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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혼인관계 파탄 유책 배우자는 이혼청구가 불가능할까?

유책배우자(有責配偶者)의 이혼청구에 관하여

  • 등록 2014.10.09 21:40:19

(조세금융신문) 유책배우자(有責配偶者)의 이혼청구란 스스로 이혼원인을 야기한 일방배우자가 혼인관계에서 벗어나기 위해 상대배우자에게 이혼소송을 제기하는 경우를 말한다.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의 문제는 혼인관계의 파탄에 관하여 전적으로 책임 있는 배우자가 상대배우자에 대하여 그 파탄을 원인으로 하는 이혼청구를 재판상 허용할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이에 관하여 학설은 크게 세 가지 견해로 나뉜다.
 
첫 번째 견해는 혼인은 자유의사의 존중을 기초로 하는 이상 이혼도 자유의사를 존중하여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도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두 번째 견해는 혼인파탄의 원인을 제공한 배우자가 자신의 잘못을 이유로 이혼청구를 하는 것은 도덕적으로나 법 감정상 허용되지 않으므로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는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세 번째 견해는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는 원칙적으로 배척되어야 하지만, 상대배우자가 혼인을 계속할 의사 없이 오기나 보복 등의 감정만으로 이혼에 응하지 않는 경우 등 예외적인 경우에는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같이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인정해야 할 것인가, 인정하지 말아야 할 것인가,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서만 인정할 것인가에 관하여 우리 민법은 특별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우리 민법은 법원에 이혼을 청구할 때 법률로 정한 이혼사유(즉 상대방 배우자의 유책원인이 있는 사유)를 여섯 가지로 한정하고 있다.

 
민법이 정한 법률상 이혼사유는 ①배우자의 부정행위(不貞行爲), ②배우자의 악의의 유기, ③배우자나 그의 직계존속에 의한 심히 부당한 대우, ④자기의 직계존속에 대한 심히 부당한 대우, ⑤3년 이상 배우자의 생사불명, ⑥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 등 여섯 가지이다.
 
그렇다면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에 대한 우리 대법원의 입장은 어떠할까?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에 관한 우리 대법원의 입장은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는 원칙적으로 배척되어야 하지만, 예외적으로 몇 가지 경우에는 허용하는 입장이다(위 학설의 세 번째 견해). 대법원이 예외적으로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허용하는 경우가 무엇인지 몇 가지 사례를 들어보겠다.
 
1. 남편이 아내와 결혼식을 올린 직후에 외국으로 건너갔는데, 그 후 서로 연락하지 않고 각각 다른 사람과 사실혼관계를 맺어 자녀까지 출산한 경우에, 대법원은 부부 모두 예전의부부로 돌아가는 것이 불가능하고 부부관계의 파탄에 남편과 아내 모두에게 책임이 있으므로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라도 이를 허용해야 한다고 판결하였다.
 
2. 남편이 다른 여자와 간통하자, 아내가 남편을 간통죄로 고소하여 처벌을 받게 함으로써 남편은 공무원신분까지 박탈당하였고 그 후 서로 냉대한 관계를 유지한 경우에, 대법원은 간통을 한 남편이 이혼청구를 하였더라도, 아내의 이혼불응은 남편과 잘 살기 위한 것이 아니고 오기나 보복적 감정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하여 혼인관계의 파탄에 책임이 있는 남편의 이혼청구를 인용하였다.
 
3. 아내가 허영과 사치를 일삼고 부부관계를 거부하는 등 아내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부부가 파경에 이른 뒤 남편이 다른 여자와 부정한 관계를 맺은 경우 남편이 이혼청구를 한 사례에서, 대법원은 부부의 혼인파탄이 부부쌍방의 책임으로 발생하였고 아내의 이혼불응은 내심으로 유책배우자인 남편과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으면서도 표면상으로만 이혼에 불응하고 있다고 판단되어 비록 남편에게 다른 여자와 부정한 관계를 맺은 잘못이 있다 하더라도 남편의 이혼청구를 인용하였다.
 
4. 부부가 11년이 넘는 장기간의 별거를 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아내가 다른 남자와 동거하여 사실혼관계를 형성하고 자식까지 출산한 경우에, 대법원은 부부의 장기간 별거와 아내의 사실혼관계 형성 및 자의 출산 등 제반사정을 고려하여 부부의 혼인은 혼인의 본질에 상응하는 부부공동생활 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되었고, 그 혼인생활의 계속을 강제하는 것이 일방 배우자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된다고 하여 비록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라 하더라도 민법상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라는 이혼원인이 존재한다 판시하였다.
 
결국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에 관한 우리 대법원 입장을 보면,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라 할지라도 다음의 두 가지 경우 이혼청구를 인용하고 있다.

즉 첫째,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피청구인에게도 이혼의사가 있는데 오기나 보복 등의 목적으로 이혼에 불응하는 경우에는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인용하고 있다.
 
둘째, 제반사정을 고려하여 볼 때 혼인의 본질에 상응하는 부부공동생활 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되었고, 그 혼인생활의 계속을 강제하는 것이 일방 배우자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된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비록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라 하더라도 이혼청구를 인용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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