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18 (수)

  • 구름많음동두천 17.6℃
기상청 제공

삼성·LG전자, 고성장 '글로벌 사우스' 공략 강화로 불황 돌파한다

신규 가전 수요 증가…동남아·중동 등 사업 기회 발굴 박차

 

(조세금융신문=구재회 기자) 수요 침체 장기화에 직면한 가전업계가 신흥 시장인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공략을 불황 타개의 돌파구로 삼고 있다.

 

기존 주요 시장인 북미나 유럽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가파르게 성장하는 동남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중남미 등에서도 입지 강화에 나섰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는 냉난방공조(HVAC) 등을 중심으로 글로벌 사우스 지역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유럽 최대 공조기기 업체 플랙트 인수로 글로벌 공조 시장에 본격 진출하면서 중동 시장 공략에 공들이고 있다.

 

중동에서 삼성전자는 대규모 주택 단지, 종합 의료센터, 고급 리조트 등을 중심으로 공조 분야 B2B(기업 간 거래) 수주를 활발하게 이어가고 있다.

 

이달 초에는 에어컨 주요 생산 거점인 중국 쑤저우와 상하이에서 '2025 삼성 중동 에어설루션 데이'를 개최, 중동 지역 공조 인력을 초청해 삼성 공조 설루션을 소개했다.

 

삼성전자는 가전과 스마트폰 등의 대규모 생산 거점을 둔 인도와 베트남에서도 투자를 계속 확대하고 있다.

 

인도에서는 삼성전자가 타밀나두주 첸나이 인근 스리페룸부두르 가전 공장에 약 1천700억원을 추가 투자하기로 했다고 최근 타밀나두 주정부가 발표했다.

 

냉장고와 세탁기 등을 생산하는 이 공장은 연간 17조여원에 달하는 삼성전자 인도 매출의 약 20%를 담당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작년 7월 방한한 베트남 권력 서열 3위 팜 민 찐 총리를 만나 "베트남 최대 외국인 투자자이자 최대 수출기업으로 항상 베트남과 동행하겠다"며 투자 확대를 약속하기도 했다.

 

 

LG전자는 올해 사업 목표 중 하나로 글로벌 사우스 사업 강화를 내걸고 적극적으로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도를 포함한 아시아, 중남미, 중동·아프리카 등 글로벌 사우스로 대표되는 신흥시장의 성장 잠재력과 사업 기회 발굴에 집중하겠다"고 올해 목표를 밝혔다.

 

이를 위해 조 CEO는 올해 들어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소재 법인을 잇달아 방문해 HVAC, 상업용 디스플레이, 고효율 시스템 등 B2B 사업을 직접 챙겼다.

 

LG전자는 올해 인도 1위 가전기업인 인도 법인의 기업공개(IPO)에도 나선다.

 

실제로 LG전자 인도 법인은 올해 1분기에 매출액 1조2천428억원, 순이익 1천243억원으로 각각 1분기 최대치를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인도 시장 리더십을 굳히기 위한 생산시설 투자도 활발하다. LG전자는 이달 초 인도 안드라프라데시주 스리시티에 세 번째 현지 공장을 착공했다.

 

이 공장은 인도 전역은 물론 중동과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등 인근 국가에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을 공급하는 글로벌 사우스 생산 거점 역할을 하게 된다.

 

이처럼 가전업계가 글로벌 사우스에 집중하는 것은 가전 수요가 포화 상태에 다다른 선진국과 달리 신규 수요가 많은 성장 시장이기 때문이다.

 

인구 증가율이 높고 젊은 인구 비중이 큰 데다가 경제 성장과 함께 소득 수준이 높아지며 디지털 기기와 스마트 가전 등의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29년까지 연평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글로벌 사우스 지역 6.3%, 선진국이 몰린 글로벌 노스 지역 3.9%로 각각 전망했다.

 

양지원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글로벌 사우스는 높은 경제성장률, 젊은 인구, 정부의 인프라 투자 등에 힘입어 성장 잠재력이 풍부하다"며 "공급망 재편이 가속하는 가운데 향후 우리 수출시장, 생산기지, 수입처로서 역할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네티즌 의견 0

스팸방지
0/300자







전문가 코너

더보기



[데스크 칼럼] 통화 주권 넘보는 스테이블코인, 한국은 준비됐는가
(조세금융신문=양학섭 편집국장) 한국 정치가 마침내 디지털 자산에 손을 댔다. 그것도 단순한 규제 강화를 넘어서 산업 진흥과 생태계 육성까지 겨냥한 ‘판 뒤집기’ 수준의 입법이다. 10일,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이 대표 발의한 ‘디지털자산기본법’은 디지털 자산 시장에 대한 가장 포괄적이면서도 공격적인 제도화 시도다. 법안은 ▲디지털자산의 법적 정의 정립 ▲대통령 직속 디지털자산위원회 설치 ▲금융위원회를 통한 인가·등록·신고제 도입 ▲스테이블코인 사전 인가제 ▲불공정거래 금지 및 이용자 보호 ▲자율규제기구 설립 등을 담았다. 단순한 제도 마련을 넘어, ‘한국형 디지털금융 패러다임’의 설계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장 주목할 대목은 스테이블코인 발행 허용이다. 현행법상 민간의 원화 기반 디지털 자산 발행은 법적 공백에 놓여 있었지만, 이 법안이 통과되면 자기자본 5억원 이상을 보유한 국내 법인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다. 준비금 적립, 도산 절연, 환불 보장 등 안전장치를 전제로 하긴 했지만, 통화 주권을 관리하는 한국은행에는 꽤나 위협적인 메시지다. 민 의원은 이 법을 “규제가 아니라 가드레일”이라고 표현했다. 규제를 통해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