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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산책] 과학적 직관이 주는 감동…아바타 물의 길

 

(조세금융신문=이상현 기자) 지난 2009년 좋은 흥행을 거뒀던 <아바타>에 이어 13년만에 속편으로 나온 <아바타:물의 길> 역시 만만찮은 흥행을 구가하고 있다. 기자의 취향은 아니지만, 가족과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라서 첫 상영 얼마 지나지 않아 가족과 함께 봤다.

 

미국 영화에 대한 기자의 편견대로 이야기의 힘은 약했다. 성격이 급해 동영상 콘텐츠도 잘 안보는 바, 컴퓨터그래픽 볼거리에 대한 찬사는 별로 와 닿지 않았다.

 

버릇처럼 영화 내용구성에 똬리를 틀고 있는 프레임을 추정해봤다. 하지만 별반 흥밋거리를 찾지 못했다.

 

1편에서 환경오염으로 인간이 살기 힘든 지구를 떠나 인간이 살 수 있는 행성 ‘판도라’ 별로 원정을 떠난 우주 제국주의자들의 국적은 미군으로 추정된다.

 

미 해병대원이 판도라 생명체들을 식민지화 하는데 반발, 영혼과 신체를 비교적 쉽게 분리융합하는 능력을 지닌 나비족 편에서 미군과 싸우다 죽었다. 그런데 판도라 별에는 신비하고 놀라운 생명 치유능력이 있다. 그래서 그 해병대원의 영혼이 나비족의 신체에 스며들어 부활한다. <아바타>라는 제목이 붙은 이유로 추정된다.

 

속편은 이 나비족으로 부활한 해병대원이 나비족의 수장이 되고, 그의 활약으로 패퇴한 지구 미군 우주원정대가 그를 죽이러 오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해병대원은 나비족의 희생을 막기 위해 가족과 함께 나비족을 떠나 바다로 향한다.

 

기자는 대륙세력을 식민화 하려는 미 제국주의자들, 이에 맞선 식민지 해방세력으로 전향한 미국인이 해양세력인 영국, 일본으로 떠나는 장면을 떠올렸다. 그러다가 ‘에잇’ 집어치우기로 했다.

 

그러던 중 마지막 단서라도 한 번 찾아 보려고 제임스 캐머런 감독에 대한 조사를 해봤다. 그랬더니 겨우 영화평을 빙자한 문화 칼럼 한편을 쓸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캐나다 출신인 제임스 캐머런(James Francis Cameron) 감독은 비록 중퇴했지만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 물리학과에 다닌 과학도였다. 사실 흥행에 성공해 한국인들도 대부분 알고 있는 <타이타닉>이나 <에이리언2>와 <터미네이터>와 같은 공상과학 영화를 만들기 위해 그가 먼저 한 일은 해양과 관련된 다큐멘터리였다. 이런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2014년의 〈딥 씨 챌린지(Deep sea Challenge)>와 2012년의 〈최후의 타이타닉(Titanic: The Final Word)>, 2005년의 〈깊은 곳의 외계인(Aliens of the Deep)>, 2003년 〈심해의 영혼들(Ghosts of the Abyss)>, 2002년의 〈비스마르크호의 비밀(Expedition: Bismarck)> 등이 바로 그 다큐멘터리 작품들이다. 문화예술작품을 만드는 영화감독이지만, 항상 사실과 과학적 개연성정합성을 치열하게 추구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기자가 작품 자체에 대해서는 별로 고민한 게 없지만, <아바타> 1편이 162분이었는데, 이번 <아바타:물의 길>은 딱 30분 늘어난 192분이라는 사실은 시덥잖은 시사점을 준다.

 

이야기의 구도와 설정, 프레임을 압축된 시간에 전부 구현해야 했던 전편에 견줘 30분이 더 길어진 속편은 온통 화려한 볼거리에 치중한 느낌이다. 한국 나이로 68세가 된 과학도 출신 캐머런 감독이 뭔가 보여주고 싶은 게 많다는 느낌이다.

 

캐머런 감독은 언론 인터뷰에서 3편 이야기도 했는데, 나비족의 악한 면을 들춰내고 이번에는 ‘불(fire)’을 소재로 한다고 밝혔다. 해리포터 시리즈를 연상시켰다. 작품 속에서 거대기업을 자주 조롱하고 그들에게 나쁜 결말을 선사해왔던 캐머런 감독이지만, 자기 작품은 거대자본의 논리를 충실하게 따르는 느낌이다.

 

생각의 힘이 점점 약해지는 시대에, 흥행을 위한 볼거리 위주의 후속작들을 만드는데 1조원이라는 천문학적 비용을 쓰고, 그 투자금을 회수하려면 얼마나 치열한 판촉전을 펼쳐야 할까.

 

그러나 애당초 식민주의를 다룬 작품이라서 감독의 사회철학이 궁금했던 기자에게 캐머런 감독의 생애는 좋은 깨달음을 줬다. 바로 칼 마르크스가 인용해 유명해진 “모든 이론은 회색이고, 영원한 것은 저 푸른 생명의 나무 뿐”이라는 괴테의 희곡 <‘파우스트> 속 대사다.

 

우리가 아무리 많이 공부해도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게 더 많을 수 있다는 교훈. “나는 틀릴 수 있다(I may be wrong)’는 진리에 대한 겸허한 자세. 제임스 캐머런 감독은 자연과학보다 경제나 정치와 같은 사회과학에 더 근접해 있는 기자에게 중요한 교훈을 일깨워 줬다.

 

<아바타:물의 길>에 등장하는 나비족이 중국을 암시하든, 바닷가 새로운 부족들이 영국이나 일본을 암시하든, 어차피 허구인 바에야 그게 뭐가 그리 중요하단 말인가.

 

3편에서 나비족의 악한 측면을 드러내려는 그의 계획대로 절대 선도, 절대 악도 없다. 선이 악으로, 악은 선으로 바뀐다. 사실 모든 것은 변한다.

 

옳고 그름으로 세계를 재단하는 것은 사실 권력과 밀접한 프레임이다. 오늘날 한국정치나 지구촌 정치 모두에서 발견되는 교훈이다.

 

누군가 또 이 칼럼을 읽고 이렇게 기자에게 면박을 줄 것 같다.

“영화를 보고 재미있으면 그만이지, 뭔 해석이 그리 거창해.”

 

맞다. 영화는 영화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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