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27 (화)

  • 맑음동두천 -3.1℃
  • 맑음강릉 3.0℃
  • 맑음서울 -2.5℃
  • 맑음대전 0.9℃
  • 맑음대구 2.5℃
  • 맑음울산 3.2℃
  • 맑음광주 2.5℃
  • 맑음부산 5.1℃
  • 맑음고창 1.9℃
  • 구름많음제주 6.4℃
  • 맑음강화 -2.9℃
  • 맑음보은 -0.7℃
  • 맑음금산 0.0℃
  • 맑음강진군 3.9℃
  • 맑음경주시 2.7℃
  • 맑음거제 3.9℃
기상청 제공

예규 · 판례

[예규·판례] 친구 인스타그램 대화 몰래 열람…뒷담화, 학교폭력에 해당할까

(조세금융신문=임화선 변호사) 친구 인스타그램에 몰래 접속해 확인한 사적인 대화 내용…나에 대한 뒷담화·외모 품평, 학교폭력에 해당할까

 

과거 학창시절에 있었던 학교폭력 사안이 알려지면서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하거나 연예계에서 퇴출되는 연예인이 있는가 하면, 대학입시에도 ‘학교폭력 전력’이 있는 학생에 대한 합격을 불허하는 상황이 발생하다 보니, 최근 학교폭력문제가 아주 예민한 주제가 되었고 교육청의 학교폭력 심의처분을 다투는 소송도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그 중 피해자가 친구의 인스타그램에 몰래 들어가서 확인한 대화 내용에 피해자에 대한 뒷담화나 성적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내용이 있어서 이를 학교폭력에 해당한다고 문제 삼은 사안이 있어 학교폭력과 관련한 법리와 함께 사건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학교폭력과 관련한 법리]

 

학교폭력예방법은 학교폭력의 예방과 대책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피해학생의 보호, 가해학생의 선도‧교육 및 피해학생과 가해학생 간의 분쟁조정을 통하여 학생의 인권을 보호하고 학생을 건전한 사회구성원으로 육성함을 목적으로 한다(제1조). 그러나 학생들이 학교생활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갈등이나 분쟁을 학교폭력으로 의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학교생활 내외에서 학생들 사이에 크고 작은 갈등이나 분쟁의 발생은 당연히 예상되고 학교폭력으로 인하여 학교폭력예방법 제17조 제1항에 열거된 조치를 받은 경우 이를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하고 졸업할 때까지(또는 졸업 후 일정기간이 지날 때까지) 보존하게 되므로, 일상적인 학교생활 중에 일어난 어떤 행위가 학교폭력예방법에서 말하는 ‘학교폭력’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그 발생 경위와 상황, 행위의 정도 등을 신중히 살펴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3. 2. 2.자 2022두61342 판결 참조).

 

또한 학교폭력예방법 제2조 제1호는 ‘학교폭력’이란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상해, 폭행, 감금, 협박, 약취‧유인, 명예훼손‧모욕, 공갈, 강요‧강제적인 심부름 및 성폭력, 따돌림, 사이버 따돌림,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음란‧폭력 정보 등에 의하여 신체‧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학교폭력예방법에서 말하는 명예훼손, 모욕 등의 개념은 형법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이고, 학교폭력예방법에서 명예훼손, 모욕 등에 대한 정의 규정을 따로 두고 있지 않으며, 학교폭력 개념의 확대해석으로 인하여 지나치게 많은 학교폭력 가해자를 양산하는 것은 방지하여야 하므로, 학생의 행위가 학교폭력예방법에서 정한 명예훼손 또는 모욕에 해당하는지를 검토함에 있어서도 형법상의 구성요건인 ‘공연성’ 등을 갖추고 있는지를 충분히 고려하여야 한다.

 

따라서 학생이 일상적인 학교생활 중에 다른 학생에 대하여 부적절한 언행을 하였다는 사실만으로는 곧바로 학교폭력예방법상 학교폭력에 해당하는 명예훼손 또는 모욕을 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고, 해당 언행의 구체적 내용과 그 수위, 발언 횟수, 언행 전후의 맥락, 그와 같은 언행을 하게 된 경위, 표현의 정도,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학교폭력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여야 한다.

