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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신협 수장들.. 제주 금빛신협으로 간 까닭은?

세계신협 CEO들 ‘영세조합의 지속가능한 모델’ 벤치마킹

(조세금융신문=김사선 기자) 지난 4월 9일 세계신협협의회(WOCCU; World Council of Credit Unions 이하 워큐:) 한국 방문단은 이사회 개최 및 한국신협중앙회에 이어 제주 금빛신협을 방문했다.

이들 방문단은 세계신협발전과제의 하나로 ‘영세조합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주제로 전세계 저개발국가에서 벤치마킹할 수 있는 우수사례를 탐색해왔다. 그 일환으로 한국의 소형 농촌신협인 제주 금빛신협의 경영사례에 주목하고, 직접 방문해 보다 자세한 경영노하우와 조합원 서비스를 체험하기 위해 마련됐다.

금빛신협은 한국 농촌의 영세조합 중 성공적인 경영을 펼치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2015년말 기준 총 자산 278억원 규모의 소규모 농촌신협이지만 연체율 0.23%, 순자본비율 4.4%, 당기순이익 1억 5800만원을 시현한 작지만 야무진 강소형 신협이다.

대부분의 조합원은 영농에 종사하며, 영농조합원과의 밀착 경영이 성공비결이다. 신협이 도농직거래, 위탁판매 등 농산물 유통의 허브 역할을 담당하며 조합원들의 경제적 성공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농촌 조합원에 맞춘 밀착서비스 
함께 잘 먹고 잘 사는 신협. 신협이 걸어가야 할 길을 오롯이 실천하며 성장한 제주 금빛신협이 지금까지 걸어온 길이고 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이다. 규모나 조합원 수는 대도시의 신협과 비교할 수 없지만 그들이 걸어온 길에서 진정성을 만날 수 있었다.

제주공항에서 약 30분 정도 떨어진 애월읍 곽지리, 이국적 풍경 위에 자그마한 금빛신협을 만날 수 있다.

높은 건물 하나 없는 나직한 시골 마을에서 만난 신협이 낯설어 보이기도 하지만, 금빛신협이 이 지역에서 가지는 존재감은 남달랐다. 신협 직원들은 신협 앞을 지나는 사람들 중 모르는 사람이라면 관광객일 정도로 지역민과 가깝게 지내고 있다. 누구 네가 콩을 얼마나 심었는지, 서울에서 누구네 손님이 왔는지 모르는 것이 없다. 곽지리에서 신협은 마을회관이자 사랑방으로 동네 어느 곳보다 편한 곳이었다.

최근 곽지신협에서 금빛신협으로의 명칭변경으로 지역한계를 극복하고 업무영역확대로 지역과 함께 발전
하려고 노력중이다.

조합원에게 꼭 필요한 조직으로
금빛신협이 처음 조합으로서 운영을 시작한 것은 1972년, 당시만 해도 대다수의 농가들이 셈여림에 어두웠고 저축이나 조합이라는 것에 대한 인지도가 없어 신협이라는 존재는 낯설기만 했다.

또 당시 제주도의 특성 상, 대다수가 자급자족하는 것에 익숙한 상황이라 조합원 모집부터 난관이었다. 이런 이유로 집집마다 일일이 방문해 주민들에게 저축과 조합의 장점을 설명하고 설득해 나갔다.

지역 주민들과 얼굴 마주하며 지내오다 보니 지금처럼 가까워질 수 있었고 지금의 금빛신협이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선배들은 초창기에 정말 힘들었다고 아직도 토로합니다. 주민이 많지도 않은데 조합까지 설립해서 운영을 하려니 얼마나 고생을 했겠습니까. 덕분에 지금은 제주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는 신협이 되었죠.”

박여숙 상무는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말로 설명하기 힘들다며 지난 기억을 회상했다. 조합 설립의 어려움을 예상할 수 있었겠지만 설립의 이유가 궁금했다.

강성수 이사장은 그 이유를 농어민들의 자립이라 말했다. 초기 멤버들이 제주 토박이들로 누구보다 지역을 아끼고 걱정하는 마음이 컸단다. 때문에 지역 주민들이 좀 더 제대로 된 노동의 가치와 혜택을 받는 방법을 고민했고 그 대안을 신협에서 찾았다. 물론 설립 당시부터의 고민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신협에 이어 곽신영농조합법인이 2000년도에 설립되었다. 신협이라는 그늘 아래에서는 농민 지원에 한계를 느끼면서 더 전문적이고 구체적인 지원 방법을 고민하다 영농조합까지 이른 것이다.

