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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산업 멸종→100% 수입→트럼프 관세→전쟁?…영국 얘기

BCG컨설팅 “트럼프 20% 수입관세 강행 땐 영국 자동차・제약・기계 등 큰 타격”
다국적 화학기업, 마지막 영국 공장 최근 폐쇄…앵글로색슨 정체성 강화 꾀한다?

(조세금융신문=구재회 기자) 오는 20일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취임한 뒤 예고한대로 관세 정책을 밀어부친다면 영국 산업계는 연간 30억 달러의 수입관세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연구 보고서가 나왔다.

 

영국의 마지막 화학 제조업 공장이 최근 문을 닫으면서 기간산업인 화학산업계가 완전히 몰락해 화학제품을 전량 수입할 지경에 이른 영국에게 트럼프의 수입관세율 인상은 전쟁 선포와 다를 바 없다는 관측이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The Telegraph)>는 13일(런던 현지시간) 보스턴컨설팅그룹(Boston Consulting Group)의 분석을 인용, “미국으로부터 수입되는 상품에 20%의 수입관세가 부과되면 자동차, 항공우주, 제약 및 기계 등의 부문에 가장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 같이 보도했다.

 

트럼프는 보호무역정책을 추진하고 수입품에 10~20%의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며 중국 상품에는 최대 60%까지 부과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영국은 브렉시트 이후에도 유럽 철강제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 때문에 미국 상품에 대해 유럽연합(EU) 관세를 적용해 왔다. 영국은 지난 2022년 이런 대미 관세를 중단했지만 완전히 철폐하지는 않았다.

 

<텔레그래프>는 지난해 11월 “트럼프가 영국과 특별협정을 맺고 그 일환으로 영국에 대한 수입 재화 및 서비스에 대한 관세를 전면 면제할 수도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레이첼 리브스 영국 재무장관은 당시 미국 재무부측과의 회의에서 “영국은 자유무역이라는 아이디어를 계속 홍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브스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 하에서도 양국간 현재 무역 흐름이 유지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해왔다.

 

영국이 제조업 기반을 지속 약화시켜왔기 때문에,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점점 커질 전망이다.

 

영국에 본사를 둔 다국적 화학기업 이너스(Ineos)의 설립자 짐 랫크리프(Jim Ratcliffe)는 13일 “영국 화학 산업은 ‘멸종’의 길로 치닫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스코틀랜드 도시인 그랜지머스(Grangemouth) 소재 자사의 합성 에탄올 공장 폐쇄에 대해 언급하며 “주요 산업 중 하나인 화학 제조업은 생명력을 잃어 멸종해 가고 있는 것으로 목도된다”고 말했다. 그는 40년 이상 영국에서 운영돼 온 이 공장은 높은 에너지 비용과 탄소세 때문에 지난주 문을 닫았다고 설명했다.

 

영국은 현재 의료용 의약품과 페인트에서 화장품과 살균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에 필요한 합성 에탄올을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그랜지머스 공장은 영국의 마지막 합성 에탄올 생산공장이었다. 영국에서는 새 공장을 전혀 짓지 않은 가운데 지난 5년 동안 10개의 주요 화학 공장이 문을 닫았다.

 

중국과의 전략경쟁, ‘탈(脫)탈러(De-dollarization) 동맹’인 브릭스(BRICS)의 급속성장 등으로 누구 하나 믿기 어려워진 미국은 공급망과 지구촌 주도권을 사수하기 위해 앵글로색슨 정체성을 되찾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최근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로 편입하겠다고 공언했다. 주권국가로서 캐나다 국민들이 반발할 것을 염두에 둔 정략적 발언으로 해석된다. 파상적인 반대여론을 빌미로 캐나다에 대해서는 일반관세 예외조항을 둘 가능성이 높다. 영국에 대해서도 같은 맥락으로 관세 예외조치를 통해 결속을 다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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