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이유린 기자) 보험산업이 생성형 인공지능(AI) 도입과 활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상담·과실비율·언더라이팅·보험금 청구 등 고객 접점과 업무 전반에 AI를 적용하며 편의성과 비용 절감 효율을 높이고 있지만, 이로 인한 개인정보보호·편향·책임소재 등 새로운 위험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4월 보험연구원에서 발간한 ‘생성형 AI 시대, 보험산업의 AI 활용과 과제’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생성형 AI 활용 규모는 2022년 14억 달러에서 2032년 274억 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며, 같은 기간 보험시장은 3억 달러에서 55억 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국내 산업별 전망에서도 금융·보험업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나타나, 국내 보험산업 역시 생성형 AI 활용 성장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국내 보험사들은 생성형 AI 도입과 함께 임직원 인식 제고와 활용 전략 확산에도 힘쓰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AI 음성봇을 활용해 고객 안내 서비스를 강화했고, KB손해보험은 사고 접수 내용을 기반으로 과실 비율을 자동 산출하는 AI를 도입했다. DB손해보험은 외국인을 위한 다국어 통역 AI Agent를 운영하며 상담 과정의 신뢰성을 높였다.
또 KB라이프는 AI 언더라이팅 자동화 플랫폼을 개발해 정부 정책지원금을 확보했고, AIA생명은 보험금 청구 절차에 LLM 기반 AI OCR 솔루션을 적용해 처리 시간을 단축했다.
아울러 보험사들은 전사 차원의 AI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AI DAYS 2025’를 통해 임직원들과 비전과 성과를 공유했으며, 농협생명은 ‘생성형 AI 경진대회’를 열어 전사적 활용 역량을 강화했다. 미래에셋생명도 ‘AI Next Horizon 2026’을 개최해 중장기 전략과 과제를 제시했다.
이처럼 생성형 AI 활용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은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보험업계가 아직 기존 기술조차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으며, 활용의 대부분이 비용 효율화에 치우쳐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2일 열린 ‘KIDI 보험미래포럼’에서 IBM의 크리스티안 비엑은 “현재 보험업계에서 AI는 효율성 향상과 비용절감에 주로 쓰이고 있으며 매출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으며, AWS의 테리 부크너는 “보험사들이 현재 나온 기술조차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한계를 짚었다.
이런 상황에서 보험업계의 생성형 AI 활용은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나온다.
활성화를 위해서는 앞으로 상담, 언더라이팅, 보험금 청구 등 단순한 비용 절감 차원을 넘어 정밀한 위험 예측, 개인 맞춤형 상품 개발, 보험사기 탐지, 상품·시장 개발 모델의 고도화, 자연스러운 대화 수준의 고객 응대 등으로 서비스가 확장돼야 하며, 이를 통해 소비자 편의와 경험이 한층 끌어올려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다만 소비자 편의와 혁신의 이면에는 개인정보 보호, 편향, 책임소재 등의 위험도 뒤따른다. 결국 이 같은 위협을 어떻게 최소화하느냐가 AI 시대 보험산업의 성공과 실패를 가를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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