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새로운 부서로 발령이 난 A씨는 요즘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예전 부서와 다른 분위기에도 적응해야 하고, 낯선 업무 임에도 업무량이 적지 않은 편이라 하루 종일 눈치 보랴 일과 씨름하랴 정신없이 지내다 보니 잠자리에 누워도 회사 생각, 일 생각이 자꾸 떠오르기 때문이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니 다음 날까지도 멍한 경우가 많아 그렇지 않아도 힘든 회사 생활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상사와 트러블을 겪는 B씨도 잠을 이루지 못하긴 마찬가지다. 본래 잘 맞지 않는 성격이었지만 그럭저럭 참아 왔는데, 최근 부서 실적이 다소 하락하면서 더욱 예민해진 상사가 걸핏하면 화를 내고 무안을 주자 스트레스가 임계치에 달했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속에서 불덩이가 치솟는 것 같아 잠이 들었다가도 새벽에 벌떡 일어나곤 한다.
이러한 사례들처럼 직장생활은 끝없는 투쟁의 연속이다 보니, 불면증을 호소하는 직장인들이 적지 않다. 평소엔 잠을 잘 자고 문제가 없던 사람도 직장에서의 스트레스가 커지면서 갑자기 불면증이 생기는 ‘급성 불면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흔하다.
하지만 시간도, 마음의 여유도 없어 불면증을 방치하거나 수면유도제 등에 의존하다가 건강이 악화되는 경우도 적지 않아 주의가 필요하다. 해결책은 사실 회사나 상사를 바꾸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겠지만, 현실적으로 이는 쉽지 않은 문제다. 그렇다면 직장인의 불면증은 과연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 것일까?
한의학에서는 심장을 다스림으로써 이러한 불면증을 개선하는 치료를 시행한다. 우리 몸의 중심은 심장이며 자율신경과 감정 역시 심장이 주관하는데, 불면증을 겪는 이들의 경우 심장에 열이 많은 심열증이나 심장이 허약한 심허증이 나타난다. 특히 급성 불면증은 심열증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은데, 과하게 몰린 열을 낮춰주는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심장의 조절기능을 정상으로 회복시켜 주면 자율신경계가 다시 원활하게 활동하면서 불면증 해결에 도움이 된다. 더불어 심리적, 정신적인 문제에 대한 상담이나 치료도 병행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
적절한 운동과 햇볕을 쬐는 것 등이 불면증에 도움이 되지만, 심리적으로 위축된 상태에서는 이러한 시도조차 버거운 것이 사실이다. 자신의 체질과 건강상태에 맞춘 치료를 제시할 수 있는 의료기관을 찾아 도움을 받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글: 자하연한의원 김가나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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