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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치솟은 전셋값에 5대은행 9월 전세대출 역대급 증가

전세값 상승이 원인이라는 시각 우세

 

(조세금융신문=연합뉴스) 서울을 비롯한 전국에서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달 전세대출 증가폭이 역대 최대였던 2월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급등했다.

   

새 임대차보호법 시행 등으로 전세 매물이 급감해 거래 자체는 많지 않지만,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전세대출 증가폭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에 따르면 이들 은행의 9월 말 기준 전세대출 잔액은 99조1623억원으로, 1개월 전보다 2조6911억원(2.8%) 늘었다. 이 같은 증가폭은 관련 집계를 시작한 2016년 이후 역대 최대인 지난 2월(2조7034억)과 비슷한 수준이다.

   

9월 말 기준 전세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18조7091억원(23.3%)이 많다.

   

최근 고객이 보증료까지 내야 하는 전세대출에 비해 금리가 더 낮은 신용대출로 전세보증금 증액분을 해결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시중은행 설명을 감안하면, 전세대출 증가액에 포함되지 않은 더 많은 전세자금용 대출 수요가 있었을 것이란 추정이 가능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일부 고신용자의 경우 신용대출을 받는 게 보증료까지 내야 하는 전세대출보다 금리도 낮고 신청 절차도 간편해 전세보증금 증액을 신용대출을 받아 해결했을 것"이라며 "전세보증금 목적으로 받은 신용대출까지 감안하면 지난달 전세대출 증가폭은 사상 최대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들어 5대 은행 전세대출의 전월대비 증가폭은 2월에 역대 최대를 기록한 뒤 3월(2조2051억원), 4월(2조135억원)에 차츰 감소해 5월(1조4615억원), 6월(1조7363억원)에 2조원 아래로 내려갔다. 그러다 7월(2조201억원)에 다시 2조원대로 올라선 뒤 8월(2조4157억원)과 9월에 증가폭을 키워왔다.


지난 3개월간 전세대출 증가폭이 2조원대를 기록하는 등 전세대출이 급증한 것은 전셋값 상승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여러 시중은행 관계자들도 전세대출 증가의 가장 큰 요인으로 "전셋값 급등"을 꼽았다.

   

임대차시장 성수기는 3월 개학 전 학부모들의 이사 수요가 몰리는 연말·연초로, 전세대출이 전월 대비 2조원대씩 늘어난 7∼9월은 비수기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시기 전세대출 급등세는 이례적인 일이다.     더욱이 새 임대차법 시행으로 전·월세 계약갱신청구권을 활용해 기존 주택에 눌러앉는 수요가 늘면서 전세 물건이 부족해져 거래 자체가 크게 줄어든 상황이기도 하다.

   

서울시의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 계약 건수는 5055건으로 올해 들어 최저를 기록한 것은 물론, 서울시가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1년 이후 가장 적었다. 7월 1만1942건에서 8월 7660건으로 급감한 데 이어 9월에 더 줄었다.

   

경기도의 전·월세 거래량도 8월 1만4970건, 9월 1만1797건으로, 올 들어 최다였던 2월(2만7362건)에 비해 크게 줄었다.

   

이처럼 전세 물건이 줄고 거래 자체가 급감한 가운데, 전셋값은 오름세를 보이며 고공 행진을 하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9월 전국 주택 종합 전셋값은 0.53% 올라 2015년 4월(0.59%) 이후 가장 많이 상승했다. 전국의 주택 전셋값은 12개월 연속 상승 중이다.

   

또한, 지난 5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0.14%로 작년 8월 이후 61주 연속 상승했으며,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08% 올라 67주 연속 상승했다.

 

앞서 정부는 '6·17 부동산 대책'을 통해 전세대출을 제한하기로 하고 7월10일부터 규제 지역에서 시세 3억원 넘는 아파트를 사면 기존 전세대출을 갚도록 하고 시세 9억원 넘는 주택 보유자에게는 전세대출 보증을 제안하도록 했는데, 7~9월 전세대출 수치를 통해 정부의 조치가 당초 기대와 달리 전세대출 감소로 이어지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

   

'갭투자' 등을 차단하고 실수요자 위주로만 전세대출이 이뤄지도록 했는데도 몇 달째 대출 잔액이 크게 늘었다는 점은 결국 '전셋값 상승'이 전세대출 증가의 주요 원인이라는 의미가 된다. 주택 매매가격 상승에 동반해 전셋값이 오른 측면도 있지만, 새 임대차법 시행으로 집주인이 미리 전셋값을 올리는 점도 전셋값 급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국회 국정감사에서 이런 점을 언급하며 "전셋값이 단기적으로 많이 올라와 있는 상황이고, 쉽게 내려가지 않을 것 같다"고 답변했다.

   

은행권에서는 당분간 전세대출이 꾸준히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택가격이 상승하면서 임대인이 세입자와 연장 계약을 체결할 때 전세보증금을 크게 올려 보증금 증액 연장 계약을 맺는 등의 상황 때문에 당분간 전세대출이 꾸준히 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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