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19 (금)

  • 흐림동두천 3.7℃
  • 구름많음강릉 12.8℃
  • 구름많음서울 7.5℃
  • 흐림대전 10.3℃
  • 흐림대구 8.7℃
  • 구름많음울산 15.7℃
  • 맑음광주 16.8℃
  • 흐림부산 15.2℃
  • 맑음고창 15.9℃
  • 구름조금제주 18.6℃
  • 구름많음강화 6.2℃
  • 구름많음보은 7.1℃
  • 흐림금산 8.6℃
  • 맑음강진군 15.9℃
  • 구름많음경주시 13.8℃
  • 흐림거제 12.4℃
기상청 제공

[전문가칼럼]돈 쓰는 법, 소비와 절약

(조세금융신문=나윤숙 비즈니스 전문 코치) 여러분 로또 사보신 적 있으세요? 전 최근에 어떤 모임에 갔더니 상품으로 로또를 주더라고요. 다들 당첨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엄청 즐거워했습니다.

 

나눠주는 분도 당첨되면 자신을 잊지 말라는 멘트를 날리며 자기 입지를 굳히는 걸 잊지 않으셔서 주는 사람 받는 사람 주변에 보는 사람들도 모두 당첨될 꿈을 꾸며 엄청난 호응을 받았지요. 당첨되면 얼마나 좋을까요? 생각만 해도 기분 좋고 그러한 가능성만 가져도 부자가 된 것 같이 호기롭고 즐거워지는 이 마음, 참 좋았습니다.

 

그런데 혹시 ‘로또의 저주’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당첨만 되면 모든 게 좋을 것 같았는데, 실제로 당첨자들을 보면 그렇게 행복하지만은 않다는 사실이 심지어 뉴스에까지 보도되고 있습니다. 돈이 많아졌는데 가족 불화나 이혼은 부지기수고 믿었던 친구로부터 배신당하고 사기당하고 우울증이나 자살로 또는 타살까지...

 

결국은 로또 당첨 전보다 더 안 좋아지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는 거죠. 왜 이런 일이 발생할까요. 돈, 많으면 잘 관리하실 수 있으시겠어요? 돈, 되는대로 쓰는 게 아니라 잘 쓰고 있으신가요? 오늘은 돈을 잘 관리하는 법이 무엇인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알아보려 합니다.

 

관리자의 위치 지키기- 소비의 주도권 갖기

 

먼저 돈을 쓰는데 있어서 꼭 기억해야 할 중요한 원칙은 관리자의 위치, 다시 말해 관리자의 주도권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하는 것에 있습니다. 관리자가 어떤 사람이라고 했는지 기억이 나십니까? 과한 욕심 내지 않고 내게 주어진 것을 충성을 다해 관리하면 더 많은 것을 관리하게 되는 것이 관리자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충성을 다해 관리해야 하는 대상은 돈이 아니라 생명이라는 것도 기억하시나요? 돈 자체에 충성을 하는 것이 아니라, 생명이 살아나고 풍성해지는 원리를 충성을 다해 지켜야 한다는 거죠. 이렇게 할 때 잘 관리하는 관리자가 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관리자가 돈을 쓰는 데 있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이 관리자의 위치를 잃어버리지 않고 지키는 데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혹시 홈쇼핑을 보는데, 이상하게 손이 전화기로 가서 물건을 덥석 구매해버린 적이 있으신가요? ‘오늘만 특별 세일’, ‘마감임박’, ‘24개월 대할인’ 등 이런 매직 워드가 흘러나오

면 마치 주문에 걸린 양 사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마음이 들어 홈쇼핑 버튼을 누르고 계시지는 않는지요?

 

만약 그렇다면, 이 상황에서 소비의 주도권은 누구에게 있는 것일까요? 관리자의 위치를 잃지 않고 관리자로서의 주도권을 가지고 관리자의 원리에 맞추어 잘 관리하고 있는 걸까요. 아니면 주도권을 빼앗기고 세뇌되어 통제되는 모습으로 소비하고 있는 걸까요?

