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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일내 70개국 협상하는 美, FTA보다 간소한 무역합의 추진할듯

무역정책 개선을 서면으로 약속하는 '의향서'로 협상 타결 가능성
美, 신속한 협상 타결 자신감…트럼프 "내가 원하면 하루 안에도 가능"

 

(조세금융신문=최주현 기자)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다른 나라와의 관세 협상에서 전통적인 무역협정이 아닌 무역수지 개선과 무역장벽 완화를 약속하게 하는 간략한 형태의 합의를 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왔다.

 

11일(현지시간) 연합뉴스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전날 보도를 인용,  백악관이 다른 나라와 협상하게 될 무역 합의가 미국 의회의 입법이 필요한 전통적인 자유무역협정(FTA)의 형식을 갖출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중국, 일본, 한국 등과 제한적인 범위의 무역 협상을 하는 데도 몇 개월이 걸렸는데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상호관세를 유예한 90일 동안 70여개국과 협상을 끝내고자 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빌 해거티 상원의원(공화·테네시)은 트럼프 행정부가 외국 정부로부터 어떤 경제 개혁을 하겠다는 서면 약속을 받는 것으로 협상을 타결할 수 있다고 WSJ에 설명했다.

 

기업이 투자나 사업 거래를 하기 전에 기본 조건 등을 규정하기 위해 작성하는 문서와 같이 일단 예비 합의를 한 뒤 필요한 경우 협정을 체결해 의회에 보고하겠다는 것이다.

 

해거티 의원은 이를 정식 합의 전에 체결하는 의향서(letter of intent)에 비유하고서 "90일 안에 최종 합의를 기대할 수는 없겠지만 난 각 합의의 범위를 정하고, 협상하고, 합의할 수는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행정부 당국자들은 어떤 형태로든 무역 합의를 체결하게 될 것이라고 말해왔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전날 CNBC 인터뷰에서 15개국이 상호관세를 인하하기 위해 구체적인 제안을 해왔다면서 "결승선에 거의 가까워진 거래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내세우는 다른 나라들의 제안 중 다수는 협상을 시작하기 위한 제안이지 구체적인 내용을 갖춘 경제적 제안이 아니라고 소식통들은 WSJ에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도 협상에 준비가 덜 된 모습이다.

 

백악관은 다른 나라에 관세를 낮추고 미국산 제품을 더 수입하라는 큰 틀의 요구를 하면서도 지난 10일 여전히 협상 전략을 수립하고 있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 유예가 끝나는 7월 9일 전에 주요국과 협상 타결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 전날 각료회의에서 "난 원한다면 하루 안에 모든 협상을 타결할 수 있다"고 장담했으며, 관세 강경파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고문은 전날 CNN 인터뷰에서 "우리는 트럼프 시간(Trump time)대로 할 것이며 그건 가능한 한 신속하게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WSJ은 관세 협상에 대한 여러 부분이 불확실한 가운데 10% 기본관세는 사라지지 않는 게 거의 확실해 보인다고 관측했다.

 

해싯 위원장은 전날 CNBC 인터뷰에서 "난 모두가 10% 기본관세가 기준선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세율을 10%보다 낮추려면 "놀라운 거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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