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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韓日에 상호관세 서한…이번에도 '동맹'이 최우선 표적

소셜미디어에 한일 서한부터 공개…"트럼프의 벼랑끝전술 부활"
협상 지지부진 판단한듯…한일, 美와 교역량 비중 큰점도 배경

 

(조세금융신문=최주현 기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14개국에 '상호관세' 서한을 발송하면서 가장 가까운 동맹으로 꼽히는 한국과 일본을 주요 표적으로 삼았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지난 4월 상호관세 발표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동맹에 대한 배려는 없었다. 더군다나 한국의 경우는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의 카운트파트들과 협상을 위해 미국을 방문 중이던 상황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서한 발송은 주요 무역 상대국인 한국과 일본에 대한 일종의 '충격요법'으로 판을 다시 한번 흔들고, 여세를 몰아 다른 주요국과의 협상에서 동력으로 삼겠다는 포석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가장 가까운 동맹인 한국과 일본을 표적으로 삼았다면서 '벼랑끝전술'의 부활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본인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한일 정상을 수신자로 한 관세 서한을 연이어 공개했다. 현지시간으로 오후 12시18분 먼저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에게 보내는 서한을 공개하고, 1분 뒤 한국의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를 올렸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 SNS에 한일 2개국에 보낸 서한만 공개된 시점에 열린 백악관 대변인 브리핑에서 캐롤라인 레빗 대변인은 한국과 일본 정상에 보낸 서한을 기자들 앞에서 잇달아 펼쳐 보였다.

 

레빗 대변인은 질의 응답 도중 중동 관련 답변을 한 뒤 "무역 합의로 돌아가고 싶다(무역합의에 대해 다시 언급하고 싶다)"며 "여러분이 보시듯 우리는 대통령이 서명한 이 아름다운 서한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낸, 2페이지로 구성된 서한을 기자들에게 보여주며 "이것은 한국의 대통령에게 보내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오리지널 서명이 있으며, 이것은 우편으로 보내질 것"이라고 밝혔다.

 

레빗 대변인은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이시바 총리에게 보내는 서한을 보여준 뒤 "두 나라(한일)는 모두 8월1일부터 25%의 관세를 적용받는다"고 말했다.

 

백악관 대변인도 한일 양국이 관세 통보의 첫번째 대상이었음을 다분히 의도적으로 부각한 모양새였다.

 

두 서한은 수신자와 본문의 국가명만 다르고 내용은 동일하다.

 

미국이 한일 각국을 상대로 큰 폭의 무역적자를 기록 중이라면서 8월 1일부터 두 나라가 미국으로 수출한 모든 제품에 25%의 관세(상호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라는 내용이다. 상호관세는 자동차, 철강·알루미늄 등에 이미 부과된 품목별 관세와 별개라는 내용도 동일하게 담겼다.

 

8월 1일까지 협상 가능성을 열어둔 부분도 동일하게 발송했다. 다만 일본은 기존에 예고됐던 상호관세(24%)보다 1%포인트 상향 조정된 관세율이 통보됐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위협이 한국·일본을 특히 자극했다고 지적했다. 두 나라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각각 무역 합의를 이룬 바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경우 2012년 발효됐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당시 개정한 바 있다.

 

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ASPI) 부회장은 "한국은 이미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가 거의 제로(0)다. 인도·베트남 같은 고율 관세 부과국과 달리 한국은 미국에 제시할 수 있는 것이 더 적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에 보내는 서한을 공개한 지 약 2시간이 지난 후에야 말레이시아, 카자흐스탄, 남아프리카공화국, 라오스 등에 보내는 서한을 줄줄이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부과 시점을 8월1일로 미룸으로써 한국 등으로서는 협상의 시간을 벌게 된 긍정적 측면도 있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과의 협상이 지지부진한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일 양국은 미국과 지속적인 관세 협상을 벌여왔지만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한에서 "이런 관세가 한국의 오랜 관세, 비관세, 정책, 무역 장벽으로 인해 발생한 지속 불가능한 무역 적자를 바로잡기 위한 조치라는 점을 이해해주시기를 바란다"면서 이날 서한 발송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한국은 지난달에야 새 정부가 들어선 탓에 실질적인 관세 협상이 다소 지연됐다고 볼 여지도 있다.

 

산업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한국에 대한 관세 서한을 공개한 직후 낸 보도자료에서 "새 정부 출범 이후 짧은 시간 동안 국익 최우선 원칙을 갖고 치열하게 협상에 임했으나 현실적으로 모든 이슈에 대해 합의 도출까지 시간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한미 고위급 통상 협상은 지난달 22∼27일에야 진행됐다. 당시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워싱턴DC를 방문해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더그 버검 국가에너지위원회 의장 겸 내무장관 등을 만났다.

 

관세 서한이 공개된 이날은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여 통상교섭본부장이 워싱턴DC에서 미국 측과 고위급 협상을 진행했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아직이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백악관 관리를 인용,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은 관세 서한을 받은 국가들로부터 의미있는 '관여'를 받지 못했다고 믿고 있다고 전했다. 폴리티코는 또 한일 정부는 수개월동안 미국과 집중적인 협상을 해왔지만 미국의 요구 중에서 국방비 지출 및 농산물 수입 확대 거부 등으로 협상이 교착됐다고 평가했다.

 

한국보다 협상을 더 진척하긴 했지만 일본 역시 합의까지는 시일이 더 필요해 보인다. 지난달 27일 워싱턴DC에서 러트닉 상무장관과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이 만나 7차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는 없었다.

 

NYT는 "한국과 일본의 대미 협상은 미국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디게 진행됐다"면서 상호관세 뿐 아니라 주요 수출 품목인 자동차와 철강·알루미늄 등에 대한 미국의 품목별 관세로 타격을 받고 있는 한일 양국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양보하는 것을 주저해왔다고 평가했다.

 

한국과 일본이 미국과의 교역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점도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NYT가 경제복잡성관측소(OEC), 백악관 자료 등을 토대로 미국의 교역량을 분석한 결과 일본은 지난해 미국의 전체 수입 물량 가운데 4.5%를, 한국은 4.0%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관세 서한을 발송한 국가들 중에서 태국(1.9%), 말레이시아(1.6%)가 1%를 넘을 뿐 인도네시아, 남아공, 캄보디아 등 나머지 국가들은 모두 미국의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 미만으로 미미한 수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14개국에 대한 관세 서한을 바탕으로 향후 협상에서 더욱 강한 압박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날 인도와 무역 합의가 임박했다고도 말했다.

 

유럽연합(EU)도 "수요일(9일)까지 최소한의 원칙적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주 수개 국가와의 무역 합의 발표를 내비쳐왔다면서 인도와 EU 등을 거론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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