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의 ‘알짜’로 불리는 DF1·2구역의 주인이 롯데와 현대면세점으로 사실상 결정됐다. 과거 신라와 신세계가 1,900억 원의 위약금을 물고 나간 자리를, 후발 주자들이 훨씬 유리한 조건으로 꿰차는 형국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DF1·2구역의 복수 사업자로 호텔롯데와 현대디에프를 선정해 관세청에 통보했다. 이번 입찰의 핵심은 ‘임대료 하향 평준화’를 통한 실리 챙기기였다.
2023년 당시 신세계는 DF2를 따내기 위해 객당 임대료로 9,020원을 써냈고, 신라는 DF1에 8,987원을 제시했다. 하지만 고환율과 중국인 단체 관광객 회복 지연으로 적자가 누적되자 두 회사는 법원에 임대료 조정을 신청했고, 공사가 이를 거절하자 결국 사업권을 반납했다.
반면, 이번에 롯데와 현대가 써낸 금액은 공사가 제시한 하한선을 살짝 웃도는 5,300원대다.
업계 관계자는 “신라와 신세계가 낸 거액의 위약금과 철수 결정이 결과적으로 롯데와 현대에게 최적의 진입 시점을 만들어준 셈”이라고 분석했다.
인천공항공사는 입찰 최저가(객당 임대료)를 DF1 5031원, DF2 4994원으로 제시했다. 2023년 제기했던 최저 입찰가와 비교해 DF1은 5.9%, DF2는 11% 내렸다.
이번에 입찰에 참여한 롯데와 현대면세점은 최근 면세 업황 변화를 고려해 최대한 보수적으로 입찰가를 책정했단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과거 과도한 임대료를 제시했던 사업자들이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철수한 전례가 있는 만큼, 이번 입찰에서는 두 업체 모두 수익성과 지속 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저가 전략’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입찰로 면세 업계 지형도는 다시 그려지게 됐다. 현대디에프는 기존 패션·잡화(DF5)에 이어 마진율이 높은 주류·담배(DF2)까지 확보하며 신세계를 위협하는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
호텔롯데는 2018년 임대료 갈등으로 철수했던 공항 핵심 구역에 7년 만에 복귀하며 명예 회복에 성공했다.
신라와 신세계는 사업권 반납으로 외형 축소는 불가피해졌다. 두 회사는 시내 면세점과 온라인 플랫폼에 집중하며 체질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관세청은 설 연휴 이후 특허심사위원회를 열어 최종 낙찰자를 선정한다. 1개 사업자가 두 구역을 중복 낙찰받을 수 없는 구조라 사실상 두 업체가 한 구역씩 나눠 가질 것이 확실시된다. 최종 계약이 체결되면 양사는 올해 7월 1일부터 2033년까지 최소 7년, 최대 10년간 해당 구역을 운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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