 

[사건 개요]

 

가해학생은 다른 학생의 휴대전화를 잠시 빌려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로그인하여 사용한 후 로그아웃을 하지 않은 채로 휴대전화를 반환하였고, 그 과정에서 피해학생이 가해학생이 다른 친구와 주고받은 대화 내용 중에 피해학생에 대한 뒷담화, 험담, 외모 품평, 성적 발언 등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대화 내용을 문제삼아 이를 학교폭력에 해당한다고 신고하였고, 해당 교육청은 이러한 대화내용이 학교폭력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가해학생에게 서면사과, 피해학생 및 신고‧고발 학생에 대한 접촉, 협박 및 보복행위의 금지, 특별교육이수 처분을 하였다.

 

이에 대해 가해학생은 법원에 교육청의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하면서 가해학생이 인스타그램 DM 기능을 사용하여 1대 1로 대화하던 중 피해학생에 관한 내용을 담은 메시지를 보낸 사실은 있으나, 이는 비공개로 이루어진 것으로서 피해학생에게 그 내용이 전달되지 않는 것을 전제로 한 사적인 대화이므로, 명예훼손 및 모욕에서 말하는 공연성이 인정되지 않고 가해학생이 피해학생에게 고통을 가하려는 의도로 메시지를 보낸 것이 아니므로, 그 메시지가 사후적으로 우연히 유출되었다는 사정만으로 가해학생의 행위가 학교폭력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해 1심 법원은 가해학생의 주장을 배척하고 학교폭력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으나, 2심 법원은 아래와 같이 판단하면서 1심 법원의 판결을 취소하고 교육청의 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을 하였다.

 

[광주고등법원 전주 제1행정부 2024누1097 학교폭력에 관한 처분사건]

 

항소심 법원은, 뒷담화 부분에 대해서는 메시지를 주고받은 경위 및 메시지의 구체적인 내용 등을 고려할 때, 이는 피해학생에게 느낀 좋지 않은 감정을 다소 과격하게 표현한 것으로서 사회적 상당성을 넘어서는 부적절한 행위라고 보기 어렵고 대부분 자신의 감정 내지 피해 학생에 대한 의견을 표현한 것일 뿐 그 진위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사실’을 적시한 것이 아니어서 명예훼손 내지 모욕으로 평가하기도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한편 외모 품평이나 성적 발언에 대해서는 성적수치심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지만 개인 계정을 통해 1대 1 메시지 대화가 이루어진 점, 대화내용에 미루어볼 때 전파되었을 경우 대화를 주도한 다른 친구가 더 큰 피해를 입게될 수 있는 점, 대화내용에 비밀을 유지할 것을 강조한 점 등을 종합하면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메시지를 전파할 가능성을 예상하거나 의도하였다고 볼 수 없고 전파가능성이 객관적으로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특히 가해학생이 친구와 나눈 이 사건 대화 등은 피해학생에게 도달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한 친구 사이의 비밀스러운 대화인데, 가해학생이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로그아웃하지 않고 휴대전화를 반환한 것을 기화로, 위 휴대전화 소유자 또는 피해학생 등이 가해학생의 인스타그램 DM 목록을 몰래 읽어봄으로써 이 사건 대화가 드러나게 되었는바, 이는 범죄행위에 해당하고 가해학생도 자신들의 비밀 대화가 공개됨에 따른 정신적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하면서 그럼에도 위와 같은 정보통신망 침입 행위에 대하여는 별다른 제재를 가하지 않은 채 그와 같이 문제되는 정보통신망 침입 행위를 통하여 비로소 공개된 이 사건 대화 등을 이유로 가해학생에게만 제재적 성격의 이 사건 처분을 하는 것은, 과연 형평에 맞는 합당한 조치인지 의문이 들 뿐만 아니라, 피해학생과 가해학생 간의 분쟁조정을 통하여 학생의 인권을 보호하고 학생을 건전한 사회구성원으로 육성함을 목적으로 하는 학교폭력예방법의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결론]

 

전파가능성이 거의 없는 친구 간의 대화 내용을 불법적으로 취득하여 이를 학교폭력으로 문제 삼은 사안에서, 학교폭력예방법의 취지 등을 고려하여 이를 학교폭력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위 고등법원의 판단은 너무나 타당하다.

