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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인물탐구] 이환주 KB라이프생명 대표, ‘7년 약속’ 지킬 묘수는?

KB라이프생명, 1월1일 통합 출범
물리적 결합 넘어 화학적 결합 성공해야
이환주 대표, 2030년까지 업계3위 약속

 

(조세금융신문=진민경 기자) 이환주 대표가 이끄는 KB라이프생명이 올해 1월 본격 출항을 알렸다.

KB라이프생명은 KB금융그룹의 생명보험회사인 KB생명보험과 푸르덴셜생명보험의 통합법인으로 이를 이끌 초대 수장으로 선임된 이 대표의 어깨가 무겁다. 이 대표의 행보에 기업의 백년대계가 달렸다.

 

물리적 결합이 실현됐으니 앞으로 중요한 과제는 화학적 결합이다. 작은 조직이 큰 조직에 통합 흡수되는 형태가 아니고 덩치가 큰 두 조직이 합쳐진 만큼 유기적인 결합이 승부를 좌우할 키포인트다.

 

그런 만큼 이 대표의 행보 또한 ‘화합’에 방향이 맞춰져 있다. 그는 KB라이프생명 대표 후보이던 시절부터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 임직원들에게 “‘다르다’와 ‘틀리다’는 다른 말이다. 양사 임직원은 지금까지 서로 달랐음을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누누이 강조했다.

 

자세를 낮추고 임직원 말에 귀 기울이는 ‘스킨십 경영’을 통해 대등한 규모의 두 조직이 물리적 결합을 넘어 화학적 결합에 성공하게 하는 것, 임기 내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이 대표의 발걸음이 분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7년 후인 2030년 ‘생보업계 3위 달성’을 약속했다. 두 계열사 간 통합이 인적 역량, 네트워크 확장 등 다양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 정통 KB맨, 계열사 간 시너지 적합

 

KB라이프생명의 초대 수장으로 이 대표가 오게 된 배경을 살펴보면, KB금융이 통합 법인 초석 다지기에서 무엇을 중요하게 고려했는지 알 수 있다.

 

이 대표는 KB금융 문화에 정통한 내부 인재다. 그야말로 정통 KB맨이다.

 

지난해 11월 KB금융은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에서 이 대표를 KB라이프생명 초대 대표로 내정했다. 대추위는 이 대표를 향해 “남다른 균형감각과 포용의 리더십을 통해 완벽한 물리적, 화학적 융합을 이끌어낼 수 있는 ‘통합 리더십’의 최적임자로 판단했다”고 평했다.

 

당시 보험업계에서는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KB라이프생명 초대 수장으로 이환주 대표 또는 민기식 푸르덴셜생명 대표를 선택할 것이란 시각이 우세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예상 시나리오는 두 가지였다. 이 대표 단독대표체제로 가거나 이 대표와 민 대표 각자대표체제가 유력하게 거론됐다. 민 대표의 경우 30여년 업력의 ‘보험통’으로서 오랜 기간 푸르덴셜생명을 잘 이끌어 온 만큼 이 대표와 함께 각자 대표 체제로 갈 가능성도 적지 않게 거론된 것이다.

 

하지만 윤 회장은 이 대표 단독체제에 힘을 실었다. 이유는 앞서 밝힌 대추위 의견과 비슷하다. ‘통합’에 무게를 둔 결정이었다.

 

이 대표는 KB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 KB국민은행 경영기획그룹대표 부행장, KB국민은행 개인고객그룹대표 전무, KB생명 대표 등을 역임했다.

 

KB라이프생명에 오기 전까지 KB금융, KB국민은행, KB생명 등 주요 계열사를 두루 경험한 만큼 그룹 중요 사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 수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 만들어진 각 계열사 대표와의 네트워크로 원활한 소통이 가능할 것이란 판단이 나온다.

 

특히 KB금융이 ‘One Firm, One KB(하나의 회사, 하나의 KB)’를 주요 전략으로 내세우며 계열사 간 협업을 강조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 대표는 KB금융, KB국민은행 등과 유연한 협업이 가능한 적임자다.

 

또 KB금융 입장에서 이 대표 선임은 KB라이프생명에 강한 ‘정통성’을 입히기 위한 포석이다. 정통 KB맨을 수장으로 선임해 제대로 된 KB 색 입히기를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KB금융은 KB라이프생명의 탄생에 대해 “KB생명의 정통성과 푸르덴셜생명보험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계승한 KB라이프생명이 탄생한다”고 표현하며, 정통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나아가 KB금융이 이 대표 선임을 통해 해외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현재 KB금융은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해외사업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KB금융 주요 계열사인 KB국민은행, KB증권, KB국민카드, KB캐피탈, KB손해보험 등이 모두 인도네시아에 진출해 있는 상태다. 이 대표 체제에서 KB금융은 KB라이프생명의 인도네시아 진출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 가능성이 높다는 게 보험업계 시각이다.

 

◇ 화학 결합 ‘승부수’

 

KB라이프생명의 성패를 좌우할 제1요소로 꼽히는 것은 바로 화학적 결합 성공 여부다.

