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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전정일 파주세무서장 "통일되면 개성세무서장 맡고 싶어"

사법고시 경력채용 출신 최초 세무서장

 

(조세금융신문=이지한 기자) 전정일 파주세무서장은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사법시험에 합격한 변호사로서 국세청에 문을 두드려 2009년 경력채용으로 들어와 5급 국세공무원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이후 중부청 법무과, 서울청 송무과, 국세청 징세법무국 등에서 국세청의 조세소송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보여 2016년 우수공무원으로 대통령표창도 받았다.

이후 서울청 조사1국 등을 거쳐 세무조사 업무를 수행하던 중 2020년 국세청의 민간 경력 채용 최초로 초임 세무서장으로 발령받아 경주세무서장을 거쳐 파주세무서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전 서장은 통일이 되면 파주와 개성을 총괄하는 개성세무서장을 맡고 싶다는 소망을 밝히기도 했다. 종합소득세 신고로 한창 활기를 띤 파주세무서를 찾아 전정일 서장을 만났다.

 

이제 두 번째 세무서장 역할을 마무리하는 시점이 됐습니다. 파주서장으로 봉직하면서 느끼신 감회를 전해주시죠.

 

우선 국세 행정의 최일선인 세무서에서 관서장으로 국민에게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두 번이나 갖게 되어 진심으로 감사하고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저의 첫 관서장 부임지인 경주는 천년고도로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로 손꼽히는 곳입니다.

 

최근에는 전통적인 신라시대의 유물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꾸준한 도시 재정비 사업을 통해 천마총과 함께 어우러진 황리단길 등을 성공적으로 안착시켜 젊은 사람들이 더 좋아하는 젊은 고도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파주는 경주에서는 제일 먼 도시가 아닐까 싶은데요 (웃음). 전에는 접경지역으로 수도권을 방어하는 군사적 요충지였는데요. 지금은 곳곳에 산업단지가 잘 조성되어 있고 문산고속도로, 경인선, 향후 GTX 등 교통 여건도 획기적으로 개선되고 있어 사람과 기업 모두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는 곳입니다. 곧 인구수 50만을 넘을 것으로 보이고 향후 80만 이상의 큰 도시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울러 5년 전과 비교해서도 사업자 수와 세수 등 제반 경제지표 역시 50% 이상 급증하고 있어 명실공히 수도권을 대표하고 통일수도의 기반을 닦는 역동적인 도시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러한 경주와 파주 모두 저한테는 참 감사하고 고마운 곳입니다. 관리자로서 제 역량을 키울 수 있었고, 우리 직원 그리고 외부 납세자와의 원활한 소통을 경험하고 실천하는 소중한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먼저 함께 일하고 있는 우리 세무서 동료 직원 여러분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코로나19 등으로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함께 노력해서 위기를 극복하고자 다양한 세정 지원 업무로 고된 업무에 시달리면서도 아무런 불평 없이 최선을 다해주는 우리 동료 직원분들 한분 한분이 자랑스럽습니다.

 

그리고 저희 국세 행정에 늘 관심 가져 주시고 여러 조언을 아끼지 않으신 상공회의소와 기업인협의회 그리고 다양한 중소기업인 분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전 서장님은 매우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습니다. 2009년에 변호사 자격으로 경력 채용을 통해 국세청에 발을 딛게 되셨는데요. 사법고시 합격 후 검사가 되거나 로펌 취업 또는 변호사사무실 개업 등을 할 수 있었을 텐데 왜 국세청의 문을 두드리게 되셨는지요?

 

글쎄요.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사법연수원을 수료할 즈음까지도 국세청에서 일해보겠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아니 할 수가 없었죠. 먼저 변호사가 국세청에 입사하는 경로가 거의 없었습니다. 그리고 세법 전문가가 되는 일도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당시에는 변호사들이 세법 공부를 하는 사람조차 많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제 인생에서 뜻하지 않은 곳에서 변곡점이 생겼고 그게 저의 진로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지금도 존경하고 뵙고 싶은 고 류지태 교수님이 갑자기 돌아가시면서 류 교수님의 제자이신 박종수 교수님 연구실로 들어가 세법을 전공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우연이든 필연이든 세법을 공부하게 되었고, 제가 직업으로서 행정관료에 대한 관심이 많을 무렵 국세청에서 거의 처음으로 사무관급 변호사를 채용하게 되었습니다. 여러 부족함이 있었지만 용감(?)하게 지원했고 운이 좋게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저와 같은 채용사례가 거의 없어서 주변 그 누구도 국세청에서 내부 변호사의 역할 등에 대해 조언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걱정 반 설렘 반으로 입사한 게 벌써 십수 년 전의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국세청에서는 중부청 법무과, 서울청 송무과, 국세청 징세법무국 등에서 활동하셨는데요. 당시에는 어떤 일을 맡으셨는지요?

