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금융신문=이정욱 기자) 운전기사와 경비원 등에게 상습적으로 폭언과 폭행을 일삼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에 대한 1심 재판부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3부(재판장 권성수)는 14일 상습특수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이씨의 1심 선고공판에서 이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의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봤지만, 피해자들과 모두 합의에 이르렀고 계획적으로 폭언·폭행 했다기보다 순간적 분노표출이라는 점을 인정해 실형은 내리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대기업 회장 배우자 지위에 있었던 반면 피해자들은 운전기사, 자택종사자, 관련 업체 직원으로 부당한 행위를 감내할 수밖에 없는 지위에 있던 점을 고려하면 사회의 비난 가능성이 크다”라며 “운전 중인 피해자를 폭행하거나 위험한 물건을 던져 상해가 발생한 사건도 있는 등 피해자들이 겪은 심리적 장애가 상당해 죄질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은 범행에 대해 본인의 책임으로 인정하고 있고 피해자들과 합의를 했다”라며 “순간적인 분노로 폭력행위가 나타났을 뿐 특정인에 대한 지속적인 괴롭힘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 상해 정도가 크지 않은 점,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이 살아가는 여러 모습을 성찰할 기회를 가질 필요성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이씨는 2011년 11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운전기사 등 9명에게 22차례에 걸쳐 폭언과 폭행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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