 

많은 광고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안타깝게도 우리의 주도권을 홀라당 빼앗기고 마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요, 그렇다면 이 소비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을 방법은 없을까요?

 

물론 있습니다.

관리자로서 관리의 기준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소비를 하려는 순간 나에게 소비의 기준이 있다면 좀 더 광고에 현혹되는 것을 방지할 수가 있으니까요.

 

그리고 그 소비의 기준이 명확할 수록 유혹에 덜 빠지게 되는데요, 가장 중요하면서 손 쉬운 기준으로는 [필요한 것을 샀는지/ 원하는 것을 샀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주의할 점은 ‘필요’는 주관적인 기준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쓸 돈을 제한해서 씨앗과 잉여를 늘려나갈 계획이 있는 관리자는 계속적으로 정말 ‘필요한 것’이 맞는지 사기 전에 충분히 생각하고, 사고 나서도 계속 ‘의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경제규모 갖추기- 목적에 따른 분배

 

사실 돈 쓰는 법의 바른 모습을 보고 자라 익히지 않고서는, 관리자로 주도권을 잃지 않고 돈을 쓰는 법을 알기가 힘들고 그래서 잘 지킬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관리자의 모델을 가장 잘 따르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유대인의 돈 관리법, ‘유대인의 경제 교육법’을 살펴보면서 관리자의 실질적인 지혜를 익혀보려 합니다.

 

유대인은 용돈을 줄 때 그냥 주지 않고 5개 항아리를 가져오라고 해서 5개의 항아리에 돈을 나누어준다고 합니다. 각 항아리에는 이름이 있는데 각각 [십일조, 헌금, 쓸 돈, 저축, 투자]라고 합니다. 즉 만원의 용돈을 줄 때 만원을 아무 곳이나 쓰도록 내버려 두지 않고 이 5가지 분야에 돈을 쓰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거죠.

 

그래서 어릴 때부터 돈을 당장 필요한 것 원하는 것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저축과 투자에도 일정 규모로 쓰는 습관을 키우는 겁니다. 이렇게 돈을 목적에 맞게 분배해 쓰도록 해서 어릴 때부터 경제의 규모를 세워가게 하는 거죠.

 

중요하게 볼 부분은 쓸 돈을 제한했다는 사실입니다. 살다보면 매일은 아니지만 계절이 바뀔 때마다 필요한 것들이 있기도 하고, 학교 다닐 때와 방학일 때, 건강할 때와 건강하지 않을 때, 자녀가 있을 때와 없을 때 등의 때마다 필요한 것들이 생기게 됩니다.

 

그럴 때를 대비한 여윳돈은 평소에 준비를 해두어야 하는 거죠. 그래서 평소에 저축을 하고 또 가능하다면 투자를 해 나중에 추수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쓸 돈을 제한하지 않고 무작정 쓴다면 저축과 투자를 할 수가 없겠죠.

 

그래서 쓸 돈을 제한한 뒤 저축과 투자 즉 잉여부분을 비축해서 관리하게 했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렇게 잉여부분을 잘 관리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때마다 필요한 일이 있을 때 위급함이 없어질 뿐 아니라 잘 관리한 잉여부분은 더 커지게 됩니다. 잘 관리하면 더 많아지는 것이 관리자에게 주어진 약속이니까요.

 

잠깐 여기에서 유대인은 종교성이 짙으니까 십일조, 헌금 항아리가 필요하지만 우리는 그 2개의 항아리는 필요 없다고 생각하면 될까요? 그렇게 생각해도 되지만, 2000년 흩어져 사는 등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살아남은 유대인이 이러한 분배법을 지켜오는 데는 뭔가 이유가 있지 않을까요? 십일조와 헌금은 유대인 공동체를 이루어 온 중요한 부분이었습니다.

 

십일조는 모든 먹을 양식 즉 돈은 하나님께서 공급해주신다는 신앙으로 신념의 고백과 실천이며, 헌금은 공동체를 견고하게 하는 실질적인 근원이 된 것이죠. 그래서 유대인도 쓰고 싶은 돈이 많이 필요할 게 분명할 텐데 자신들의 존재와 생명을 지키기 위해 십일조와 헌금을 절대로 지켜나가고 있는 겁니다.