 

변호사로 채용되어 조세 소송에서 국세청을 대리하여 과세 처분을 유지하는 것이 주된 임무였습니다. 지금은 국세청에 채용된 변호사 수도 많고 관련 예산도 많아 필요하다면 외부 전문가의 조력도 받을 수 있지만, 당시는 여건이 그렇지 않았고 국세청을 대리하여 직접 법정에 나가는 변호사는 저를 포함하여 딱 두 명이었습니다(그 한 분은 개인적 사정으로 퇴사하였습니다).

 

당시 법정에 나가면 재판장께서 제 신분을 확인하고는 국세청에서 변호사도 채용하느냐면서 재판 진행에 앞서 국세청에서 어떤 역할을 하느냐고 묻기도 했는데요. 20년 넘는 경력을 갖는 부장판사님도 제가 좀 특별한 케이스라고 생각하셨던 것 같습니다(웃음).

 

아무튼 국세청에서도 제 역할이 그러하다 보니 중요한 사건을 직접 수행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 당연한 법리인데 당시는 여러 쟁점에 걸쳐 판단기준이 정립되지 않아 조세소송이 정말 격동기에 있는 시절이었습니다.

 

당시 저 역시 새로운 법리와 논리 등을 개발해야 해서 재판을 준비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국세행정에 중요한 판례 형성에 기여할 수 있었고, 재판 과정에 과세 논리를 좀 더 보완해서 국가 승소에 이바지하는 등 보람도 매우 큰 시기였던 것 같습니다.

 

담당했던 사건을 일일이 열거하기는 어렵지만, 국내 미등록 특허사용료 사건, 론스타 등 외국펀드와 조세피난처를 이용한 조세회피행위 사건, 부가가치세 거래질서와 관련한 금지금 사건, 엔화스왑 등 새로운 금융상품 사건, 증여세 완전포괄주의 사건, 종부세 관련 사건 등이 있습니다. 사건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당시 사실관계나 법리 공방이 치열했고 논문을 방불케 하는 자료가 제출되었던 사건들입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중요 사건의 원고인 납세자는 대기업 대자산가로 우리나라 최고의 로펌을 수임하여 소송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 상황에서 어렵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최고의 법률가들과 상대한다는 자긍심을 갖고 과세처분 유지를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했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 그런 노력을 결과일 수도 있지만 오랜 경력을 가진 변호사도 평생 한 번 하기 어려 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기존의 논리를 뒤집고 국가 승소판결을 끌어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국세청 법무과에 서는 진짜(?) 행정관료가 되어 행정업무를 담당하였습니다. 지방청에는 행정공무원이라기보다는 변호사로서 역할이 컸습니다. 그런데 국세청 법무과에서는 중요 사건에 대한 법리를 분석하고 지원하는 업무도 하였지만 국세청 전체의 조세소송 대응 역량 등을 강화하기 위해 현재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하는 등 행정관료로서의 기안과 집행 쪽이 주된 업무였습니다.

 

당시 변호사로서 길게만 쓰다가 요약해서 알기 쉽게 기안하고 보고하는 업무를 거의 처음 해보는 거라 다소 어색하고 어려움도 있었지만 다양한 기안과 보고 그리고 집행 등을 해보면서 행정공무원으로서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국세청에서 법무 업무 수행에 그치지 않고 2019년 1월부터는 대기업 세무조사를 담당하는 서울청 조사1국 1과와 2과를 거치셨어요. 이때부터는 세무조사 요원 역할을 본격적으로 시작하신 거네요.

 

본청에서 5년을 근무하고 서기관으로 승진하여 19년 1월 서울청 조사1국 팀장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처음에는 조사지원 역할을 담당하여 1국의 상당수 주요 조사사건에 대한 법리적 쟁점에 대한 분석과 대응 논리를 지원하였습니다.

 

그리고 나름의 성과를 인정받아 사법시험 출신으로는 최초로 대기업 정기조사 현장팀장을 맡아 주로 정기조사를 수행하였습니다. 조사의 특성상 수개월 현장에 직접 나가 세무조사를 실시하였습니다. 제조, 언론, IT, 유통, 금융 등 다양한 업체를 조사하였고 나름의 성과도 거뒀습니다. 이론이나 사후에 소송 등에서만 접했던 케이스를 조사 현장에서 직접 보고 분석하고 납세자 측의 해명에도 귀를 기울이면서 세 무조사 업무의 정수를 직접 경험한 것은 그 무엇보다 값진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2018년 4급 서기관으로 승진하고 2년이 지난 2020년, 드디어 국세청 최초의 민간경력 채용 출신 세무서장이 탄생합니다. 경주세무서에서 세무서장으로 일하시게 되었죠?

 

초임 서장 발령은 제 개인과 가족의 영광입니다. 사시 출신으로 변호사 채용된 사람 중에 그리고 민간경력채용으로 특별채용된 사람 중에도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첫 발령 때는 그런 감동은 크지 않았습니다(웃음).

