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14 (일)

  • 구름많음동두천 0.0℃
  • 맑음강릉 3.5℃
  • 구름조금서울 3.0℃
  • 구름많음대전 3.8℃
  • 맑음대구 5.1℃
  • 맑음울산 5.3℃
  • 흐림광주 4.6℃
  • 맑음부산 7.9℃
  • 흐림고창 4.5℃
  • 제주 7.6℃
  • 맑음강화 2.2℃
  • 구름많음보은 2.2℃
  • 흐림금산 2.9℃
  • 구름많음강진군 5.9℃
  • 맑음경주시 4.5℃
  • 맑음거제 6.5℃
기상청 제공

[전문가 칼럼] 소급과세금지의 원칙과 신의성실의 원칙

잉여 물품들을 반출하면서 국내 판매가격을 과세가격으로 수입신고

  • 등록 2015.05.17 10:00:00

[사례]

▶ A는 휴대용 무선전화기를 생산하여 판매하는 업체로서 보세공장을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다.
▶ A사는 일본 B사로부터 메모리 장치 등을 구입하여 보세공장에 반입하면서 위 원료에 관하여 해외 수출자와의 거래가격을 기준으로 사용신고를 마쳤으나, 관세법 제189조에서 정한 원료과세의 신청은 하지 않았다.
▶ A사는 위와 같이 사용신고가 완료된 보세공장 원료 중에서 판매중단 등의 이유로 휴대폰 제조에 사용되지 못하고 남게 된 물품들이 발생하자 이를 고물처리업체 등에 처분하였고, 위 물품들을 반출하면서 국내 판매가격을 과세가격으로 하여 수입신고를 하였다.
▶ 세관은 A사에 대한 사후심사를 실시하여 위 잉여물품 등의 가격을 사용신고시를 기준으로 산정하여 A사에게 차액에 대한 관세 등을 경정고지하였다.
▶ 한편 관세청은 ‘질의회신’ 및 ‘보세공장 제조물품의 국내반입시 평가지침’을 통하여 보세공장에서 반출되는 잉여물품의 경우 위 반출이 수출판매로 간주되므로 이때 거래가격을 과세가격으로 결정한다고 한 바 있다.
▶ 이러한 경우 A는 세관의 처분이 위법하다고 주장할 수 있는가?

 

크기변환_금융조세5월_디지털매거진.jpg

(조세금융신문) 소급과세금지의 원칙
소급과세금지의 원칙은 조세법령의 제정이나 개정, 과세관청의 법령에 대한 해석이나 처리지침 등이 변경된 때 그 효력 발생 전에 종결한 과세요건 사실에 대하여 해당 법령 등의 적용을 금지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그 이전부터 계속 진행되어 오는 사실이나 그 이후에 발생한 과세요건 사실에 대하여 새로운 법령 등을 적용하는 것을 제한하지는 아니한다.

관세법 제5조 제2항은 ‘이 법의 해석이나 관세행정의 관행이 일반적으로 납세자에게 받아들여진 후에는 그 해석 또는 관행에 의한 행위 또는 계산은 정당한 것으로 보며, 새로운 해석 또는 관행에 의하여 소급하여 과세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조세법률관계에서 과세관청의 행위에 대하여 비과세 관행이 성립되었다고 하려면, ▲가. 장기간에 걸쳐 어떤사항에 대하여 과세하지 아니하였다는 객관적 사실이 존재할 뿐만 아니라 ▲나. 과세관청 자신이 그 사항에 대하여 과세할 수 있음을 알면서도 어떤 특별한 사정에 의하여 과세하지 않는다는 의사가 있고 ▲다. 이와 같은 의사가 대외적으로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표시될 것임을 요한다고 해석된다.

