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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외국인도 총수 지정' 발표 늦춘다...관계부처 난색에 입장 바꿔

내달 1일 브리핑 후 시행령 입법예고 계획...연기 뒤 추가 협의
시행령 개정시 쿠팡 김범석 의장 총수 지정 가능성↑…미국 우려 표명

 

(조세금융신문=김종태 기자) 외국인도 대기업집단 총수(동일인)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했던 공정거래위원회가 관계부처의 이견에 따라 발표 시기를 늦추기로 했다.

 

28일 공정위에 따르면 원래 다음 달 1일 동일인 제도 개선 방안을 담은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하고 2일부터 입법 예고할 계획이었으나, 부처 간 협의를 위해 발표 시기를 미루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 관계자는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와 공정위 간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개정안 내용 검토와 사전 협의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관계부처 의견을 고려해 발표 시기를 연기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제처에 따르면 시행령 개정은 정책 주무 부처가 법령안을 만든 뒤 관계 기관 협의와 사전영향평가를 거쳐 입법 예고를 하고 규제심사, 법제처 심사, 차관회의·국무회의 심의, 대통령 재가를 거쳐 공포하는 절차로 이뤄진다.

 

관계기관과의 협의, 사전 영향평가, 입법 예고는 동시에 시작할 수 있기 때문에 우선 입법 예고를 한 뒤 관계기관과 협의를 이어가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공정위는 사안의 민감성 등을 고려해 입법 예고에 앞서 관계 부처와 협의하는 시간을 더 갖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지금까지 쿠팡의 동일인으로 미국 국적인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 대신 법인 쿠팡을 지정했다. 외국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한 전례가 없고 현행 법령상 지정할 근거도 명확하지 않다고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기업과의 형평성·특혜 논란이 제기되면서 연구용역을 거쳐 외국인도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동일인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동일인으로 지정되면 기업집단과 관련한 각종 신고와 자료 제출 의무를 지고 사익편취 규제도 적용받는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4월 한미정상회담 준비 차원에서 진행된 한국 대표단과의 실무회의에서 공정위가 외국인도 동일인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데 대해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우리 정부가 미국 국적의 김 의장을 총수로 지정해 각종 규제를 적용하면 통상 마찰로 번질 소지가 있다고 우려한다.

 

모기업의 대주주가 사우디아라비아 왕실인 에쓰오일이 총수 없는 기업집단으로 지정된 만큼, 김 의장을 총수로 지정하는 것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상 최혜국 대우 조항 위반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공정위는 이런 우려 사항에 대한 내부 검토를 마쳤다는 입장이다.

 

공정위가 마련한 시행령 개정안은 한국계 외국인을 총수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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