 

사실 경주세무서장으로 발령날 때 제가 비정기 조사를 착수해서 현장에서 일하고 있을 때였는데 요. 당시 국장님으로부터 초임 서장 발령이 났다는 전화를 받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저는 현장 조사팀장으로서 임무를 마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아쉬움이 커서 별다른 감흥(?)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우리 조사팀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습니다.

 

그런데 제가 경주에서의 일 년을 돌아보면 정말 너무나 행복하고 보람된 시간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천년고도에서 일 년을 보내면서 관서장으로 일할 수 있었다는 것은 더할 나위 없는 행운이었고 그곳에 함께 인연을 맺은 우리 경주세무서 직원들을 지금도 잊을 수 없고, 또 많은 경주 분들께도 과분한 사랑을 받았습니다. 지면을 빌려 우리 경주세무서 직원들과 경주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경주와 파주세무서장으로 2년을 보내셨으니 이제 본청이나 지방청으로 자리를 옮기시지 않을까 싶은데요. 어떤 역할을 감당해 보고 싶으신지요?

 

글쎄요. 일단 제가 가지고 있는 전문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국세청과 국민, 그리고 우리나라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세부적인 보직은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지만 앞으로 제 역량에 맞는 역할이 부여되고 그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서장님이 생각하는 국세청의 역할은 어떠해야 한다고 보시나요?

 

국세청의 역할은 무엇보다 안정적인 국가 재정수요를 차질 없이 조달하는 것인데 이는 국민의 자발적인 성실신고 납부로부터 가능합니다. 이를 위해 국세청은 납세자가 편안하게 신고납부할 수 있는 납세자 친화적인 세정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지금도 그 어떤 기관보다 잘하고 있다고 자부하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현실에 안주함 없이 부단하게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노력의 결과 앞으로 더 국민으로부터 사랑 받는 국세청이 되길 바랍니다.

 

여가 활동과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고 계시나요?

 

제 아이가 책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집에서 핸드폰이나 TV를 보지 않고 함께 책을 읽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최윤식 박사가 쓴 ‘빅체인지(코로나19 이후 미래 시나리오)’, 리타 맥그래스가 쓴 ‘모든 것이 달라지는 순간’을 읽었는데 여러모로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좋은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며칠 전부터 ‘정의란 무엇인가’로 유명한 마이클 샌델이 쓴 ‘공정하다는 착각’이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요. 요즘 전 세계적인 트렌드를 설명하는 내용이 있어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우리 국세 행정의 공정이 무엇인가라는 점도 염두에 두며 읽어 볼 생각입니다. 그리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편인데 그 시간에 조깅 등을 통해 건강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가족 소개도 부탁드리고, 앞으로 이루고자 하는 소망도 있으시면 말씀해 주시죠.

 

일단 제 아내는 우주 최강입니다(웃음). 저나 우리 가족 모두에게 백 점 아내, 엄마, 며느리, 딸입니다. 대기업을 다니면서도 그 안에서 인정받고 있고 결혼 생활의 절반을 지방에서 생활하는 남편을 내조하면서 아이까지 훌륭하기 키우는 아주 멋지고 또 아름다운 커리어우먼입니다. 유튜브를 통해 회사를 대표하여 신제품 개발 방향을 영어로 소개하는 영상을 전 세계에 송출하기도 하였는데요. 프라이버시를 고려하여 회사와 실명을 밝히지 않겠습니다(웃음).

 

그리고 우리 아이 역시 엄마를 닮아 우주 최강입니다(웃음). 씩씩하고 사교적이고 배려할 줄 알고 아빠랑은 친구처럼 지냅니다. 주말부부를 오래 해서 매일 만나지는 못해 많이 미안하고요. 지금처럼 엄마 아빠의 사랑을 듬뿍 받아 하루하루 행복한 아이로 성장했으면 합니다.

 

제 소망은 음 글쎄요(웃음). 파주와 관련해서 소망이 있습니다. 파주세무서의 전신이 바로 개성세무서입니다. 접경지역인 파주와 개성의 관문이 연결되어 개성세무서가 개청되면 좋겠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개성세무서를 담당하는 관서장이 되면 좋겠습니다. 나라도 통일되고 국민의 마음도 하나가 되어 세계 최강 대한민국이 되길 소망해봅니다.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진정으로 사랑받는 국세청이 될 수 있도록 저 스스로부터 노력하겠습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프로필] 전정일 파주세무서장

•고려대학교 법학과·대학원 졸업(조세법 석사)

•사법시험 48회 합격, 사법연수원 38기 수료

•(현)파주세무서장

•경주세무서장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 조사2과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 조사1과

•서기관 승진

•국세청 법무과

•서울지방국세청 송무1과

•중부지방국세청 법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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