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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액상습체납자 입국때 명품 등 뺏긴다…올들어 74건 압류

명품백·금화·비트코인 채굴기·샹들리에 등 압류품 종류 다양

고액·상습 체납자가 해외여행 후 입국할 때 휴대한 명품이나 해외 직구 물품을 바로 압류하는 제도가 2017년 도입된 뒤 해마다 압류 실적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미래통합당 조해진 의원이 관세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세 고액체납 명단에 공개된 자가 해외에 나갔다가 국내로 입국할 때 공항에서 반입 물품이 압류된 사례는 2017년 23건, 2018년 59건, 2019년 69건을 각각 기록했다.

 

올해는 1월부터 7월까지 7개월 만에 벌써 74건의 압류 처분이 있었다.

 

앞서 국세청은 국세 고액체납 명단 공개자가 입국 때 반입하는 물품을 공항에서 압류할 수 있도록 관세청에 체납처분 업무를 위탁해 2017년 5월부터 관련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고액·상습 체납자가 인터넷 등으로 해외에서 직접 구매해 수입한 물품(해외직구 물품)이나 무역계약을 체결해 들여온 일반 수입품도 압류된다.

 

관세청은 고액·상습 체납자가 입국할 때 검사 대상으로 지정해 휴대품을 검사하고 명품 가방, 보석류를 발견하면 현장에서 압류 처리한다. 체납자가 해외에서 산 휴대품 뿐 아니라 체납자가 국내에서 소지하고 출국한 뒤 입국 시 다시 반입하는 보석류도 압류한다.

 

 

지난 3년간 실제 압류된 물품을 보면 외화, 명품백, 의류, 은화 및 금화, 골프채, 낚싯대, 시계, 선글라스, 코트, 속옷, 신발, TV, PC, 에어컨, 게임기, 휴대전화, 만년필 등 종류가 다양했다.

 

심지어 비트코인 채굴기, 승마용구, 하키스틱, 샹들리에, 클라리넷, 청소기, 의료기기, 커피머신, 현미경, 도자기, 공예품, 카페트, 아이패드, 유모차, 전기 자전거 등 고액·상습체납자들이 해외여행을 통해 들여온 물품들도 다수 압류됐다.

 

압류물품들은 외화의 경우는 현금으로 충당됐고, 물품의 경우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등 전문 매각기관을 통해 공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압류품을 되찾아가기 위해 체납됐던 세금을 납부한 경우도 있었다.

 

이렇게 현금 충당, 물품 매각을 통해 관세청이 국세청에 송금한 금액은 2017년 4천409만원, 2018년 1천674만원, 2019년 3천48만원, 올해 1~7월 5천154만원을 각각 기록했다.

 

물품 압류를 당한 체납자들의 체납액은 최소 3억원에서 최대 515억원까지 다양했다.

 

관세청은 이 제도 시행에 대해 "(압류를 통해 국세청에 보낸) 송금액이 크지는 않지만, 국세 체납자들에 대해 관세청이 수입·휴대물품을 압류한 것은 상당한 심리적인 압박으로 작용해 직·간접적인 세금 체납 방지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조해진 의원은 "국세청과 관세청 간 고액상습 체납처분 업무 위탁은 부처 간 주요 협업 사례로 평가받는 만큼, 엄정한 조세 채권 확보를 위해 정보 제공에서부터 체납 처분에 이르기까지 두 세정당국 간에 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관세청은 현재 국세로 한정돼 있는 고액체납자 처분위탁 대상을 '지방세 고액 체납자'까지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 행정안전부와도 논의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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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어린 시절, 여름이면 시골 도랑은 나에게 최고의 놀이터였다. 맨발로 물살을 가르며 미꾸라지와 붕어를 잡던 기억은 지금도 선명하다. 허름한 양동이에 물고기를 담아 집에 가져가면 어머니는 늘 “고생했다”라며 따뜻한 잡탕을 끓여주셨다. 돌과 수초가 얽힌 물속을 들여다보며 ‘물고기가 머무는 자리’를 찾던 그 경험은 훗날 관세행정을 바라보는 나의 태도에 자연스레 스며들었다. 성인이 되어서도 물가에서는 마음이 늘 편안했다. 장인어른께서 선물해 주신 낚싯대를 들고 개천을 찾으며 업무의 무게를 내려놓곤 했다. 그러나 아이가 태어나면서 낚시와는 자연스레 멀어졌고, 다시 낚싯대를 잡기까지 20년이 흘렀다. 놀랍게도 다시 시작하자 시간의 공백은 금세 사라졌다. 물가의 고요함은 여전히 나를 비워내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되었다. 낚시는 계절을 타지 않는다. 영하의 겨울에도 두툼한 외투를 챙겨 입고 손난로를 넣은 채 저수지로 향한다. 찬바람이 스쳐도 찌가 흔들리는 순간 마음은 고요해진다. 몇 해 전에는 붕어 낚시에서 나아가 워킹 배스 낚시를 시작했다. 장비도 간편하고 운동 효과도 좋아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걸어 다니며 포인트를 찾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