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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주총]금융권이 '국민연금' 행보에 주목하는 이유는?

기업가치 훼손 및 주주권익 침해 이력...조용병, 손태승 회장 연임 반대

 

(조세금융신문=곽호성 기자)  코로나19로 인해 금융권도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이런 와중에도 주주총회는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이번 주에는 주요 금융사들의 주총이 많이 몰려 있다.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주총 관심도가 떨어져 있다. 그렇지만 이번 주총에서도 주의 깊게 봐야 할 점들이 있다.

 

이번 금융권 주총 최대 관심사는 국민연금이다. 국민연금이 올해 금융권 주총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는 금융지주사 CEO연임을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을 반대하고 있다. 신한금융 주총은 26일, 우리금융 주총은 25일에 열린다.  

 

국민연금이 두 CEO 연임에 반대하는 이유는 기업가치 훼손 및 주주권익 침해 이력이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한국기업지배구조원)도 연임 반대 권고를 내놓았다. 손 회장은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때문에 금융감독원 중징계(문책경고)를 받았고, 조 회장은 채용비리 개입 혐의로 1심에서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은 상태다.

 

CEO 긴장시키는 국민연금
 
국민연금은 지난 2018년에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했고 지난해 9월에는 금융위원회가 5%룰을 완화했다.

올해 1월 21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개정 자본시장법 시행령에도 5%룰(주식 등의 대량보고·공시의무) 완화하는 내용이 들어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자들이 의결권 행사를 적극적으로 하게 하기 위한 자율 지침이다.기관투자자들이 투자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주주와 기업의 이익 추구, 기업 성장, 경영 투명성 강화 등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5%룰은 상장사의 주식 등을 5% 이상 갖고 있게 되거나 보유 지분율에 1% 이상 변동이 생기면 이를 5일 이내에 의무적으로 공시하게 하는 제도다.

 

5%룰이 생긴 이유는 상장사의 지분 집중 관련 정보를 시장에 알려서 증권시장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또 상장사가 적대적 인수합병(M&A) 등에 대비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이다. 주식 등의 보유목적이 경영권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것이 아닐 때는 보고기한 연장과 약식보고를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이후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의 주주권 행사가 늘어나고 있음에도 5일 이내 상세보고 대상인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한 것'의 범위가 분명하지 않아 적극적 주주활동에 장애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정부는 올해 1월 시행령을 개정하면서 ▲ 주주의 기본 권리인 배당과 연관 있는 주주활동 ▲ 단순한 의견표명 및 대외적 의사표시 ▲ 해임청구권 등 회사·임원의 위법행위에 대응하는 상법상 권한 행사 ▲ 공적 연기금 등이 미리 공개한 원칙에 따라 진행하는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정관변경 등은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한 것'의 범위에서 뺐다. 

 

국민연금이 조용병 회장과 손태승 회장의 연임을 반대하고 있지만, 금융권에선 조용병 회장과 손태승 회장이 어렵지 않게 연임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국민연금이 가진 지분에 비해 조용병 회장이나 손태승 회장에게 우호적인 지분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CEO들 입장에서 국민연금은 주의해야 할 상대가 됐다. 국민연금이 가진 지분을 무시할 수 없고 앞으로도 국민연금이 지분을 더욱 늘려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자칫 CEO들이 큰 잘못을 했을 경우 국민연금의 비판에 다른 주주들이 동조할 수도 있다.

 

국민연금 행보에 대한 견해들

 

국민연금의 적극적 행동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보는 이들과 부정적으로 보는 이들이 같이 나오고 있다.

 

국민연금의 적극적 움직임을 부정적으로 보는 이들은 국민연금이 경영 실적이 좋은 기업들에게 압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는 국민연금의 적극적 움직임에 대해 “정부의 경영개입이라고 생각한다”며 “국민연금의 전방위적인 경영개입은 자칫하면 연금 사회주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최근 국민연금의 적극적 행보에 대해 “스튜어드십코드에 따라서 주주권을 충실히 이행하려는 시도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국민연금이 활발하게 권한을 행사하는 것이 기업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란 주장에 대해 “주주가 경영자의 도덕적 해이를 견제하는 것은 기업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과 전혀 무관하다”며 “경영자, 특히 오너 경영자가 곧 기업이라는 잘못된 인식이며 마치 ‘짐이 국가’라는 전제군주식 경영의 폐단만 스스로 드러내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연금이 정부 영향권 안에 있어서 정부가 국민연금을 내세워 기업 경영을 좌지우지한다는 주장에 대해선 “스튜어드십코드와 같은 규칙 제정은 다른 한편으로 정부의 국민연금에 대한 자의적 개입을 차단하는 길”이라며 “스튜어드십코드가 도입돼 제대로 실행됐다면 국민연금이 정부의 압력으로 삼성물산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박 교수는 “정경유착을 통해 국민연금을 기업 오너들의 거수기로 만들어 온 잘못을 바로 잡는 것을 기업 자유 침해라고 이야기한다면 소가 웃을 일”이라고 말했다.

 

송민경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민연금의 적극적 의사표현과 관련해 “사전에 정해 공개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사유가 있는 안건에 반대하는 것은 적절하고 또한 수익자와 가입자의 이익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금융소비자연맹도 "국민의 노후를 관리하는 국민연금이 위탁받은 국민의 자산을 성실히 관리하고 국가의 공정경제를 유도하기 위해 투자기업의 경영 참여형 주주권행사를 위한 스튜어드십 코드를 적극 행사할 것을 촉구한다"며 "국민연금은 국민의 노후자금을 관리·운영하는 수탁자로서 책임을 충실히 이행하기 위하여, 투자회사의 중장기적인 가치를 제고시켜 투자자산의 가치를 증대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반적으로 조용한 올해 금융권 주총

 

올해 금융권 주총은 코로나19 여파로 전반적으로 조용히 진행되고 있다. 증권사들의 경우 24~25일 이틀간 한화투자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신한금융투자, 키움증권, 교보증권, SK증권 등이 주총을 연다. 

 

지난해 증권업계 업황은 양호했다. 지난해 56개 증권사 당기순이익은 4조9104억원이었으며 전년(4조1667억원)보다 17.8% 늘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전반적으로 배당규모를 늘렸다. 증권업계 전체 배당규모는 지난해 7492억원에서 올해 9035억원으로 불어났다. 약 21% 정도 늘어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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