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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관세청 직원 근무태만 의혹'...정일영 의원 "'제 식구 감싸기'가 문제의 원인"

"세관 공무원 '제 식구 감싸기 문화'가 '기강해이'로 이어져"
"공직자에 대한 윤리 의식과 책임감도 강조되어야"
"땜질 처분 하는 방식 아닌, 예방적 차원 자체적인 대책 마련 필요"

 

(조세금융신문=홍채린 기자) 지난 2일 jtbc가 보도한 인천공항 국제우편세관 직원의 근무태만 의혹 영상이 큰 파장을 일으켰다. 영상에는 세관 직원들이 컨베이터벨트 위 움직이는 물품 앞에서 휴대폰으로 게임을 하거나 동영상을 보는 모습이 담겼고, 마약탐지견은 자리에 묶여있는 채 멍 때리고 있는 모습이 적나라하게 담겼다.

 

해당 영상은 내부고발자가 촬영하여 언론에 제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을 접한 독자들은 "세관 공무원의 명백한 직무유기다", "근무태만이다", "탐지견으로 홍보하려면 아이들 관리를 잘해야 한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특히 인천공항 국제우편세관은 국내로 마약 및 불법 물품들이 밀반입되는 중요한 통로여서 어떤 세관보다 책임이 막중하기 때문에 국민들의 비난은 거세졌다. 

 

물론 탐지견들이 쉬지않고 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탐지견들의 후각 능력은 20분만 되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에 관세청은 파장이 커지자 사흘 만에 인천공항 국제우편세관의 세관장을 대기발령냈다. 또한 근무태만 의심 부서 직원 43명을 모두 다른 곳으로 보내는 등 고강도 문책 인사를 단행했는데, 이는 재빠른 조치로 긍정적인 대응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감찰조사 결과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징계의 수준이 ‘솜방망이’ 처벌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번 문제는 공론화되어 인사 단행 등 재빠른 조치가 이루어졌지만, 우리가 예상하는 해임이나 정직 같은 중징계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올해 국정감사에도 여러 번 지적이 됐듯이, 관세청은 ‘제 식구 감싸기’ 조직문화가 없어져야 한다는 여론이 자주 대두됐다. 관평원 사태, 세관 암호화폐 채굴 사건 등 올해만 공론화된 문제가 여러 건이다. 이에 관세청은 각종 의혹과 일탈이 발생할 때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고 있다.

 

조세금융신문은 정일영 의원(더불어민주당 연수을)을 만나 이번 관세청 사태의 논란이 되고있는 공직기강 해이 문제와 해결 대책에 대해 여쭤봤다. <편집자주>

 

 

 

1. 최근 보도된 세관 직원 ‘근무태만’ 의혹 보도에 대한 짧은 인터뷰 잘 봤습니다. 공개된 영상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들으셨나요?

 

먼저 관세청과 밀접한 관련이 있던 인천공항공사 사장 출신 국회의원으로서 안타까움을 표한다. 아울러 근무 태만, 기강해이 문제가 생각보다 더욱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방송이 나간 후 지역주민과 주변 지인들께서 제게 공직사회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셨는데, 국민들 또한 분명 같은 생각을 하셨을 것으로 생각된다.

 

마약 문제는 이제 해외만의 문제가 아니다. 마약 청정국이었던 우리나라에서는 21년 8월에만 신종마약이 535건 적발되었고, 이들 중 대부분이 국제우편을 통해 국내에 밀반입된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국제우편을 감시하는 최전방을 담당하고 있는 곳이 바로 이번에 보도된 세관 현장이라는 점이다. ‘마약과의 전쟁’에서 정찰병에 해당하는 세관 직원들이 불성실한 태도로 업무에 임하는 모습은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마약탐지견 방치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도 거세다. 애견인을 중심으로 관세청 SNS에 항의 댓글이 많이 달리고 있는데, 일종의 ‘학대’라고 보일 정도로 문제가 심각하다. 특히 관세청 SNS에서 마약탐지견을 홍보 마스코트로 활용하는 것과 달리 현장에서는 그저 ‘기둥에 묶여 있는 신세’이다. 말 못할 동물들이 방치되어 얼마나 괴로워할지 말로 이루 표현할 수가 없다.

 

 

2. 올해 국정감사에서 특히 정일영 의원께서 관세청의 ‘자기식구 감싸기’ 조직 문화가 변화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를 많이 내주셨습니다.

 

제 식구 감싸기 문화가 기강해이로 이어졌다고 본다. 관세청의 제 식구 감싸기 문화는 내부 징계결과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12년부터 약 10년간 징계 194건 중 경징계가 무려 65%이며 최근 3년간 성실 의무위반, 기타품위손상, 성관련 비위가 폭증했다.

 

그 중 중대한 비위행위인 방화 위협, 무면허운전, 사적 만남 강요 등이 단순 기타 품위 손상으로 취급된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징계결과라고 생각한다. 이런 제 식구 감싸기로 인한 기강해이는 결국 업자 라벨갈이를 알고도 묵인한 비위와 다단계 채굴 투자 알선 행위까지 이어졌다.

 

저는 이러한 문제점들을 지난 국정감사에서 지적했고, 기강 해이를 바로 잡기 위해 관세청장에게 조직문화를 전면적으로 개선하고 예방책을 수립할 것을 강력하게 주문했다.

 

3. 의원님께서 생각하시기에, 이 문제의 본질은 ‘조직 문화 감싸기’로 보는게 맞을까요, 아니면 ‘약한 징계 기준’으로 보는 것이 맞을까요?