지난해 말 본사 이전을 마친 후 올해 1월 1일 KB라이프생명이 출범하면서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 간 물리적 결합은 마무리됐다. 앞으로 남은 과제는 화학적 결합이다.

 

KB생명은 국내기업이고 푸르덴셜생명은 외국계 기업인 만큼 임금, 직급체계가 상이하고 영업 방식도 크게 다르다. 조직 문화 차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협화음을 최소화하는 묘수가 절실하다.

 

KB금융은 두 기업의 유기적 화합을 위해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한 직후인 2020년 하반기부터 통합워크숍 등을 진행하며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보험업계는 두 기업 간 본격적인 화학적 결합은 올해부터 시작이라는 시각이 많다.

 

그런 만큼 이 대표 역시 KB생명의 화학적 결합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의지를 여러 번 피력해왔다. 그는 지난해 12월 1일 CEO 메시지를 통해 “‘구슬이 서 말이어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처럼 2배가 된 우리 임직원들이 잘 꿰어졌을 때 우리 KB라이프생명은 보배 같은 회사가 될 것”이라며 “임직원의 다양한 생각과 의견을 편견 없이 경청하는 CEO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2030년까지 업계 3위 달성

 

KB라이프생명 출범 직후 이 대표는 KB라이프생명을 2030년까지 업계 3위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KB라이프생명은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 통합 후 자산규모가 2022년 3분기 말 기준 35조 2522만원, 당기순이익은 1558억원으로 집계된다. 자산규모로는 9위이고 당기순이익 기준으론 업계 7위에 해당한다.

 

실제 지난해 3분기 총자산 기준 생보업계 순위는 삼성생명(314조 3219억원), 한화생명(162조 3077억원), 교보생명(128조 1632억원), 신한라이프(67조 8163억원), NH농협생명(60조 9958억원), 흥국생명(45조 897억원), 미래에셋생명(38조 9548억원), 동양생명(36조 5387억원), KB라이프생명(33조 5438억원) 등이었다.

 

이때 9위인 KB라이프생명의 총자산은 4위 신한라이프와 약 2배차이다. 금액으로 계산하면 34조 2725억원 차이가 난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 기준으로는 삼성생명(6404억원), 한화생명(8062억원), 교보생명(3947억원), 신한라이프(3480억원), 흥국생명(2698억원), 농협생명(2420억원), KB라이프생명(1599억원), 동양생명(1433억원) 등 순이었다.

 

당기순이익 기준 7위인 KB라이프생명과 4위인 신한라이프간 차이는 약 2.2배차이다. 금액으로 보면 1881억 2400만원 차이다.

 

KB라이프생명은 업계 순위를 끌어올리기 위해 기존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의 강점을 십분 활용하겠단 방침이다.

 

먼저 KB라이프생명은 KB생명의 강점으로 꼽히던 방카슈랑스 채널과 푸르덴셜생명의 주력 판매채널이던 설계사채널을 적극 활용해 고객 맞춤형 프리미엄 종합 금융서비스를 강화하는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그룹 내 다른 계열사들과의 시너지 효과도 KB라이프생명이 업계 3위로 도약하는 데 꼭 필요한 전략 중 하나다. KB국민은행, KB증권과 협력모델을 구축해 연금보험 등 수익성이 높은 자산관리 상품을 판매하고, 보험 계열사와의 협업도 강화할 방침이다.

 

◇ 스킨십 경영, 중위권 뒤흔들 ‘메기’될까

 

이 대표가 취임한 지 두 달여 시간이 흐름 지금 CEO로서 그가 보여 준 행보의 특징은 ‘스킨십 경영’에 있다. 양사 임직원이 원팀을 이뤄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다양한 친(親) 임직원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7일에는 임직원들과 볼링장을 방문해 치킨, 피자, 맥주를 즐기며 친목을 다졌다. 지난해 12월 임직원들과 호프데이를 가진 이후 약 2개월 만이다.

 

 

이미 KB금융은 KB라이프생명 출범 이전부터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 사이 인력교류, 교차 상품 판매, IT시스템 통합 등을 추진해왔다. 두 회사 임직원 대상 통합워크숍을 진행해왔고, 올해 상반기 중에는 임금‧HR 통합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임원으로 1970년대생 상무 7명도 발탁했다. 젊은 리더를 양성해 디지털 혁신 등 미래사업 육성에 추진력을 높이겠단 계획이다.

 

윤종규 KB금융 회장도 지난해 3월 푸르덴셜생명 임직원들과 타운홀 미팅을 갖는 등 KB라이프생명의 출범에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KB라이프생명, 나아가 지주사인 KB금융은 올해 하반기부터 KB라이프생명이 보험업계에서 본격적으로 존재감을 나타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보험은 KB금융 내 비은행 부문 중 40.7%를 차지하는 주요 사업이다.

 

자산규모 9위, 당기순이익 7위인 KB라이프생명이 보험업계 순위 중위권을 뒤흔들 메기가 될 수 있을까. 기존 두 기업이 가졌던 강점으로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KB라이프생명의 도전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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