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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탁과 세법④] 법인으로 취급되는 신탁재산 '법인과세 신탁재산'

 

(조세금융신문=송동진 변호사) 법인과세 신탁재산이란 무엇인가?

 

지난 2020년 말 개정된 신탁세제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 중의 하나는 법인과세 신탁재산의 도입이었다. 법인과세 신탁재산은 세법상 하나의 법인처럼 취급되는 신탁재산을 뜻한다.

 

신탁재산은 사법상 수탁자의 소유에 속한다. 그렇지만 신탁재산은 수탁자의 고유재산과 구별되고, 그 고유재산에 속하는 채권자들은 신탁재산에 대하여 권리행사를 할 수 없다. 이를 신탁재산의 독립성(獨立性)이라고 한다.

 

이로 인하여 신탁재산은 법률상 수탁자의 명의로 있지만, 사실상 마치 별도의 법인과 같은 지위에 있다. 한편, 세법에서 신탁재산의 취급은 세법적 관점에서 정해지고, 반드시 사법상 법률관계에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과 일본에서는 종전부터 신탁재산을 세법상 법인으로 취급하여 과세하였다. 미국세법은 통상의 신탁(ordinary trust)의 소득에 관하여 원칙적으로 그 신탁 자체를 납세의무자(taxpaying entity)로 취급한다.

 

그리고 일본세법은 수익증권발행신탁, 수익자부존재신탁 등을 법인과세신탁으로 규정한다. 이에 비하여 종래 우리 세법은 신탁의 소득이 수익자에게 귀속하는 것으로 규정하였다. 이는 신탁의 소득이 법률상 수탁자에게 발생하지만, 궁극적으로 수익자에게 귀속되는 경제적 실질을 중시한 것이다. 그러나 이는 논리필연적인 것이 아니고, 어디까지나 조세정책적 고려의 산물이다.

 

2020년 말 개정된 세법은 법인과세 신탁재산 제도를 도입하여 일정한 경우 신탁의 수익자가 아닌 신탁재산 자체를 신탁의 소득에 대한 납세의무자로 인정한다.

 

법인과세 신탁재산의 요건

 

법인과세 신탁재산은 아래 4가지 유형의 신탁에 한하여 인정된다.

 

첫째는 목적신탁이다. 목적신탁은 수익자가 없는 특정의 목적을 위한 신탁을 말한다(신탁법 3조 1항 단서). 목적신탁의 경우 성질상 수익자가 없으므로 수익자에게 신탁의 소득을 귀속시킬 수가 없다. 다만, 현행세법상 목적신탁은 위탁자과세신탁에 속하고, 그러한 경우 법인과세 신탁재산의 규정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목적신탁이 법인과세 신탁재산의 규정을 적용받는 경우는 사실상 있기 어렵다. 그러나 이는 입법론상 문제가 있으므로, 개선될 필요가 있다.

 

둘째와 셋째는, 수익증권발행신탁과 유한책임신탁이다. 수익증권발행신탁에서 수익증권을 가진

자는 회사의 주주와 비슷한 지위에 있다. 그리고 유한책임신탁의 경우, 수탁자는 신탁사무의 처리상 채무에 대하여 고유재산으로 책임을 지지 않는다. 따라서 유한책임신탁은 주식회사에 가까운 실질을 갖는다.

 

넷째는, 목적신탁·수익증권발행신탁 등과 유사한 신탁으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신탁인데, 아직 구체적으로 규정된 바 없다.

 

신탁이 위와 같은 4가지 유형에 해당하는 경우 곧바로 법인과세 신탁재산으로 되는 것은 아니고, 수탁자가 법인과세 신탁재산 규정의 적용을 선택하여야 한다.

 

법인과세 신탁재산의 효과

 

법인과세 신탁재산은 세법상 하나의 내국법인으로 간주된다. 사실 본래 주식회사와 같은 법인(法人)도 현실세계에서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실체는 아니고, 법률의 영역에서 법률상 권리·의무의 귀속점으로 인정되는 것일 뿐이다. 따라서 신탁재산을 세법상 하나의 내국법인으로 간주하는 것은 다소 낯설기는 하지만, 논리적으로는 충분히 가능한 것이다.

 

법인세법은 제75조의10 이하에서 법인과세 신탁재산에 관하여 구체적 규정을 두고 있다.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법인과세 신탁재산은 그 신탁의 설정일에 설립된 것으로 보고, 그리고 그 신탁의 종료일에 해산된 것으로 본다.

 

② 법인과세 수탁자는 법인과세 신탁재산에 귀속되는 소득에 대하여 법인세를 납부하여야 한다.

 

③ 법인과세 신탁재산이 수익자에게 배당한 경우 그 금액을 소득금액에서 공제한다.

 

④ 법인과세 신탁재산이 국외의 자산에 투자하여 얻은 소득에 대하여 납부한 외국법인세액이 있는 경우, 외국납부세액의 공제 및 환급 특례가 인정된다.

 

⑤ 법인과세 신탁재산에 대한 신탁의 합병은 법인의 합병으로 보고, 법인과세 신탁재산에 대한 신탁의 분할은 법인의 분할로 본다.

 

한편, 법인과세 신탁재산의 수익자는 마치 주주인 것처럼 취급된다.

 

① 수익자가 법인과세 신탁재산으로부터 이익을 분배받은 금액은 소득세법과 법인세법상 배당소득으로 간주된다.

 

② 법인과세 신탁재산으로 법인과세 신탁재산에 부과된 법인세와 강제징수비를 충당하기에 부족한 경우에는, 수익자가 분배받은 금액을 한도로 제2차 납세의무를 진다.

 

맺는말

 

법인과세 신탁재산은 종전에 우리 세법에 존재하지 않던 신탁과세의 유형을 2020년 말 세법개정으로 새로이 도입한 것이다. 아직은 거래실무상 법인과세 신탁재산의 사례가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거래계의 수요에 맞춰 법인과세 신탁재산의 사례가 증가할 여지가 있다. 이에 대응하여 법인과세 신탁재산 규정에 대한 입법상 미비점을 보완하고, 합리적 해석론을 도출할 필요가 있다.

 

※ 위 글은 필자의 책인 《신탁과 세법, 삼일인포마인(2021)》 중 일부를 발췌하여 정리·수정한 것입니다. 더 상세한 내용은 위 책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프로필] 송동진 변호사

•(현)법무법인 위즈 구성원변호사

•(전)서울중앙지방법원, 서울남부지방법원 판사 등 역임

•제42회 사법시험 합격(사법연수원 32기)

•서울시립대학교 세무전문대학원 박사학위 취득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저서 《법인세법(삼일인포마인, 2020)》, 《신탁과 세법(삼일인포마인,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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