 

 

[프로필] 임화선 변호사

•법무법인(유)동인 구성원 변호사

•한국연구재단 고문변호사

•중부지방국세청 고문변호사

•법률신문 판례해설위원

•사법연수원 34기

 

 

 

[조세금융신문(tfmedia.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전문가 코너

더보기



[데스크 칼럼] 국세청 개혁, 이제는 ‘행정 과제’가 아니라 ‘국정 과제’다
(조세금융신문=양학섭 편집국장) 국세청이 개청 60주년을 맞아 26일 대대적인 세정 개혁을 선언했다. 체납관리 혁신, 반사회적 탈세 근절, AI 대전환, 국세외수입 통합징수. 하나같이 국세청 내부 차원의 개선을 넘어, 정무·정책 판단 없이는 실행될 수 없는 과제들이다. 이번 선언을 더 이상 국세청의 ‘업무계획’으로만 볼 수 없는 이유다. 이번 회의에서 임광현 국세청장이 반복해서 강조한 키워드는 분명했다. “현장에서 시작해야 한다”, “국세청은 징수기관이 아니라 동반자여야 한다”, “적극행정으로 국민 목소리에 바로 답해야 한다”, “성실납세자가 손해 보지 않는 세정이 조세정의의 출발점이다”, “AI 전환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국세행정을 만들겠다.” 이는 수사가 아니라, 국세청의 정체성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문제는 이 선언이 국세청 내부 결의로 끝나느냐, 국정 운영 원칙으로 격상되느냐다. 지금 국세행정은 단순한 징수 행정의 문제가 아니다. 자본시장 신뢰, 부동산 안정, 조세 형평, 국가 재정 건전성, 민생 회복까지 모두 관통한다. 국세청이 아무리 강한 의지를 가져도, 정치·정책 라인이 뒷받침하지 않으면 번번이 중간에서 멈춰왔던 영역이다. 역외탈
[초대석] 정재열 관세사회장 "마약· 특송·외화 밀반출 등 국경관리...관세사가 앞장"
(조세금융신문=안종명 기자) “1976년 관세사 제도가 처음 생길 때 우리나라 수출액이 80억 달러였습니다. 지금은 1조 3,000억 달러를 넘보는 세계 10위권 무역 강국이 됐죠. 지난 50년이 우리 존재를 증명한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50년은 국가 무역 안전망의 ‘재설계’ 기간이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 경제의 심장부, 강남. 빌딩 숲 사이로 겨울바람이 매섭게 몰아치던 날, 기자는 한국관세사회 회장실을 찾았다. 문을 여는 순간, 바깥의 냉기와는 대조적으로 따뜻한 온기가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지독한 독감으로 고생했다는 소식이 무색할 만큼, 정재열 회장은 밝은 미소로 기자를 맞이했다. 그 미소 뒤에는 창립 50주년이라는 거대한 역사의 변곡점을 지나온 수장으로서의 고뇌와 확신이 함께 담겨 있었다. 마주 앉은 그는 차 한 잔을 건네며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 경제와 궤를 같이해 온 한국관세사회의 발자취를 차분히 되짚었다. 그의 시선은 과거의 성과에 머물지 않았다. ‘새로운 100년’을 향한 다짐 속에서, 혁신을 향한 굳건한 의지는 또렷이 전해졌고, 그 울림은 강남의 차가운 겨울 공기마저 녹이기에 충분했다. 80억 달러 수출국에서 1.3조 달러 무역 강국으로 정