들과 대면접촉을 피했고 영업활동을 위축이 현실화 된 것이다.

 

이는 역설적으로 손보업계가 CM채널을 중심으로 한 비대면 채널의 성장에 박차를 가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는 비대면 소비의 확산 트렌트를 검증하는 시험대가 됐으며 보험상품 소비도 비대면 방식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코로나19 팬데믹은 비대면채널 성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손해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삼성화재의 CM채널 원수보험료는 1조 3,198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원수보험료인 1조 826억원에 비해 21.9% 증가했다.

 

DB손해보험 역시 CM채널의 원수보험료가 올해 상반기 기준 3,503억원으로 전년 같은기간 원수보험료인 2,323억원에 비해 50.9% 증가했다. 

 

KB손해보험은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CM 채널 원수보험료가 56.8% 증가했으며 현대해상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8.3% 증가했다.

 

손해보험사는 대부분 CM채널 원수보험료가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증가(증가율 평균 27.3%)했다.

 

아울러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손보업계까 추진 중인 디지털 전환 작업 역시 가속도가 붙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각 보험사가 이미 디지털 보험사로의 전환을 염두에 두고 있던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며 전환 작업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KB손해보험는 언택트 시대에 부응하기 위해 별도의 보험가입시스템을 마련하기도 했다. 24시간 고객이 원하는 장소에서 원스톱으로 상담과 계약 체결이 가능한 ‘스마트폰 보험가입 시스템’을 개발한 것이다.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고객과 대면 현장에서 스마트폰을 통해 고객의 요청 사항을 즉시 반영해 설계, 계약전 알릴의무 입력, 인수심사 요청 및 계약 체결까지 한번에 처리가 가능하다.

 

4세대 실손보험 출시 임박…보험료 최고 20%대 인상 움직임

 

자동차보험과 더불어 손보업계의 골머리를 앓게 했던 실손보험료 인상 역시 추진되고 있다. 국민 대다수가 가입해 제2의 건강보험으로 꼽히는 실손보험 역시 금융당국의 압박에 따라 업계가 원하는 수준의 인상이 수년간 이뤄지지 못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실손의료보험의 손해율은 131.7%로 전년 동기 대비 2.6%p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보험사들이 감당해야 하는 위험손실액(위험보험료-발생손해액) 규모는 올해 상반기에만 1조4,000억원에 달한다. 2017년 이후 누적된 적자는 6조2,000원으로 눈덩이처럼 쌓이고 있다.

 

결정적으로 보험료 인상이 실제 소비자의 보험금 수령 대비 이뤄지지 못하고 연령별로 일괄 적용되는 구조가 문제였다.

 

전체 가입자의 10%가 90%의 실손보험금을 수령받고 있음에도 이로 인한 부담은 보험금을 받지도 않은 90%의 소비자가 공동으로 져야했으며, 이마져도 소비자 부담을 우려한 금융당국의 압박으로 인해 충분히 이뤄지지 못했던 셈이다.

 

이에 정부는 지난 10일 금융위원회가 병원에 많이 가면 보험료를 할증하고 적게 가면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보험료 차등제' 등을 도입한 이른바 ‘4세대 실손보험’의 상품구조 개편방안을 공개했ㄷ.

 

내년 7월 새로운 실손보험 상품 출시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손보업계는 만성적인 실손보험 적자 문제를 해결할 ‘분수령’을 맞이한 셈이다.

 

다만 충분한 보험료 인상이 이뤄질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이 많다. 손보업계가 판단하는 적정 보험료 인상폭은 20%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실제 인상폭은 10~15%에 불과할 것이란 우울한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는 것.

 

실제로 14일 오후 온라인으로 진행된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보험료는 원칙상 시장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라면서도 “실손보험은 의무 가입은 아니지만 가입자가 3,800만명에 달해 국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이런 공공적인 성격도 감안하여 업계가 합리적인 수준에서 보험료를 결정해주길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병원에서 실손보험 가입여부부터 묻는 ‘실장님’이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로 실손보험 손해율 악화 문제는 이미 예견되어 있었다”며 “인상 자체를 억누르는것이 불가능해진 상황임을 고려할 때 금융당국 입장에선 인상폭을 최대한 낮추는 것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형사의 눈물…M&A시장 ‘양극화'

 

2020년의 역대급 ‘경영 한파’는 보험사 M&A시장에 연이어 나오고 있는 소형사들의 모습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대형사에 비해 시장점유율과 보유 자본이 미미한데다 손해율 악화에 따른 타격이 더욱 컸던 중소사들이 결국 ‘매각’이라는 기로에 서기도 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매물로 나왔던 더케이손보와 악사손보의 새 주인 찾기가 서로 다른 결말을 맞이하면서 냉혹한 시장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 2월 하나금융은 2003년 한국교직원공제회가 100% 출자하여 설립한 더케이손보의 지분 70%를 770억원에 인수했다. 이로써 더케이손보는 하나금융의 14번째 자회사로 들어가게 됐다.

 

이후 6월부터는 ‘하나손보’로 간판을 바꿔 달고 디지털 기반 종합 손보사로서 본격적인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해 단행된 유상증자에 하나금융이 1,260억원을 투입하여 지분율도 84.6%로 확대한 상태다.

 

반면 지난 9월 진행된 악사손보 예비입찰에는 당초 예상과 달리 신한금융지주가 고민 끝에 발을 빼면서 교보생명만이 단독으로 참여하게 됐다.

 

교보생명이 13년 만에 악사손보를 다시 되찾을 수 있을지 시장의 이목이 쏠렸지만 인수 매력도가 크지 않아 매각 작업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매물로 나란히 나왔던 두 소형사가 서로 다른 결말을 맞이한데는 양사의 고용구조 및 인수 메리트가 달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소형사라는 공통점은 존재하나 더케이손보에 비해 악사손보는 인수 이후 방대한 규모의 정직원을 감축하는 부담이 존재했다는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이어 악사손보의 매출 절대 다수를 차지한 자동차보험 분야에서 발생한 손실을 보전하는데 인수사가 투자해야할 것으로 추산되는 자본이 지나치게 많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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