 

조직 문화 감싸기가 문제의 원인이자 본질이다. 징계 기준도 문제지만 처음부터 기준을 ‘원칙에 따라’ 강하게 적용했다면 이러한 결과가 없었을 것이다.

 

조직이 직원의 비위 행위를 감싸는 문화는 좋지 않은 선례를 만들게 되고 비위 행위에 대한 경각심을 늦추게 된다. 전반적으로 관세청의 징계 건수가 증가하고 있는 것도 비위 행위에 대한 관세청의 안일한 태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본다.

 

업무를 추진하다가 불가피하게 생긴 잘못에 대해서는 직원을 보호해야 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기강 해이나 비위 행위에 대해서는 원리 원칙을 고수해 단호한 결정을 내리는 것이 건전한 조직 문화를 위한 바람직한 모습일 것이다.

 

 

4. 최근 관세청이 조직기강 해이 문제가 자주 거론되고 있지만, 임기응변식 대응이라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의원님이 생각하시기에 변화됐으면 하는 부분은?

 

관세청의 조직기강 해이 문제를 원천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매번 일이 터지고 나서야 땜질 처분을 하는 방식이 아닌, 예방적 차원의 자체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기강해이는 공직자들의 윤리의식 결핍과 사명감 부족에서 나온다. 이에 관세청에서는 공직에 대한 통제체제를 발전시키고, 공직자들의 사기를 높여 시대 상황이 기강해이를 악화시키지 않게 하는 해결 방법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또한 공직자에 대한 윤리 의식과 책임감도 강조되어야 한다. 최근 시대적인 변화에 따라 젊은 세대에게 공직은 단순히 ‘안정적인 직장’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분명 공직자에게 요구되는 윤리의식과 책임감은 여타 직장과 공직을 구분 짓는 분명한 잣대이다. 따라서 향후 기강해이를 방지하기 위한 바람직한 공직관 설정 시 이러한 요인도 분명히 반영되어야 한다.

 

5. 결국 조직 구조에 대한 근원적인 진단과 이에 따른 조직 문화를 쇄신할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인데요. 현실적인 대책은 무엇일까요?

 

관세청 기관 자체 내부규정과 징계양형기준을 올리고, 비위 정도가 심할 때에는 기존에 수여받은 상훈을 통해 징계를 가볍게 처리하지 않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공직자가 올바른 공직관과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면 일탈행위의 가능성이 줄어드는 만큼, 입법보다는 공직자 가치관을 시대변화에 맞게 발전시킬 수 있도록 다양한 논의를 실시하고, 또 부패추방운동을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본다.

 

6. 관세청이 직원 교체 단행을 했는데 이번 조치는 굉장히 이례적이라고 합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기사가 보도된 이후 관세청은 근무태만 의혹을 받고 있는 인천공항국제우편세관의 부서장을 대기발령 조치하는 등 관리자 전원을 교체하는 인사 조치를 취했다. 관세청이 해당 문제를 얼마나 중대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례적이고 발빠른 조치이기에 긍정적으로 본다. 하지만 여전히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본다.

 

관세청의 기강해이 등은 직원 개인의 문제 이전에 조직 구조의 취약점이나 잘못된 조직 문화에서 나오고 있다. 각종 의혹과 일탈을 개별 사안으로 볼 것이 아니라 반복해서 발생하는 구조적인 원인을 찾고 보완책을 수립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그동안의 감싸기 행태를 볼 때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을 것인지에 대한 우려의 시각이 많다. 감찰 조사 결과와 징계 등 후속 조치까지 꼼꼼히 살펴볼 예정이다.

 

7. 이러한 고발 영상은 내부고발자가 아니었으면 아예 몰랐을 부분이기도 합니다. 내부고발자에 대한 보복이 이뤄지지 않도록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는데요.

 

어떠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그 사건 경위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밝혀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내부자가 진술해주는 것이다. 그러나 내부고발자가 공개적으로 문제점을 밝히는 것은 많은 고민과 용기를 필요로 한다. 조직 전체 혹은 동료·자신의 잘못을 인정해야 하거나 조직을 등졌다는 이유로 손가락질을 받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내부고발을 통해 가장 큰 이익을 얻는 것은 해당 조직이다. 조직은 내부고발자의 목소리를 통해 조직 내의 문제점을 가장 쉽고 빠르게 확인하고 이를 고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기업이나 기관들이 내부고발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거나 이에 대해 등을 돌리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

 

내부고발을 격려하고 이들의 목소리를 적극 활용하기 위해서는 당장의 부정적인 여론이나 손해에 연연하며 질책하는 문화를 개선해야 한다. 이러한 문화가 확산되어야만 조직원들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이를 시정하는 것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으며 내부고발을 더 적극적인 자세로 수용할 수 있다.

 

8. 마지막으로 의원님께서 강조하시고 싶은 부분 말씀해주세요.

 

이번 관세청 사태를 많은 국민께서 주목하고 있다. 비단 일부 조직의 기강 해이 문제만이 아닌 정부에 대한 신뢰 까지 직결되는 문제이기에 더욱 공정하고 단호한 일 처리가 요구된다.

 

정부에 대한 신뢰는 위기 대처 능력과 관련성이 있다. 국민이 정부가 얼마나 공정한 잣대를 가지고 문제를 신뢰성 있고 효과적으로 풀어나가는지를 보기 때문이다.

 

국민께서 보기에 공정하고 확실하게 일이 마무리된다면 오히려 관세청에게는 전화위복의 기회가 되어 신뢰성 있는 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관세청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솜방망이 징계가 아닌 철저히 원칙에 따른 사후처리와 기강 해이 문제를 철저히 예방할 획기적인 자체 대책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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