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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세제, 북한 시장경제화 다리 역할”

한상국 전북대 교수 “11년 기간 조세제도 운영 경험…미흡점 보완 필요”

(조세금융신문=이기욱 기자) 개성공단에 적용됐던 조세제도가 향후 북한의 시장경제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23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제 88차 금융조세포럼’에 발제자로 나선 한상국 전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향후 남북관계까 개선되고 북한이 시장경제체제로 전환된다면 개성공단의 조세법제는 조세법 분야에서 징검다리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11여년 동안에 조세제도를 운영한 경험이 축적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현행 조세법제가 가지고 있는 미흡점은 보완돼야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이날 한 교수가 발표한 ‘개성공단 조세법제와 북한의 시장경제화에 따른 과제’에 따르면 북한은 공식적으로 지난 1972년 조세제도를 폐지했다. 하지만 북한은 2002년 경제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개성공업지구’를 지정하고 개성공업지구법을 채택했다.

 

개성공업지구법은 경제활동에 한해 북측의 다른 법규의 적용을 배제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 하위 규정으로 ‘개성공업지구 기업창설·운영규정’과 ‘개성공업지구 세금규정’ 등 16개 규정이 있다.

 

개성공업지구 세금규정은 2003년 9월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결정 제 1호’로 채택됐으며 그에 따른 ‘개성공업지구 세금규정 시행세칙’이 2006년 12월 승인됐다. 6년 후 2012년 8월 2일에는 기존 120개 조문 중에서 117개 조문을 수정한 ‘수정시행세칙’을 한국에 통지했다.

 

한국 기업에 대한 이중과세를 막기 위한 ‘남북사이의 소득에 대한 이중과세방지합의서’는 2003년 8월 20일부터 발효됐다. 개성공단 세금규정은 기본적으로 국제법 우선 원칙을 수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중과세방지합의서는 세금규정보다 우선 적용된다.

 

현재 개성공단 세금규정(수정시행세칙 기준)은 ▲납세자 권리 침해 가능성 ▲법적 안정성, 예측가능성 부족 ▲상위법규 미비 등의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우선 개성공단 세금규정은 세무문건의 제출날짜를 구도로 통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객관성이 결여되고 세무소의 재량권이 크다. 소급과세 금지 규정이 삭제됨에 따라 언제든지 소급과세가 가능해져 예측 가능성이 크게 저하됐다.

 

수정시행세칙은 조사 사실과 결정 근거를 ‘결정서’에 밝혀야 하는 규정을 삭제해 세무소의 판단에 따라 세금 징수가 가능해졌고 세금징수권 소멸시효(5년) 규정도 삭제돼 납세자의 법적 안정성을 보장받을 수 없게 됐다.

 

또한 수정시행세칙에는 미납세액에 대한 담보요구 및 처분 결정권을 신설했으나 상위법규인 ‘세금규정’에 관련 내용이 규정돼 있지 않아 재산권 관련 분쟁이 일어날 가능성도 높다.

 

세무등록 의무화도 시행세칙과 세금규정이 서로 충돌하고 있다. 시행세칙은 의무 대상을 ‘공업지구에 체류, 거주하는 개인은 거주기간과 관계없이’로 정하고 있지만 상위법규인 세금규정은 ‘182일 이상 체류하면서 소득을 얻는 개인’으로 한정하고 있다.

 

이외에도 현 시행세칙은 신소(한국의 불복) 접수 후 료해(조사)처리기간은 ‘25일’로, 세금규정은 ‘30일’로 규정하고 있다.

 

탈세행위에 대한 벌금(200배)도 과도한 수준으로 기피현상을 초래할 우려도 있으며 서류 송달, 조세채권 보전을 위한 규정도 새로 마련돼야 한다. 강제집행조치를 위한 ‘고지, 독촉, 압류, 공매’ 등 법적 절차도 세금규정과 시행세칙에 규정돼있지 않아 공매제도 등에 대한 상세한 규정도 필요한 상황이다.

 

한 교수는 “북한은 현재 ‘돈주’라는 자본가가 생겼고 주민들도 수요와 공급에 따른 가격변동에 적응하고 있다”며 “중앙집권적인 전통 사회주의 계획경제 시스템은 점차 무너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 ‘선전(深圳)경제특구’의 조세법제는 중앙정부의 조세법 제정에 영향을 미쳤다”며 “개성공단 조세규정도 주요국의 경험을 참고해 합리적이고 자기완결적인 법질서 형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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