관세법 제5조 제2항에 규정하고 있는 ‘일반적으로 납세자에게 받아들여진 이 법의 해석이나 관세행정의 관행’이란 비록 잘못된 해석 또는 관행이라도 특정 납세자가 아닌 불특정 일반납세자에게 정당한 것으로 이의없이 받아들여져 납세자가 그와 같은 해석 또는 관행을 신뢰하는 것이 무리가 아니라고 인정될 정도에 이른 것을 말하며, 이러한 해석 또는 관행의 존재에 대한 입증책임은 그 주장자인 납세자에게 있다.

신의성실의 원칙
관세법 제6조는 납세자가 그 의무를 이행할 때에는 신의에 따라 성실하게 하여야 하며, 세관공무원이 그 직무를 수행할 때에도 또한 같다고 규정하고 있다. 관세법상 세관공무원은 납세자의 권리의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에 있어 재량행위에 대하여 적정한 한계를 설정하고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조세법률관계에 있어서 과세관청의 행위에 대하여 신의성실의 원칙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과세관청이 납세자에게 신뢰의 대상이 되는 공적인 견해표명을 하여야 하고, 과세관청의 견해표명이 정당하다고 신뢰한데 대하여 납세자에게 귀책사유가 없어야 하며, 납세자가 그 견해표명을 신뢰하여 무엇인가 행위를 하여야 하고, 과세관청이 위 견해표명에 반하는 처분을 함으로써 납세자의 이익이 침해되는 결과가 초래되어야 한다.

사례의 경우
A사는 관세청의 질의회신 및 보세공장 제조물품의 국내반입시 평가지침에 따라, 사용신고가 완료된 보세공장원료 중에서 휴대폰 제조에 사용되지 못하고 남게 된 물품들을 반출하면서 국내 판매가격을 과세가격으로 하여 수입신고를 하였는 바 이러한 행위가 관세법상 소급과세금지원칙 및 신의성실의 원칙에 의해 보호될 수 있는지 문제된다.

사례의 경우 과세관청은 관세청의 질의회신 및 보세공장 제조물품의 국내반입시 평가지침을 통하여 ‘보세공장에서 반출되는 잉여물품의 경우 위 반출이 수출판매로 간주되므로 이때의 거래가격을 과세가격으로 결정한다’ 는 취지의 공적 견해를 표명하였는데, 이 사건 물품들은 잉여물품에 해당하고, A사는 귀책사유 없이 이를 신뢰하고 이 사건 물품들을 수입신고시점의 가격을 기준으로 신고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세관이 이러한 신뢰에 반하는 처분을 한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한 소급과세라고 할 수 있어 A사에 대한 처분은 취소되어야 한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낚시와 K-관세행정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어린 시절, 여름이면 시골 도랑은 나에게 최고의 놀이터였다. 맨발로 물살을 가르며 미꾸라지와 붕어를 잡던 기억은 지금도 선명하다. 허름한 양동이에 물고기를 담아 집에 가져가면 어머니는 늘 “고생했다”라며 따뜻한 잡탕을 끓여주셨다. 돌과 수초가 얽힌 물속을 들여다보며 ‘물고기가 머무는 자리’를 찾던 그 경험은 훗날 관세행정을 바라보는 나의 태도에 자연스레 스며들었다. 성인이 되어서도 물가에서는 마음이 늘 편안했다. 장인어른께서 선물해 주신 낚싯대를 들고 개천을 찾으며 업무의 무게를 내려놓곤 했다. 그러나 아이가 태어나면서 낚시와는 자연스레 멀어졌고, 다시 낚싯대를 잡기까지 20년이 흘렀다. 놀랍게도 다시 시작하자 시간의 공백은 금세 사라졌다. 물가의 고요함은 여전히 나를 비워내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되었다. 낚시는 계절을 타지 않는다. 영하의 겨울에도 두툼한 외투를 챙겨 입고 손난로를 넣은 채 저수지로 향한다. 찬바람이 스쳐도 찌가 흔들리는 순간 마음은 고요해진다. 몇 해 전에는 붕어 낚시에서 나아가 워킹 배스 낚시를 시작했다. 장비도 간편하고 운동 효과도 좋아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걸어 다니며 포인트를 찾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