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방영석 기자) 보험업계의 대표이사들이 대거 교체되는 주주총회를 앞두고 새롭게 회사를 이끌어야할 내정자들의 어깨가 무거워지고 있다.
저금리·저성장의 이중고에 시달리면서 성장동력을 점차 상실하고 있는 보험산업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경영전략을 선보여야 하기 때문.
업계 장수 대표이사로 손꼽혔던 대형사들이 일제히 새로운 사령탑을 선정한 만큼 향후 내정자들이 펼쳐나갈 경영 방식에 대한 보험업계의 관심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대형사들의 신규 대표이사 선임이 결정되는 주주총회가 다가오면서 내정자들이 선보일 경영전략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화손해보험과 삼성생명, 현대해상 등 주요 보험사들이 이달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통해 새로운 수장을 맞이할 예정이기 때문.
삼성생명은 전영묵 전 삼성자산운용 대표, 한화손해보험은 강성수 사업총괄 부사장을 차기 사장으로 내정했다.
한화생명은 차남규 부회장이 임기가 만료되기 이전 용퇴 의사를 밝힘에 따라 여승주 단독대표 체제로 주총을 치룰 전망이다.
미래에셋생명은 PCA생명 합병 이후 지속해온 각자 대표 체계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생명 하만덕 부회장과 변재상 사장은 다음 달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연임이 확정된다.
아직까지 연임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곳은 교보생명이다.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회장의 임기는 이번 달 종료된다. 신 회장은 오너란 점에서 연임이 확실시된다.
이번 주총의 공통 분모는 수차례 연임에 성공했던 기존 대표이사들의 퇴진과 새로운 대표이사들의 등장으로 정리할 수 있다.
삼성생명과 현대해상 등 주요 상위사들의 대표이사들이 일제히 교체되는 만큼 대표이사 교체 바람의 원인과 결과에 대한 이목이 높아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보험사들이 수장을 교체한 이유는 결국 작년 보험업계를 강타한 실적 악화 때문이다. 수년간 견실하게 회사를 경영하며 경영전략을 지속했던 기존 대표이사들이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 손해율 악화라는 이중고를 버티지 못했던 셈이다.
실제로 한화손보는 지난해 69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조517억원으로 전년 대비 39.3% 감소했다.
업계 2위권 대형사인 현대해상 또한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년 전 대비 27.9% 감소한 2691억원을 기록하며 체면을 구겼다.
자연스레 보험사의 이목은 새롭게 시장에 데뷔하는 대표이사들이 이 같은 어려움을 어떻게 타개해 나갈지에 집중될 수 밖에 없다.
새로운 대표이사들이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경영전략은 크게 판매상품 비중 재편과 판매채널 다각화에 집중될 것으로 분석된다.
보험사들의 실적부진의 가장큰 원인중 하나가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이라는 ‘거대한’ 상품의 손해율을 스스로 해결하기 난해했기 때문인 만큼, 자동차 등 특정 상품 의존도를 의도적으로 줄이고 이를 장기보험 등의 판매 촉진에 돌릴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로 손보업계에서 유일하게 실적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는 메리츠화재의 경우 이 같은 전략을 선제적으로 도입, 시장 판도를 요동치게 한 전례가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대면 위주의 판매채널 비중 역시 재조정이 불가피 할 것이란 예측이 많다. 전속설계사 규모를 무리하게 키우기 어렵고, GA를 통한 매출 향상에도 한계가 있는 만큼 급성장중인 온라인 채널이 주요 격전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강성수 내정자의 취임을 앞둔 한화손보가 야심차게 출범시킨 온라인 전업 손해보험사인 자회사 ‘캐롯손해보험’이 대표적이다.
한화손보는 캐롯손해보험 출범 이후 잇달아 배타적사용권과 특허청 특허를 획득, 우수한 상품군을 확보해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10년 이상 보험사를 이끌었던 대표이사들이 잇달아 물러난데는 결국 최근의 실적 부진 문제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젊은 내정자들이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추진하는 경영전략은 결국 모든 보험사의 벤치마킹 대상이 될 것이란 점에서 이번 주총이 지니는 의의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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