 

이것은 마치 농부가 내년의 풍성함을 위해 씨앗으로 준비한 곡식, 말하자면 씨감자 같은 것을 절대로 먹지 않는 것과 유사합니다. 아무리 먹고 싶다고 해도 씨감자를 먹어버리면 내년에는 먹을 것이 없어 굶게 되니까, 오늘 먹어버려 미래를 잃어버리는 바보같은 짓은 하지 않는 것이 맞는 거니까요.

 

그렇다면 우리는 생명을 살리고 풍성하게 하기 위해 어떤 씨앗을 만들어 지켜야 할까요. 유대인에게 가장 큰 비전은 신앙과 공동체였기에 거기에 씨앗을 만들고 지켰다면 우리는, 나는 어디에 비전을 두고 싶은가요. 어디에 씨앗을 심고 싶습니까?

 

현대그룹을 세운 고 정주영 회장은 배움에 목이 말라 장학금 교육 등에 돈을 쓰셨는데 결국은 전국적인 지역사회 교육회라는 교육시스템을 이루어 지역교육의 활성화를 이루셨습니다. 어떤 분은 괜히 장애인에게 마음이 가서 장애인을 위한 저축을 해오다가 나중에 뜻이 맞는 사람들을 만나 장애인을 위한 큰 재단을 만들어 운영하게 되었다고도 합니다. 이렇게 내가 살면서 어디에 비전을 두면 좋을지 고민해서 비전씨앗을 심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비전의 씨앗 만들기

 

내년의 풍성함을 위해 오늘 씨앗을 먹지 않기. 생명을 살리고 풍성하게 하기 위해 당장의 쓸 돈을 제한하는 것. 이것이 유대인의 경제교육모델에서 관리자가 배울 수 있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이렇게 목적에 맞게 분배해서 돈을 쓴다면 규모있는 경제가 세워질 것이고, 그렇게만 된다면 항아리 개수는 상관이 없는 거죠.

 

[프로필] 나윤숙 비즈니스 전문 코치
• 비즈니스 전문 코치, 강점기반 성과 코치
• 이화여대 학사(생물과학)/이화여대 석사(테크노 MBA)
• 벨기에 Solvay Business School 수료
• 전) 한국 HR 진단 평가 센터 Assessment Center 부장
• 전) 휴커뮤니케이션 제약 홍보 Account Manager
• 전) 노무라 금융투자 부장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이명구 관세청장의 행정노트] 낚시와 K-관세행정
(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어린 시절, 여름이면 시골 도랑은 나에게 최고의 놀이터였다. 맨발로 물살을 가르며 미꾸라지와 붕어를 잡던 기억은 지금도 선명하다. 허름한 양동이에 물고기를 담아 집에 가져가면 어머니는 늘 “고생했다”라며 따뜻한 잡탕을 끓여주셨다. 돌과 수초가 얽힌 물속을 들여다보며 ‘물고기가 머무는 자리’를 찾던 그 경험은 훗날 관세행정을 바라보는 나의 태도에 자연스레 스며들었다. 성인이 되어서도 물가에서는 마음이 늘 편안했다. 장인어른께서 선물해 주신 낚싯대를 들고 개천을 찾으며 업무의 무게를 내려놓곤 했다. 그러나 아이가 태어나면서 낚시와는 자연스레 멀어졌고, 다시 낚싯대를 잡기까지 20년이 흘렀다. 놀랍게도 다시 시작하자 시간의 공백은 금세 사라졌다. 물가의 고요함은 여전히 나를 비워내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되었다. 낚시는 계절을 타지 않는다. 영하의 겨울에도 두툼한 외투를 챙겨 입고 손난로를 넣은 채 저수지로 향한다. 찬바람이 스쳐도 찌가 흔들리는 순간 마음은 고요해진다. 몇 해 전에는 붕어 낚시에서 나아가 워킹 배스 낚시를 시작했다. 장비도 간편하고 운동 효과도 좋아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걸어 다니며 포인트를 찾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