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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산업

라임 돈, 조폭에 유입 정황…검찰 '카지노리조트 인수' 수사

메트로폴리탄 김 회장, 국내 조폭과 필리핀 리조트 거래

라임자산운용(라임)으로부터 3천억원이 넘는 돈을 투자받은 부동산 개발회사 메트로폴리탄의 실소유주 김모(47) 회장이 필리핀 리조트 인수 과정에서 국내 폭력조직과 연루된 것은 아닌지 검찰이 들여다보는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라임 환매중단 사태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조상원 부장검사)는 라임 자금이 김 회장 측 회사를 거쳐 일부 조직폭력배에게 흘러 들어간 정황을 포착하고 돈의 흐름과 용처를 수사 중이다.

 

김 회장은 최근 구속된 김봉현(46) 스타모빌리티 회장과는 별개 인물로, 현재 해외 도피 중이다. 검찰은 김 회장을 검거하기 위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았고, 경찰청을 통해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에 수배도 요청해둔 상태다.

 

김 회장은 2018년 12월 라임에서 투자받은 3천억원 중 300억원을 들여 필리핀 세부에 있는 한 카지노 리조트를 인수했다.

해당 리조트의 전 소유주는 국내 한 조직폭력배 일당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들은 리조트 지분을 놓고 내분이 생겨 2018년 8월에는 총격전까지 벌였고, 현지에서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자신이 실소유한 메트로폴리탄을 통해 이 리조트를 인수했다. 그러나 인수 과정을 들여다보면 현지법을 피하기 위해 편법을 동원한 것으로 확인된다.

 

해당 리조트는 카지노 라이선스를 보유한 법인과 건물·토지를 보유한 법인들로 구성돼 있다. 이들 법인의 주식을 정상적으로 인수하려면 필리핀 현지에 외국인 투자법인을 세워 이를 통해 지분을 사들여야 한다. 현지법상 외국인은 부동산을 살 때 지분을 40%까지만 소유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김 회장은 외국인 투자법인을 세우지 않고 메트로폴리탄 대표 개인 명의로 리조트 법인들의 지분 약 40%만 인수하고, 나머지는 필리핀 현지인의 이름을 빌리는 방식으로 매수했다. 심지어 카지노 법인은 지분 100%를 현지인 차명으로 매입했다.

 

김 회장에게 카지노 리조트 지분을 매각한 조폭들 역시 현지인 명의로 지분을 보유하다 내분에 휩싸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카지노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지노의 경우 이렇게 차명으로 된 지분을 매매할 때가 종종 있지만 매수인과 매도인, 카지노 운영자가 두터운 신뢰관계를 형성한 상태여야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세부 카지노 리조트 매수매각은 지분 이전 등기가 이뤄지지 않은 거래라는 점에서 김 회장과 이들 조폭이 이미 오래전부터 잘 알고 있는 사이일 뿐 아니라 상호 신뢰하는 관계가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나온다.

김 회장이 라임에서 투자받은 돈을 활용해 이들 조폭이 지분 갈등에 휘말린 리조트를 처분할 수 있도록 도와준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해당 리조트의 채권자 A씨는 김 회장과 메트로폴리탄 대표 B씨가 리조트를 인수한다며 라임으로부터 투자받은 돈을 횡령한 뒤 이를 폭력조직에 인수대금 명목으로 넘겨 자금 세탁했다며 서울남부지검에 범죄수익은닉 등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A씨는 김 회장이 조폭과 연결돼 있다며 범죄단체 가입·활동 혐의로도 고발할 예정이다.

 

메트로폴리탄이 차명으로 리조트를 매입한 만큼 라임이 투자금을 온전히 회수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카지노 업계에서는 김 회장이 해외 도피 중에도 국내 측근을 통해 회사 몰래 카지노 법인 지분을 매각하려 한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카지노 업계 관계자는 "김 회장은 이미 카지노 업계에 알려진 인물"이라며 "지난해부터 김 회장이 한국과 중국 등에서 카지노 지분을 매각하려 한다는 소문이 돌았다"고 전했다.

 

이에 메트로폴리탄 관계자는 "차명으로 지분을 산 것은 맞지만 차명 주주들에게서 확약서를 받았기 때문에 메트로폴리탄이 카지노와 리조트 법인 지분을 100% 소유한 것과 같다"며 "회사 관리 아래 있기 때문에 김 회장이 회사 몰래 카지노 지분을 매각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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