강 이사장은 “여전히 나이 많은 어르신들은 농산물을 출하할 때 손수 들고 오십니다. 대부분이 소작이다 보니 농산물을 집하하고 출하하는 과정이나 방법이 체계적이지 못하고 설령 방법을 알아도 중간 수수료가 터무니없이 비싸 농작물에 대한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직접 나서 중간 수수료도 빼고 집하와 출하를 도와드리고자 영농조합까지 생각했다”며 “사실 직원들 입장에서는 힘들고 귀찮은 일이겠지만 이런 노력들을 알아주신 분들이 결국 조합원으로 돌아왔고 덕분에 2011년 제주지역본부 경영평가 건전성부문 최우수상과, 2014년 경영평가 우수상을 수상했다”며 겸손한 자랑을 잊지 않았다.

깨끗하고 성실한 신협의 대표주자
금빛신협의 가장 큰 특징은 성실함과 투명한 경영이다. 오로지 주민들을 위해 만든 법인은 무상으로 농작물의 집하와 출하를 돕고 있고, 여기서 생긴 수익금은 고스란히 주민들의 통장으로 들어간다. 한 푼이라도 더 챙기고 싶은 것이 사람의 욕심이지만, 금빛신협은 주민들에게 이익을 양보하려고 한다. 그래서일까, 주민들은 통장에 얼마가 들어오든지 굳이 확인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모든 일에는 양면성이 있는 법. 언제나 지역 주민 편에 서서 희생하고 노력하는 만큼 신협을 유지할 수 있는 실적도 따라오는지 궁금해진다.

“신협 업무 이외의 활동들이 바로 신협의 실적으로 돌아오진 않습니다. 농협 같은 단체는 정부에서 다양한 지원이 가능하지만 자생적으로 사업을 추진해야하는 신협에게는 늘 넘어야 하는 벽이 많기 때문이죠.”

강 이사장은 그래도 그 벽을 넘고 있는 곳이 금빛신협이라고 자부심을 내비친다. 그도 그럴것이 금빛신협의 실적은 도내에서도 상위권을 꾸준히 유지하는 튼실함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상위권에 속하는 다른 신협들이 제주 시내에 속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금빛신협의 성적은 의미가 남다르다.

쉽지 않은 주변 여건에도 선전하는 비결은 조합원들을 단순히 고객으로만 대하지 않고 가족처럼 살갑게 여기는 직원들의 마인드에 있다.

예를 들어 대출 관리를 할 때도 연체가 되면 당장 정해진 규칙대로 해결하기보다 우선 조합원이 처한 상황을 가장 먼저 이해하고 조합원에게 합리적인 대안을 찾아주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그러니 서로에 대한 인간적인 유대관계는 깊어지고 불만은 줄어들게 된 것이다. 각박한 요즘, 법보다 인정이 먼저 생각하는 요즘 말로 훈훈한 신협인 것이다.

현재 곽지리에서는 금빛신협의 든든한 지원 속에 양배추 작목회, 양채(브로컬리) 작목회, 단호박 작목회, 콜라비 작목회 등 다양한 자생 단체가 활발하게 활동하며 농가 수익을 늘리고 있다.

특히 금빛신협 한마음 어머니회와 금빛신협 내몸사랑 동우회는 다양한 봉사활동과 외부활동을 하고 있고 2012년도부터 매년 다모아여행적금 추진으로 농사일에 지친 농민들에게 새로운 활력소를 제공하고 있다.

그저 순박하기만 했던 농가들은 신협을 통해 농민으로서의 진정한 자생력을 가지게 된 것이다. 이것이 지역 농가 수익 대부분을 운영하는 직원 8명의 금빛신협이 만들어온 오늘이다. 그들에게 내일의 꿈을 무엇일까.

지금보다 젊은 농민들이 늘어나, 활력 넘치는 지역, 지금보다 더 잘사는 곽지리가 되는 것이란다. 오로지 지역 발전을 위한 생각에 가득 차 있는 금빛신협. 금빛신협이 제일 잘나가는 이유는 직원들의 이런 마음과 땀방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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