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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철 교수의 병의원 경영 컨설팅 ③]

병의원 경영은 미션과 비전에서 시작한다

사막을 빠져 나오는 방법 중 가장 확실한 방법이 있다고 한다. 낮에는 자고 밤에 일어나 북극성만 보고 걷는 것이다. 낮에 태양을 보고 걷게 되면 결국 며칠 전에 출발한 그 자리로 되돌아 올 위험이 크다고 한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계속 방향을 변경하는 것이다. 결국 뜨거운 낮에 고생만 하다가 지쳐 쓰러진다. 

이 이야기는 병의원들에게 시사 하는 바가 크다. 2000년대 중반만 하더라도 병원장들이 가장 많이 묻는 질문 중 하나가 어떻게 우리 병원을 알릴 수 있냐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온라인, 오프라인 마케팅을 구분하면서 바이럴 마케팅에 대해 몇 시간을 설명할 수 있는 원장들도 주변에 많다. 
  
CS 교육, 프로세스 관리, 통계적 품질관리 나아가 회계학 전문 용어인 ABC(Activity Based Costing, 활동기준원가)나 BSC(Balanced ScoareCard, 균형성과표)를 통해 병원의 성과를 개선하고 싶다는 병원도 많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경영 기법들이 과연 병원에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매우 회의적이다. 우선은 다른 산업 분야에 성공했던 모형을 아이디어 차원에서 그대로 가져와 실행하기 때문에 실패가 많다. 그러나 아무리 잘 준비를 해도 대부분 실패를 하게 된다. 그 이유는 바로 미션과 비전이 없기 때문이다.  
  
사막을 빠져 나오기 위해서 많은 준비를 하고 성실히 걸었다 해도 못 빠져 나온 이유는 방향성, 즉 일정한 목표가 없었기 때문이다. 북극성이라는 목표를 향해 걷지 않고 아침에 뜬 태양, 남쪽에서 불어오는 바람, 석양 등 여러 가지를 목표로 하여 걸어서는 결코 사막에서 빠져 나올 수가 없다. 
  
병원도 마찬가지이다. 오늘 만난 고객의 불만에 이렇게 움직이고, 또 다음 달에 만난 고객의 항의에 이렇게 바꾸고 하면 결국 출발선으로 돌아온다. 1년 동안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 해피콜(진료 후 불만족 사항을 확인하는 전화)을 실시하고, 설문조사를 하고, 이를 반영했지만 결국 또 다른 불만이 들려온다. 어떤 미션이나 방향성 없이 주변에서 효과가 있다는 경영 기법들을 시행했기 때문이다. 
  
미션(Mission)이란 존재의의이다. 우리 병원은 왜 존재하는지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이다. 예를 들어서 개원을 하고자 하는 건물에 이미 치과의원이 2개 들어와 있다고 하자. 내가 이 건물에 치과를 하나 더 개원하려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인가가 다른 좀 더 우수한 점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최신 교정 기술을 갖고 있다든지 임플란트를 대체할 신기술을 갖고 있다던지 하는 뭔가 차별점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치과의 미션은 최신 치의학 기술로 환자의 고통을 덜겠다는 미션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북극성과 같은 미션이라는 잘 변하지 않는 방향성이 잡힌 다음에는 구체적으로 목표를 잡는다. 흔히 비전(Vision)이라고 말하는데 연도별로 구체적 수치를 목표로 잡는다. 4년전부터 "Vision 2020" 이라는 비전이 의료계에도 유행이었는데 2020년까지 어떤 것을 해 내겠다는 것이다. 2020년까지 신기술로 서울 북동부 지역에서 최대 환자수를 기록하겠다 또는 치과의사 30명의 치과그룹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 등 다양하다. 또는 구체적인 수치는 아니지만 환자들이 완치할 때까지 믿고 맡기는 치과가 되겠다는 비전도 가능하다. 
  
이렇게 목표가 생기면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이 있어야 한다. 새로운 기술을 계속 유지하려면 연구와 교육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대학병원은 아니지만 임상 데이터로 계속 우수한 논문을 내고, 특허도 등록하는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최대 환자수를 기록하기 위해 마케팅도 필요할 것이다. 단순히 인터넷이나 SNS을 통한 입소문 마케팅을 할 수도 있고, 봉사활동을 통해 홍보할 수도 있다. 그러나 주된 메시지는 신기술을 어떻게 만들어 왔고 이를 통해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단순히 다른 업계에서 또는 다른 병원에서 성공한 기법들을 모아 놓았다고 해서 훌륭한 경영이 될 수는 없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꿈과 목표가 있고 이를 뒷받침할 전략을 만든 다음 비로소 경영 기법을 찾아도 늦지 않다. 그러나 많은 병원들이 주객이 전도가 되어 구성원들 간에 어떤 합의나 공감대 없이 여러 가지 기법들에 투자를 하여 성과가 잘 나지 않는 안타까운 현실에 처해 있다. 이런 병원이라면 먼저 구성원들이 모여 미션과 비전을 만들어 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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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금융신문=이명구 관세청장) 어린 시절, 여름이면 시골 도랑은 나에게 최고의 놀이터였다. 맨발로 물살을 가르며 미꾸라지와 붕어를 잡던 기억은 지금도 선명하다. 허름한 양동이에 물고기를 담아 집에 가져가면 어머니는 늘 “고생했다”라며 따뜻한 잡탕을 끓여주셨다. 돌과 수초가 얽힌 물속을 들여다보며 ‘물고기가 머무는 자리’를 찾던 그 경험은 훗날 관세행정을 바라보는 나의 태도에 자연스레 스며들었다. 성인이 되어서도 물가에서는 마음이 늘 편안했다. 장인어른께서 선물해 주신 낚싯대를 들고 개천을 찾으며 업무의 무게를 내려놓곤 했다. 그러나 아이가 태어나면서 낚시와는 자연스레 멀어졌고, 다시 낚싯대를 잡기까지 20년이 흘렀다. 놀랍게도 다시 시작하자 시간의 공백은 금세 사라졌다. 물가의 고요함은 여전히 나를 비워내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힘이 되었다. 낚시는 계절을 타지 않는다. 영하의 겨울에도 두툼한 외투를 챙겨 입고 손난로를 넣은 채 저수지로 향한다. 찬바람이 스쳐도 찌가 흔들리는 순간 마음은 고요해진다. 몇 해 전에는 붕어 낚시에서 나아가 워킹 배스 낚시를 시작했다. 장비도 간편하고 운동 효과도 좋아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걸어 다니며 포인트를 찾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